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웹진›학자의 위패와 이팝나무가 함께한 흥해향교
Spot Light포항 웹진 · 포항 인사이드 · 2026-10-05 · 읽는 시간 6분

학자의 위패와 이팝나무가 함께한 흥해향교

포항 흥해읍에서 만나는 조선시대 교육 시설과 천연기념물 나무 군락

학자의 위패와 이팝나무가 함께한 흥해향교
포항 현지 사진

포항 북구 흥해읍에 자리한 흥해향교는 1398년, 조선이 세워진 지 얼마 지나지 않은 태조 7년에 창건된 교육 시설이에요. 훌륭한 학자들의 위패를 모시고 배향하면서 동시에 지방민을 가르치고 교화하기 위해 세워졌다고 해요. 오랜 세월 이 자리를 지켜온 만큼 전쟁의 아픔도, 그 이후 꾸준한 복원의 흔적도 건물 곳곳에 함께 남아 있는 곳이에요.

창건부터 전쟁의 상처까지

흥해향교
흥해향교

흥해향교가 처음 세워진 1398년은 조선이 건국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예요. 이 무렵 전국 여러 고을에 향교가 하나씩 세워지면서 지방 교육을 책임지는 역할을 맡기 시작했는데, 흥해향교도 그런 흐름 속에서 지방민의 교육과 교화를 위해 문을 열었다고 해요. 훌륭한 학자의 위패를 봉안하고 배향하는 공간이자, 동시에 배움의 터전이기도 했던 셈이에요.

그만큼 이 자리는 처음부터 제사와 교육이라는 두 가지 역할을 함께 품고 있었던 곳이라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1950년 6·25 전쟁을 지나며 흥해향교는 큰 아픔을 겪었어요. 당시 대성전과 동무만 남고 나머지 건물은 모두 불에 타 없어졌다고 해요. 더구나 향교의 내력을 적어둔 기문마저 함께 사라지면서, 그 이후 어떻게 중수되었는지 정확한 기록을 알 수 없게 되었다고 전해져요.

오래된 공간일수록 기록 하나하나가 소중하다는 걸 새삼 느끼게 하는 대목이에요.

그럼에도 흥해향교는 조금씩 복원의 길을 걸어왔어요. 1953년에 명륜당과 수복실을 새로 지었고, 1970년에는 대성전의 기와를 다시 잇는 작업을 했어요. 이어 1971년에는 대성전 단청을 보수했고, 1975년에는 동재까지 손을 봤다고 하니, 한 세대가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손길이 이어져 온 공간이라고 할 수 있어요.

지금 우리가 보는 건물의 모습은 이런 여러 번의 복원 작업이 쌓여 만들어진 결과인 셈이에요.

1398흥해향교가 창건된 해(태조 7년)

지금 남아 있는 건물들

흥해향교
흥해향교

흥해향교에는 여러 차례의 복원을 거치며 지금까지 남아 있는 건물들이 있어요. 맞배지붕에 겹처마를 두른 대성전이 공간의 중심을 이루고, 그 곁으로는 우진각지붕의 홑집인 명륜당이 자리하고 있어요. 지붕 형태만 살펴봐도 두 건물이 서로 다른 격식으로 지어졌다는 걸 짐작해볼 수 있어요.

이런 지붕 양식의 차이를 눈여겨보면서 걷는 것도 향교를 둘러보는 재미 중 하나예요.

이 밖에도 동무와 서무, 수복실, 그리고 출입을 위한 사주문이 함께 남아 있어요. 각 건물이 맡았던 역할이 다른 만큼, 천천히 둘러보면서 어떤 용도로 쓰였을지 하나씩 짚어보는 재미가 있는 공간이에요. 특히 대성전에는 5성과 송조 2현, 그리고 우리나라 18현의 위패가 함께 봉안되어 있다고 해요.

많은 학자의 위패가 한곳에 모여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공간이 지녔던 무게를 짐작해볼 수 있어요.

흥해향교는 지금도 완전히 과거의 유산으로만 남아 있지 않아요. 봄과 가을에는 석전을 봉행하고, 매달 초하루와 보름에는 분향을 이어가고 있다고 해요. 오래된 건물이 지금도 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히 보존된 문화재를 넘어서는 의미를 지닌 곳이라고 할 수 있어요.

체크리스트
대성전과 동무·서무
명륜당과 수복실
사주문
천연기념물 이팝나무 군락

향교 뒤편, 천연기념물이 된 나무숲

흥해향교
흥해향교

흥해향교를 둘러보다 보면 건물만큼이나 눈여겨볼 곳이 있는데, 바로 향교 뒤편 구릉지예요. 이곳에는 향교를 창건할 때 함께 심은 것으로 전해지는 이팝나무가 상수리나무와 섞여 군락을 이루고 있다고 해요. 이 숲은 그 가치를 인정받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어요.

건물과 나무가 비슷한 시기에 자리를 잡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보면, 이 구릉지를 걷는 발걸음도 조금 다르게 느껴질 거예요.

이팝나무는 늦봄 무렵 흰 꽃이 가지마다 소복이 피는 나무로 널리 알려져 있어요. 흥해향교 뒤편의 이팝나무 군락이 정확히 언제 가장 보기 좋은지는 방문 전에 따로 확인해보는 게 좋지만, 건물과 나무가 함께 오랜 세월을 지나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걸어볼 만한 이유가 되어줘요. 계절에 따라 숲의 모습이 달라질 테니, 여러 번 찾아도 매번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이에요.

향교와 그 뒤편 숲을 함께 보면, 이 공간이 단순히 옛 건물만 남아 있는 곳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어요. 사람이 세운 건축물과 함께 심어진 나무가 나란히 오랜 시간을 견뎌온 셈이니, 두 가지를 같이 둘러보는 게 흥해향교를 제대로 느끼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어요.

오래된 터일수록, 그 안에 쌓인 이야기도 많다는 걸 새삼 느끼게 돼요.

찾아가는 길과 둘러보는 순서

흥해향교는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흥해읍 동해대로1530번길 1-3에 자리하고 있어요. 흥해읍은 포항 북구에 속한 지역으로, 향교 외에도 여러 오래된 흔적을 품고 있는 동네로 알려져 있으니 주변을 함께 둘러봐도 좋아요. 주차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고 하니, 차로 이동할 계획이라면 큰 어려움 없이 다녀올 수 있어요.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미리 경로를 확인해두는 게 수월해요.

경내를 둘러볼 때는 출입문인 사주문을 지나 명륜당과 수복실을 먼저 살펴본 뒤, 중심 건물인 대성전과 그 곁의 동무, 서무까지 차례로 보는 순서를 추천해요. 건물들을 하나씩 짚어가며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향교 전체의 구성을 이해하게 돼요. 마지막으로 뒤편 구릉지의 이팝나무 군락까지 올라가 보면 코스가 자연스럽게 마무리돼요.

다만 흥해향교는 지금도 교육 공간으로 쓰이고 있어서 요일과 시간에 따라 개방 여부가 달라질 수 있어요. 방문 날짜와 시간을 미리 정하고 가는 게 헛걸음을 줄이는 방법이에요. 아래 이용 정보를 참고해서 일정을 짜보면 좋아요.

Cityzine 팁
흥해향교는 월요일부터 수요일, 그리고 토요일에는 교육 진행으로 오전과 낮 시간에 개방하고, 목요일과 금요일은 사전 협의 후 개방할 수 있다고 해요. 매주 일요일과 공휴일은 쉬는 날이니 이 점을 꼭 확인하고 일정을 잡아보세요. 주차는 가능하고, 궁금한 점은 054-270-2275로 문의해보면 돼요.
오래된 건물과 이팝나무 숲이 함께 기다리는 흥해향교, 오늘 한 번 천천히 걸어보면 어떨까요 🌿
글 · Cityzine 편집부 · 2026-10-05 발행링크 복사공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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