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웹진›박산서원, 옮겨 다시 세운 조선의 서원 이야기
Spot Light강진 웹진 · 강진 인사이드 · 2026-09-30 · 읽는 시간 7분

박산서원,
옮겨 다시 세운 조선의 서원 이야기

1590년 창건돼 옮겨졌다가 다시 세워진 강진 작천면의 서원이에요

박산서원, 옮겨 다시 세운 조선의 서원 이야기
강진 현지 사진

전남 강진군 작천면에 자리한 박산서원은 조선시대 인물인 청연 이후백(1520~1578)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서원이에요. 처음 세워진 곳과 지금 서 있는 자리가 다르고, 그 사이에 이름도 한 번 바뀐 적이 있어서 사연을 알고 가면 훨씬 재미있게 둘러볼 수 있어요.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지나 다시 세워진 곳이라, 조선 후기부터 근대에 이르는 시간의 흐름을 한자리에서 느껴볼 수 있는 곳이에요.

강진 여행길에 조용히 들러보기 좋은 곳이니, 지금부터 하나씩 짚어볼게요.

서봉서원에서 시작된 이야기

박산서원
박산서원

박산서원의 역사는 1590년, 조선 선조 2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요. 당시에는 지금의 강진읍 월남마을에 서원이 세워졌고, 이름도 지금과 달리 '서봉서원'이었다고 해요. 이 서원은 청연 이후백이라는 인물을 제향하기 위해 지어졌는데, 제향이란 학덕이 높은 옛 인물을 사당에 모시고 예를 갖춰 기리는 일을 말해요.

이후백이라는 이름 뒤에 붙는 생몰년(1520~1578)을 보면, 서원이 세워질 무렵에는 그가 세상을 떠난 지 이미 꽤 시간이 지나 있었다는 것도 알 수 있어요.

조선시대 서원은 이렇게 특정 인물을 기리는 제향 공간이면서, 동시에 지역 유생들이 모여 학문을 익히는 교육 공간이기도 했어요. 나라에서 세운 향교와는 달리 서원은 지역 사림들이 스스로 뜻을 모아 세우고 운영하는 경우가 많았고, 그만큼 그 지역 사람들의 존경과 애착이 담기기 마련이었어요. 그러니 서봉서원 역시 이후백을 기리는 자리이자, 강진 지역 사람들이 모여 글을 읽고 뜻을 나누던 자리였을 가능성이 커요.

이후백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그를 소중히 기억하려는 마음이 있었기에, 그런 마음이 모여 서원 하나가 세워졌다고 볼 수 있어요.

지금은 박산서원이라는 이름으로 작천면에 자리하고 있지만, 처음 뿌리를 내렸던 곳은 강진읍 월남마을이라는 사실을 기억해두면 좋아요. 강진읍과 작천면은 강진군 안에서도 서로 다른 지역이라, 서원이 한 번 자리를 옮겼다는 것만으로도 그 사이에 꽤 큰 변화가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지명이 바뀌고 자리가 옮겨진 만큼, 서원을 둘러싼 사연도 한 번에 끝나지 않고 여러 굽이를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어요.

그 변화가 무엇이었는지는 다음 이야기에서 이어질게요.

1590서봉서원(현 박산서원)이 처음 세워진 해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과 훼철

박산서원
박산서원

서봉서원의 평온한 시간은 오래 이어지지 못했어요. 1868년, 고종 5년에 흥선대원군이 내린 서원 철폐령으로 서봉서원도 훼철되는 운명을 맞았거든요.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은 조선 후기 전국 곳곳의 서원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대규모 정리 조치로, 당시 많은 서원이 이 시기를 지나며 문을 닫거나 건물이 사라졌다고 알려져 있어요.

강진의 서봉서원도 이런 전국적인 흐름을 그대로 피해가지 못했던 셈이에요.

훼철이라는 말은 건물이 허물어지고 없어졌다는 뜻이니, 이 시점에서 서봉서원이라는 이름과 건물은 한동안 강진 땅에서 자취를 감췄던 셈이에요. 다만 이후백을 기리려던 마음이나 지역 사람들의 기억이 그대로 사라진 것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훼철 이후로도 이후백을 다시 모시고 싶어 하는 움직임이 이어졌고, 그 결과가 훗날 서원이 다시 세워지는 계기가 되었거든요.

건물은 없어져도 뜻은 남는다는 말이 이 서원의 역사에 그대로 담겨 있는 것 같아요.

서원이 사라진 자리를 직접 찾아가 볼 수는 없지만, 강진읍 월남마을이 서봉서원의 첫 출발점이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지역의 역사를 한 겹 더 이해할 수 있어요.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강진의 작은 서원 하나도 그 영향을 그대로 받았다는 걸 생각하면, 지역 역사가 나라 전체의 흐름과 어떻게 맞물려 있는지도 함께 느껴볼 수 있어요. 이런 배경을 알고 박산서원을 찾아가면, 지금 서 있는 건물 너머로 훨씬 긴 이야기가 겹쳐 보일 거예요.

허물어진 자리에서도 이름과 뜻은 남아, 다시 세워질 날을 기다렸어요.

박산으로 옮겨 다시 세운 서원

박산서원
박산서원

훼철된 지 반세기가 훌쩍 지난 1924년, 호남 지역 사림들의 발의로 서원이 다시 세워졌어요. 이때 서원이 들어선 곳이 지금의 박산이었고, 이름도 이전의 '서봉서원' 대신 '박산서원'으로 바뀌었어요. 사림이란 조선시대 유학을 공부한 지방 선비 집단을 가리키는 말로, 이들이 나서서 옛 서원을 복원했다는 점에서 이후백을 기리려는 뜻이 오랜 세월에도 이어져 왔다는 걸 알 수 있어요.

훼철과 복설 사이의 시간이 결코 짧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만큼 지역 사람들의 기억과 의지가 꾸준했다는 뜻으로도 읽을 수 있어요.

복설이라는 표현에는 '다시 세운다'는 뜻이 담겨 있어요. 자리도 강진읍 월남마을에서 작천면 박산으로 옮겨졌고, 이름도 새로 지어졌지만, 청연 이후백을 기리는 본래의 뜻만큼은 그대로 이어졌다는 점이 이 서원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어요. 지금 우리가 만나는 박산서원은 이렇게 두 번의 큰 사건, 창건과 훼철, 그리고 복설을 모두 거쳐 오늘에 이른 곳이에요.

자리와 이름이 달라졌어도 본질은 이어진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어요.

1924년이라는 시점도 눈여겨볼 만해요. 이 시기는 일제강점기였는데, 그런 시절에도 호남의 사림들이 뜻을 모아 옛 서원을 다시 세웠다는 사실은 그만큼 이후백을 기리는 마음과 지역의 유학 전통을 이어가려는 의지가 컸다는 걸 보여줘요. 박산서원이라는 이름은 이때부터 지금까지 그대로 이어지고 있고, 지금 작천면에서 만날 수 있는 서원 건물도 이 복설 이후의 모습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체크리스트
연중무휴 상시 개방이라 요일 걱정 없이 들를 수 있어요
주차가 가능하니 차로 가기 편해요
신용카드 결제는 안 되니 현금을 챙겨가는 게 좋아요
유모차 이용은 어려우니 미리 참고해요

작천면 박산서원, 찾아가는 길과 둘러보기

박산서원은 전남 강진군 작천면 박산죽현길 107-56에 있어요. 강진군은 전남 남부 해안에 자리한 지역으로, 다산 정약용의 유배지로도 널리 알려져 있고 고려청자 도요지가 많이 남아 있는 곳으로도 유명해요. 작천면은 강진군 안에서도 내륙 쪽에 자리한 면 단위 지역이라, 강진읍 시내와는 조금 다른 차분한 풍경을 만날 수 있어요.

이런 강진의 지리적 배경을 알고 나면, 서원이 왜 처음엔 강진읍 월남마을에 있었고 지금은 작천면 박산으로 옮겨왔는지 그 변화의 폭도 함께 가늠해볼 수 있어요.

궁금한 점이 있다면 강진군 문화관광과로 문의하면 자세히 안내받을 수 있어요. 서원은 상시 개방되어 있고 연중무휴로 운영되니 특별히 요일이나 시간을 맞춰 갈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방문 전에 한 번 더 확인해보고 움직이면 마음이 편해요. 주차는 가능한 편이지만 유모차를 이용하기는 어렵고, 현장에서 신용카드 결제는 되지 않으니 이 부분은 미리 챙겨가는 게 좋아요.

문화재 지정 여부와 관련된 안내는 따로 표시된 것이 없으니, 자세한 사항이 필요하면 방문 전에 문의해보는 걸 추천해요.

서원을 둘러볼 때는 먼저 이 자리가 원래 강진읍 월남마을에서 시작된 서봉서원이었다는 사실을 떠올려보고,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으로 한 번 사라졌다가 1924년 지금의 박산 자리에 다시 세워졌다는 흐름을 따라가며 보면 훨씬 이야기가 풍성하게 느껴져요. 강진 여행에서 다산초당이나 청자박물관 같은 곳과 함께 일정을 짜본다면, 이 지역이 품고 있는 유학과 예술, 유배의 역사를 두루 만나보는 여정이 될 수 있어요. 서원 하나를 보는 데서 끝내지 말고, 그 서원이 겪어온 창건과 훼철, 복설의 흐름까지 함께 그려보면 강진이라는 지역 자체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될 거예요.

Cityzine 팁
연중무휴 상시 개방이고 주차도 가능하지만, 신용카드 결제와 유모차 이용은 어려우니 미리 챙기고, 자세한 내용은 강진군 문화관광과(061-430-3310)로 문의해보세요.
이름도 자리도 한 번씩 바뀌었지만, 이후백을 기리려던 마음만은 그대로 이어져 온 서원이에요. 강진 여행길에 조용히 들러 그 오랜 이야기를 따라가보세요 🙂
#박산서원#강진 작천면#관광지#서원#이후백
글 · Cityzine 편집부 · 2026-09-30 발행링크 복사공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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