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웹진›월출산 자락 고려 절터, 월남사지에서 만나는 석탑과 국사비
Spot Light강진 웹진 · 강진 인사이드 · 2026-10-19 · 읽는 시간 6분

월출산 자락 고려 절터,
월남사지에서 만나는 석탑과 국사비

보물 삼층석탑과 진각국사비가 지키는 고요한 옛 절터 이야기

월출산 자락 고려 절터, 월남사지에서 만나는 석탑과 국사비
강진 현지 사진

전남 강진군 성전면, 월출산 남쪽 아래로 펼쳐진 월남마을의 평지에는 월남사지라는 이름의 옛 절터가 자리하고 있어요. 지금은 건물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은 빈 터지만, 고려 시대에 세워졌다고 전해지는 절의 자취가 보물로 지정된 유물 두 점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곳이에요. 넓은 터를 천천히 걸으며 역사의 흔적을 짚어보고 싶은 분이라면, 월남사지부터 들러보시는 걸 권해드리고 싶어요.

월출산 아래, 월남마을에 자리한 절터

월남사지
월남사지

월남사지는 월출산 남쪽 아래, 월남마을의 평지에 위치해 있어요. 산자락이 아니라 넓은 평지에 절터가 펼쳐져 있다는 점이 눈에 들어오는데, 이는 절이 세워질 당시부터 상당한 규모를 염두에 두고 터를 잡았다는 짐작을 하게 해요. 전면 175m, 측면 185m에 이르러 총 면적이 1만 평에 달한다고 하니, 지금 걸어보면 그 넓이를 몸으로 느낄 수 있을 거예요.

평지에 이렇게 큰 규모의 절터가 남아있는 경우가 흔치 않은 만큼, 걸음을 옮기는 동안 그 공간감을 한번 느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월출산은 바위 봉우리들이 인상적인 산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그 산자락을 등지고 들어선 월남사지의 입지를 보면 자연과 어우러진 터잡기를 짐작해볼 수 있어요. 성전면 월남1길을 따라 들어가면 월남사지에 닿을 수 있고, 마을 안쪽에 조용히 자리한 절터라 찾아가는 길 자체도 한적한 편이에요. 큰길에서 마을길로 접어드는 구간이 있다 보니, 처음 찾아가는 분이라면 주소를 미리 챙겨가는 게 도움이 될 거예요.

규모나 지세로 보면 인근의 무위사보다도 컸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하니, 월남사지가 한때 이 일대에서 꽤 중요한 사찰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어요. 지금은 건물이 남아있지 않지만, 널찍한 터를 걸어보면 그 시절의 규모를 머릿속으로 그려보게 돼요. 평지 전체를 눈에 담으며 걷다 보면, 왜 이 자리가 그렇게 큰 절을 품을 수 있었는지도 어렴풋이 느껴질 거예요.

1만 평월남사지 절터의 전체 면적

고려 시대, 진각국사 혜심이 세운 절

월남사지
월남사지

월남사지는 고려 시대 진각국사 혜심이 세웠다고 전해지는 절이에요. 혜심은 1178년에 태어나 1234년에 세상을 떠난 고려 시대의 승려로, 그가 세운 절이 지금의 월남사지 자리에 있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어요. 한 인물의 이름과 생몰년이 이렇게 또렷하게 전해지는 만큼, 월남사의 창건 내력도 비교적 분명하게 남아있는 셈이에요.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 월남사는 점차 역사 속으로 사라져갔어요. 인근 무위사의 사적기에는 임진왜란 때 주변의 절들이 모두 불에 타 없어졌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데, 월남사도 이 시기에 함께 폐찰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요. 전쟁이라는 격변 속에서 하나의 절만이 아니라 주변 여러 절이 동시에 사라졌다는 기록은, 당시의 피해가 결코 작지 않았음을 짐작하게 해요.

전쟁이라는 큰 사건을 겪으며 많은 절들이 한꺼번에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지금 남아있는 절터와 유물이 얼마나 귀한 흔적인지 다시 한번 느끼게 돼요. 월남사지를 걸을 때 이런 역사적 배경을 떠올려보면 터를 바라보는 마음이 조금 달라질 거예요.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빈 터가 사실은 수백 년의 이야기를 품고 있다는 사실이, 발걸음을 한층 더 조심스럽게 만들어주기도 해요.

빈 터 위에 남은 두 점의 보물이 그 시절을 말해줘요

지금까지 남아있는 보물, 삼층석탑과 진각국사비

월남사지
월남사지

임진왜란 이후 건물은 모두 사라졌지만, 월남사지에는 지금도 삼층석탑과 진각국사비라는 두 점의 유물이 남아 있어요. 삼층석탑은 보물 제298호로, 진각국사비는 보물 제313호로 각각 지정되어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어요. 건물 한 채 남지 않은 터에서, 돌로 된 이 두 유물이 월남사의 존재를 지금껏 증명해주고 있는 셈이에요.

발굴 조사를 진행하면서 흥미로운 사실도 확인됐어요. 월남사지 삼층석탑은 금당을 중심으로 크기가 같은 두 개의 탑을 배치한 형식이었다는 점이 유구를 통해 드러났는데, 이런 배치 형식은 대부분 통일신라 후기에 쓰이던 양식이라고 해요. 탑 하나가 아니라 같은 크기의 탑 두 개를 나란히 세우는 배치 자체가 흔치 않은 구성이라, 발굴 결과가 더욱 눈길을 끄는 부분이에요.

그런데 월남사지는 고려 시대에 창건된 절이기 때문에, 통일신라 후기 양식이 고려 시대 절에서 확인됐다는 점이 학술적으로 매우 높은 가치를 지닌다고 해요. 시대를 뛰어넘어 이어진 건축 양식의 흔적이라는 점에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눈여겨보는 유적이라고 할 수 있어요. 돌로 남은 유물 두 점이지만,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생각보다 묵직하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체크리스트
삼층석탑 (보물 제298호)
진각국사비 (보물 제313호)
초석과 적심석으로 표시된 건물터
전체 복토로 정돈된 너른 절터

발굴 후 정비된 절터, 어떻게 둘러볼까

월남사지는 발굴 조사를 마친 뒤 발굴지 전체를 복토해 정비해 두었어요. 건물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은 흙을 조금 더 높게 쌓아 올리고, 기둥이 있던 자리에는 초석과 적심석을 가져다 두어서 예전 건물의 형태를 짐작할 수 있도록 표시해 두었다고 해요. 땅을 다 덮어버리는 대신 흔적을 알아볼 수 있게 남겨둔 방식이라, 터만 봐도 예전 건물의 윤곽을 어느 정도 그려볼 수 있어요.

그래서 지금 월남사지를 걸어보면, 땅 위에 솟은 둔덕과 돌의 흔적만으로도 어디에 어떤 건물이 있었을지 어렴풋이 그려볼 수 있어요. 넓은 터를 천천히 돌아보면서 삼층석탑과 진각국사비까지 함께 둘러보는 코스로 둘러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표지판이나 안내 자료가 있다면 함께 참고하면서 걸으면, 터의 구조가 한층 더 눈에 들어올 거예요.

주변에는 설록다원강진, 백운동정원, 금릉경포대 같은 곳들이 자리하고 있어서, 월남사지와 함께 들르면 고즈넉한 정취를 이어서 즐길 수 있어요. 한 곳만 보고 돌아가기보다는 가까운 곳들을 묶어 천천히 돌아보는 일정을 짜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강진 성전면 일대를 한나절 코스로 잡고 움직이면, 월남사지의 여정이 한층 풍성해질 거예요.

Cityzine 팁
월남사지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거나 방문 전 궁금한 점이 있다면, 강진군 문화관광 안내 전화(061-430-3178)로 문의해보세요. 현장 상황이나 둘러보기 좋은 시간대도 함께 확인해보시는 걸 추천해요.
빈 터 위에 남은 돌 두 점이 꽤 긴 이야기를 품고 있었네요, 천천히 걸으며 느껴보세요 🙂
글 · Cityzine 편집부 · 2026-10-19 발행링크 복사공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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