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웹진순창 인사이드 · 2026-09-11 · 읽는 시간 2분

순창 대모암,
백제 산성 아래 17세기 불상을 품은 사찰

1,300년 전 만들어진 여래상이 일제강점기를 거쳐 오늘 우리를 만나다

순창 대모암, 백제 산성 아래 17세기 불상을 품은 사찰
순창 현지 사진

순창의 대모산성 북쪽에 자리한 대모암은 얘기가 많은 사찰입니다. 1933년에 창건된 이 작은 사찰이 역사와 만나는 지점은 그 안에 모셔진 불상들이에요. 대모암 목조여래좌상은 17세기 중반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일제강점기에 어떤 이유로든 여기로 옮겨져 왔다고 합니다.

한 불상이 한 나라의 아픔을 담으면서 그 나라의 종교 유산도 함께 담아내는 것, 참 무거운 역사네요.

6·25를 거친 사찰, 현재의 모습까지 걸어온 길

순창 대모암
순창 대모암

대모암은 창건 이후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이라는 두 개의 큰 역난을 겪었습니다. 특히 6·25 때는 거의 폐사되다시피 했어요. 그 후 1973년에 와서야 법당을 중수하고, 1985년에는 범종각을 지었으며, 1993년에 이르러서야 대웅전을 새로 지었습니다.

60년이라는 긴 세월에 걸쳐 사찰이 다시 일어선 것이지요. 그 오랜 과정 속에서 불상들은 조용히 그곳에 있었을 겁니다.

현재의 대모암은 대웅전, 범종각, 요사채 2동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팔작지붕에 정면 3칸, 측면 2칸의 목조 건물인 대웅전은 내외부에 단청이 그려져 있고, 외부 벽화에는 화훼도와 심우도(소를 찾는 과정을 그린 도교적 그림)가 새겨져 있습니다. 불벽에는 부처님이 모셔져 계신데, 가까이 다가가면 그 정취가 더욱 깊어져요.

양손을 무릎에 올린 여래상, 17세기 조각가의 정신이 담기다

순창 대모암
순창 대모암

대웅전에 안치되어 있는 '대모암 목조여래좌상'은 정말 특별한 불상이에요. 17세기 중반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불상은 양손을 무릎 위에 올린 자세를 취하고 있는데, 엄지와 중지를 맞대는 수인의 형태가 아주 정교합니다. 사각형에 가까운 얼굴과 단순화된 옷 주름으로 보아, 당시 활동했던 승려 조각가 희장의 작품으로 추정된다고 해요.

사실 이 불상은 지금 모습까지 오기까지 여러 번의 깨어남이 있었습니다.

불상 내부에서 발견된 유물들도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아요. '작법귀감'과 '보장록' 같은 불교 관련 서적들이 나왔는데, 이런 자료들은 한국 불교사 연구에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결국 이 한 불상의 발견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었는지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사찰을 찾을 때 그냥 '아름다운 건축'으로 보기보다, 이런 역사의 층겹을 차근차근 걸어 내려가보면 훨씬 깊어지지요.

도시전설 팁
이용요금, 개방 시간, 휴무일 정보가 확인되지 않았어요. 사찰 방문 예절을 지키시고, 방문 전에 현지에 미리 문의하시길 권합니다.
17세기의 불상이 지척에 있다는 게 신기하지 않나요. 대모암에서 만나는 것은 단순한 조각이 아니라, 시간 너머로의 연결고리입니다.
글 · 도시전설 편집부 · 2026-09-11 발행링크 복사카카오톡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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