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헌 윤봉길의사 기념관,
25년의 생을 기억하는 공간
양재 시민의 숲 안, 1932년 상하이의 그날을 되짚어봤어요

양재 시민의 숲 한쪽에는 스물다섯 해라는 짧은 생을 나라를 위해 다 쓴 한 청년을 기리는 공간이 있어요.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관인데요, 이름은 들어봤어도 정확히 어떤 일을 하신 분인지, 기념관에는 무엇이 있는지 잘 모르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아요. 제가 자료를 찾아보며 정리한 내용을 하나씩 짚어드릴게요.
1932년 4월, 상하이 홍커우공원의 그날
윤봉길 의사는 1932년 4월 29일, 중국 상하이 홍커우 공원에서 열린 일왕생일 겸 상하이 사변 승전 축하 기념식에서 단상 위에 도열해 있던 일제 군관민 수뇌부를 향해 폭탄을 던졌어요. 이 의거로 대한의 민족혼과 독립정신을 전 세계에 알렸다고 해요. 25년이라는 짧은 생 전부를 나라를 위해 바친 셈인데, 단심제를 원칙으로 하는 군법재판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의거 이후 1년도 채 되지 않은 1932년 12월 19일 차가운 일본 땅에서 순국하셨다고 해요.
이렇게 짧고 굵게 살다 가신 삶이지만, 그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아요. 스물다섯이라는 나이는 지금 기준으로 보면 대학을 갓 졸업하거나 사회 첫발을 내딛는 나이잖아요. 그런 나이에 목숨을 걸고 거사를 감행하고, 재판정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지금 다시 봐도 마음이 무거워져요.
국민 성금으로 세운 기념관, 30주년을 맞아 새 단장
윤봉길 의사의 삶과 업적을 올바르게 알리고, 농촌계몽과 의열 투쟁을 위한 애국애족의 나라사랑 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사)매헌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가 주관해 1988년 12월 1일, 국민들의 성금으로 서울 서초구 양재동 시민의 숲 안에 기념관을 세웠다고 해요. 국가가 아니라 국민들의 성금으로 세워졌다는 점이 특히 마음에 남는 부분이에요.
2016년 1월 1일부터는 기념관이 국가보훈처 소유로 이관됐고, 이를 계기로 2017년부터 2018년에 걸쳐 전시시설 현대화 작업을 진행했다고 해요. 건립 30주년이었던 2018년에 새롭게 재개관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고 하니, 오래된 기념관이라기보다는 비교적 최근에 정비된 전시 공간을 만나실 수 있어요.
중앙홀의 동상과 두 개의 전시실
기념관 중앙홀에는 태극기 앞에 앉아 있는 모습을 한 윤봉길 의사의 동상이 있어요. 교육자, 계몽가, 독립투사로서의 높은 지성과 비장한 기개로 구국애족의 길을 가고자 결의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해요. 이때 함께 놓인 태극기는 1932년 4월 27일, 한인애국단 선서식 기념촬영 당시 사용된 태극기라고 하니, 실제 역사의 순간과 맞닿아 있는 셈이에요.
제1전시실에는 윤봉길 의사의 연표와 출생과 성장, 유품 등이 전시돼 있고, 제2전시실은 상하이 도착, 한인애국단 입단, 순국, 추모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고 해요. 중앙홀에는 매헌 윤봉길 의사의 좌상도 함께 자리하고 있고요. 이 외에도 AR·VR 같은 기술을 활용해 윤봉길 의사를 만나볼 수 있는 체험공간도 조성돼 있다고 하니, 딱딱한 전시실이라기보다는 요즘 세대에게도 와닿는 방식으로 꾸며진 공간이라는 느낌이 들어요.
기념관을 감싼 매헌시민의 숲
기념관이 자리한 매헌시민의 숲은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앞두고 서울의 관문이었던 양재 톨게이트 주변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1986년에 조성된 공원이라고 해요. 우리나라 최초로 '숲' 개념을 도입한 공원으로 알려져 있고, 소나무·느티나무·당단풍·칠엽수·잣나무 등 70종, 25만 주에 이르는 수목이 심겨 있다고 하니 도심 속에서 보기 드문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는 셈이에요.
매헌로를 기준으로 북측 구역에는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관과 바닥분수, 어린이 놀이터가 있어서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많이 찾고요. 남측 구역에는 유격 백마부대 충혼탑, 1987년 대한항공 858편 폭파 사건 희생자를 기리는 위령탑,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희생자 위령탑, 우면산 산사태 희생자 추모비 등이 자리하고 있다고 해요. 기념관 하나만 둘러보고 나오기보다는, 이렇게 숲 곳곳에 남은 추모의 흔적까지 함께 걸어보면 그 의미가 더 깊게 다가올 것 같아요.
양재 시민의 숲과 함께 걷는 하루
기념관은 서울특별시 서초구 매헌로 99, 양재동에 있어요. 매헌시민의 숲이라는 넓은 공원 안에 자리하고 있어서, 기념관만 들르기보다는 주변 숲길을 함께 산책하는 코스로 계획하시면 더 여유롭게 둘러보실 수 있어요. 도심 속에서 역사를 배우고 자연 속에서 쉬어가는 두 가지를 한 번에 할 수 있는 곳이에요.
관람은 무료로 진행된다고 해요. 이용시간은 하절기인 3월부터 10월까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입장마감 오후 5시 30분), 동절기인 11월부터 2월까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입장마감 오후 4시 30분)로 나뉜다고 하니 방문하는 계절에 맞춰 시간을 확인하시는 게 좋아요.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인데,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에는 개관하고 그다음 날 휴관한다고 해요.
1월 1일과 설·추석 연휴, 근로자의 날(5월 1일)도 휴관일에 포함된다고 하니 참고하시면 좋겠어요.
스물다섯 청년이 남긴 무게를 잠시라도 함께 느껴보는 시간, 양재 시민의 숲을 걷는 김에 꼭 들러보시길 바라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