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동호리 이씨고가,
1810년 지어진 조선 후기 양반 주택
동호재라 불리는 이 집, 안채와 사랑채의 격식 있는 배치

거창 웅양면 동호마을에 자리 잡은 동호리 이씨고가는, 1810년에 이진악 선생이 지은 주택이에요. 조부인 이지유의 호를 따서 동호재라고 불리는 이 고가는 조선 후기 양반 주택의 전형을 보여주는 귀한 사례라고 할 수 있어요. 동호마을의 안쪽, 완만한 경사지에 남향하여 자리 잡고 있는 이 집은, 그 배치만 해도 당시 건축 원칙과 미학이 얼마나 섬세했는지를 보여주고 있답니다.
안채 영역과 사랑채 영역의 위계적 배치
동호리 이씨고가의 가장 특징적인 점은 안쪽 높은 곳에 안채 영역을 두고 낮은 곳에 사랑채 영역을 직렬로 배치했다는 거예요. 이는 조선 시대 주택의 공간 위계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배치 방식이랍니다. 안채 영역은 서향한 안채가 있고, 우측 방앗간 채와 안채의 맞은편에는 곳간채를 튼ㄷ자형으로 배치하고 있으며, 안채의 좌측에는 별도의 텃밭을 두었다고 해요.
안채는 정면 5칸, 측면 1. 5칸의 홑처마 팔작지붕으로 지어져 있어요. 평면은 좌측부터 정지, 툇마루가 딸린 안방 마루 2칸, 툇마루가 딸린 온돌방 1칸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는데, 이는 조선 후기 양반 주택의 실용적이면서도 격식 있는 구성을 잘 보여주고 있답니다.
각 공간의 배치가 생활의 실제 필요에 맞추어져 있으면서도, 동시에 신분과 예절이라는 조선 사회의 가치관이 건축에 반영되어 있는 거죠.
사랑채의 격식 있는 구조
사랑채 영역은 큰 사랑채와 중사랑채가 나란하게 남향하고 있으며, 사랑채 맞은편에는 대문채가 배치되어 있어요. 이는 바깥사람과의 경계를 명확하게 하면서도, 마을 사람들이 향교나 공공 업무를 위해 방문할 때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배려한 구조라고 할 수 있어요.
큰 사랑채는 정면 3칸, 측면 2칸의 홑처마 팔작지붕이에요. 평면의 특징이 무척 흥미로운데, 중앙에 툇마루가 딸린 온돌방을 두고 좌우에 마루 1칸과 온돌방 1칸으로 구성된 실을 배치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하면 평면에서 보면 중앙의 온돌방이 돌출된 것처럼 보여요.
좌측 온돌방은 위패를 봉안한 가묘 방이며, 우측 온돌방은 상례 시에 빈소 방으로 사용한다고 하니, 이 집의 주인들이 얼마나 신앙심 깊고 예절을 중시했는지를 알 수 있어요.
조선 후기 양반 주택의 이상형
동호리 이씨고가는 단순한 오래된 집이 아니에요. 이것은 조선 후기 양반 주택이 어떠한 철학 위에서 지어졌는지, 그리고 그 시대의 사람들이 가정 내에서 어떤 가치를 추구했는지를 보여주는 교과서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어요. 높은 곳에 안채를, 낮은 곳에 사랑채를 배치한 공간 위계, 안방과 온돌방을 통한 가족 생활의 실용성, 그리고 위패를 봉안하는 공간과 상례를 행하는 공간의 구분 등 모든 것이 그 시대 사람들의 세계관을 담고 있거든요.
조선 후기 양반의 삶과 철학이 담긴 주택이에요. 동호리 이씨고가에서 시간을 거슬러 그 시대의 격식을 만나보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