순천 기독교역사박물관,
매산동에 남은 선교의 기억
100년 전 선교사들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매산동 골목길

순천 매산동 골목을 걷다 보면 다른 동네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과 마주치게 돼요. 붉은 벽돌로 지은 서양식 건물들이 골목 곳곳에 자리하고 있고, 그 한가운데 순천시 기독교역사박물관이 서 있거든요. 제가 이곳 자료를 찾아보니 단순한 전시관이 아니라 100여 년 전 이 땅에 온 선교사들의 발자취를 오롯이 담은 공간이더라고요.
오늘은 이 박물관이 어떻게 생겨났고, 매산동이라는 동네가 왜 순례지로 불리는지 하나씩 짚어볼게요.
2010년, 순천 개신교 전파 100주년을 기념하며
순천시 기독교역사박물관은 개신교 선교사와 관련된 유물을 전시하는 공간이에요. 2010년이 순천 지역에 남장로교 선교사들에 의해 개신교가 전파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였는데, 이를 기념하기 위해 순천시가 2009년부터 박물관 조성을 추진했다고 해요. 그렇게 몇 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2012년 11월에 정식으로 문을 열었고요.
지역의 종교사를 시가 직접 나서서 기록하고 보존했다는 점에서, 이 박물관은 순천이라는 도시가 자기 역사를 대하는 태도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해요.
남장로교는 미국 남부 지역을 기반으로 한 개신교 교단으로,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 사이 한국 각지에 선교사를 파견해 학교와 병원을 함께 세운 것으로 잘 알려져 있어요. 전라도 지역, 특히 순천과 광주 일대는 이런 선교 활동의 흔적이 유독 진하게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고요. 순천시 기독교역사박물관은 바로 그 흔적들을 한자리에 모아 보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우리나라에 개신교가 처음 들어온 건 1880년대였고, 이후 선교사들이 서울을 넘어 지방 곳곳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가면서 전라도 지역에도 여러 선교 거점이 만들어졌다고 알려져 있어요. 순천은 그 가운데서도 남장로교가 오랜 기간 공을 들인 지역 중 하나였던 셈이에요.
매산동 일대, 국가등록문화재가 모인 골목
박물관이 들어선 매산동 일대를 걷다 보면 매산중학교 매산관, 프레스턴 가옥, 코잇 선교사 가옥, 옛 순천선교부 어린이 학교, 조지와츠 기념관 같은 건물들을 차례로 만나게 돼요. 이 건물들은 모두 국가지정 등록문화재로 등록되어 있는데, 관련 시설과 옛 경관이 함께 잘 남아 있다 보니 종교 순례지로 주목받고 있다고 해요. 박물관 하나만 따로 보는 게 아니라, 동네 전체가 하나의 야외 박물관처럼 느껴지는 구조인 셈이에요.
이런 서양식 건물들이 한 골목에 모여 있는 풍경은 국내에서도 흔치 않은 편이에요. 벽돌을 쌓아 올린 방식이나 지붕의 형태에서 당시 미국 남부 건축 양식의 영향이 그대로 느껴진다고 하니, 건축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건물 하나하나를 천천히 살펴보시는 재미도 있을 것 같아요.
1892년부터 1986년까지, 79명의 선교사
순천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선교사는 1892년부터 1986년까지 미국 남장로교에서 파견된 선교사 450명 가운데 79명이라고 해요. 거의 10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한 지역에서 활동을 이어갔다는 게 놀랍기도 하고, 그만큼 순천이 남장로교 선교 역사에서 중요한 거점이었다는 뜻이기도 하겠죠. 박물관에는 이 선교사들이 남긴 기록과 유물들이 전시돼 있어서, 이름과 얼굴을 하나씩 확인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가 볼 수 있어요.
박물관 안에는 선교사들이 남긴 사진과 기록, 생활용품 같은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고 해요. 낯선 땅에 정착해 살아가야 했던 이방인들의 일상이 어땠을지, 유물 하나하나마다 상상하며 둘러보는 재미가 있는 곳이에요. 특히 이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자료들이 많다 보니, 순천이 아니면 접하기 어려운 근대사의 한 장면을 만날 수 있는 셈이죠.
매산등길을 걸으며 만나는 순례길
박물관으로 진입하는 매산등길과 공마당으로 연결되는 길에는 선교와 관련된 조형물과 옹벽 벽화, 그리고 안력산의료문화센터가 조성돼 있어요. 이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마치 100년 전 이 동네에 처음 발을 디딘 선교사가 된 듯한 기분이 든다고들 하더라고요. 실제로 관광과 순례 목적으로 이 길을 찾는 분들이 꾸준히 있다고 해요.
2017년과 2018년에는 문화재청 공모 사업으로 진행된 문화재 야행 프로그램의 공간으로 이곳이 활용되기도 했어요. 밤에 조명이 켜진 옛 건물들 사이를 걷는 프로그램이었다고 하니, 낮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기회였을 것 같아요. 이런 프로그램들이 반복되면서 매산동 일대가 순천을 대표하는 근대문화유산 거리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모습이에요.
관람 정보, 방문 전 알아두면 좋은 것들
순천시 기독교역사박물관은 관람료가 무료로 운영되고 있고, 이용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예요. 휴관일은 일요일과 1월 1일, 명절 당일, 그리고 기타 지정일이라고 하니 방문 전에 날짜를 한 번 확인하고 가시는 게 좋아요. 특히 일요일은 정기 휴관일이라는 점을 놓치기 쉬우니 꼭 챙겨보시길 추천드려요.
박물관 위치는 순천시 매산길 61(매곡동)이에요. 매산동 골목 자체가 언덕 지형이라 계단이나 오르막이 있는 구간이 많은 편이니, 걷기 편한 신발을 준비해 가시면 훨씬 여유롭게 둘러보실 수 있을 거예요. 박물관 관람 후에는 주변 근대문화유산 건물들을 함께 산책하듯 둘러보시는 코스를 추천드려요.
100년 전 이 골목을 걷던 선교사들의 발걸음을 따라가 보는 것도 특별한 순천 여행이 될 거예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