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웹진›병영성홍교, 화강석 74개로 쌓은 무지개다리 이야기
Spot Light강진 웹진 · 강진 인사이드 · 2026-09-30 · 읽는 시간 5분

병영성홍교,
화강석 74개로 쌓은 무지개다리 이야기

조선시대 500여 년 호남을 지킨 병영의 관문, 돌다리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병영성홍교, 화강석 74개로 쌓은 무지개다리 이야기
강진 현지 사진

전남 강진군 병영면 성동리에는 무지개처럼 완만하게 휘어진 돌다리 하나가 지금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어요. 바로 병영성홍교인데요, 조선시대 500여 년 동안 호남 지역을 지켰던 군사 요충지 병영의 관문 역할을 했던 다리라고 해요. 돌 하나하나에 새겨진 이야기를 알고 나면,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곳이에요.

500여 년 호남을 지킨 병영, 그 관문이었던 다리

병영성홍교
병영성홍교

병영은 조선 태종 17년인 1417년에 설치된 군사 시설이에요. 남해 지역으로 들어오는 외침을 막기 위해 세워졌고, 이후 500여 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호남 지역을 지키는 요충지 역할을 해왔다고 해요. 지금 기준으로 헤아려 봐도 600년이 넘는 세월이니, 이 지역이 얼마나 오랫동안 군사적으로 중요한 자리였는지 짐작해볼 수 있어요.

강진을 여행지로만 알고 있었다면, 이런 역사적인 배경을 알고 나서 다시 보면 다르게 느껴질 거예요.

이렇게 오랜 시간 자리를 지킨 병영에는 당연히 드나드는 통로가 필요했을 거예요. 병영성홍교는 바로 그 병영의 관문 역할을 했던 다리였다고 해요. 사람과 물자가 오가던 길목에 놓여, 병영을 드나드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거쳐야 했던 통로였던 셈이에요.

지금 다리 앞에 서 보면, 예전에 이 길을 지나다녔을 사람들의 모습을 한 번쯤 떠올려보게 돼요.

다리에는 배진강 다리라는 또 다른 이름도 함께 전해지고 있어요. 지역에서 불리던 이름이 공식 명칭과 함께 남아 있다는 건, 이 다리가 병영 사람들의 생활과도 가까이 맞닿아 있었다는 뜻으로 볼 수 있어요. 강진 병영면까지 발걸음을 옮긴다면, 이런 배경 이야기를 미리 알고 다리를 마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500여 년병영이 호남을 지킨 세월

화강석 74개, 26열로 쌓아 올린 무지개 모양 돌다리

병영성홍교
병영성홍교

병영성홍교를 눈여겨봐야 할 이유는 무엇보다 쌓는 방식에 있어요. 장방형으로 다듬은 화강석재 74개를 26열로 정교하게 배열해서, 마치 무지개처럼 둥글게 쌓아 올렸다고 해요. 돌 하나하나를 정확히 맞춰가며 곡선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당시 석공들의 손끝 솜씨를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에요.

돌만 차곡차곡 쌓는다고 다리가 완성되는 건 아니었어요. 돌 틈 사이사이에는 잡석을 채워 넣어 구조를 한층 더 보강했고, 그 위에는 점토를 다져 다리 표면을 마무리했다고 해요. 이렇게 여러 재료와 여러 단계의 공정을 거쳐야, 사람과 물자가 안전하게 오갈 수 있는 튼튼한 다리가 완성될 수 있었던 거예요.

홍예, 그러니까 무지개 모양의 아치 구조는 단순히 보기 좋으라고 택한 형태가 아니었을 거예요. 곡선으로 이어진 구조는 위에서 눌러오는 힘을 양옆으로 고르게 나눠 받게 해주기 때문에, 오랜 세월 다리가 버텨낼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로 볼 수 있어요. 병영성홍교 앞에 직접 서 보면, 이런 옛 사람들의 구조적인 지혜도 함께 떠올려보게 될 거예요.

돌 하나하나가 맞물려야 다리가 되고, 다리가 있어야 사람의 길도 이어집니다.

다리 위에 앉은 용두, 그 안에 담긴 이야기

병영성홍교
병영성홍교

병영성홍교에서 눈길을 끄는 또 하나의 포인트는 홍예 상단 한가운데에 돌출된 용두예요. 용머리 모양의 조각이 다리 정중앙에서 고개를 치켜들고 있는 모습인데, 여의주를 입에 문 채 마치 풍운조화를 일으키려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해요. 다리를 건너다 문득 고개를 들어 위를 올려다보면, 이 용두와 눈이 마주칠지도 몰라요.

그 표정이나 자세가 꽤 해학적이라는 점도 흥미로운 부분이에요. 위엄 있게 표현할 수도 있었을 용의 모습을 이렇게 익살스럽게 담아낸 데에는, 그 시대 사람들의 여유와 감각이 묻어난다고 볼 수 있어요. 실용적인 다리 하나에도 이야기와 웃음을 함께 담으려 했다는 점이 눈에 띄어요.

이런 장식은 단순한 미감에서 그치지 않고, 만인월교에 담긴 외경 신앙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의장이라는 해석도 함께 전해지고 있어요. 다리 하나에 실용적인 기능과 신앙적인 의미, 그리고 해학적인 표현까지 함께 담겨 있는 셈이니, 찬찬히 살펴볼수록 더 많은 이야기가 보이는 곳이에요.

체크리스트
다리 아래에서 홍예의 둥근 곡선 올려다보기
홍예 상단의 용두 장식 자세히 찾아보기
화강석이 맞물린 모습 가까이서 살펴보기
병영면 일대 역사 이야기와 함께 둘러보기

18세기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

병영성홍교가 정확히 언제 세워졌는지 콕 집어 알려주는 기록은 없지만, 여러 정황을 근거로 18세기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요. 숙종 무인년인 1698년의 기록과, 가선동추 경술년인 1739년에 숭록대부라는 자리에 오른 류한계라는 인물의 이야기가 함께 전해지기 때문이에요.

류한계가 숭록대부에 오르며 고향으로 금의환향한 것을 기념해, 양한조라는 인물이 다리 건설을 감독하고 준공까지 이끌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어요. 한 사람의 영예로운 귀향을 기리기 위해 다리를 놓았다는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병영성홍교는 단순한 통행로를 넘어 마을의 경사를 함께 기억하는 상징물이기도 했던 셈이에요. 이런 배경 덕분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 다리를 수작으로 평가한다고 해요.

강진군 병영면은 이렇게 오래된 이야기를 켜켜이 품고 있는 동네인 만큼, 병영성홍교 하나만 보고 발길을 돌리기보다는 주변을 함께 둘러보는 여유를 가져보면 좋을 것 같아요. 강진은 예로부터 전남 지역 안에서도 역사와 문화 이야기가 풍부한 고장으로 알려져 있어서, 병영면 일대를 천천히 걸어보는 것만으로도 여러 시대의 흔적을 함께 느껴볼 수 있어요. 다리를 둘러본 뒤에는 강진의 다른 이야깃거리로 자연스럽게 이어서 일정을 짜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Cityzine 팁
병영성홍교는 상시 개방되어 있고 연중무휴로 운영된다고 해요. 다만 현장 상황은 그때그때 달라질 수 있으니, 방문 전에 강진군 문화관광 안내(061-430-3323)로 한 번 확인해보는 걸 추천해요.
무지개처럼 굽은 돌다리 위에서, 500년 전 이 길을 지나던 병영 사람들의 발걸음을 한번 떠올려보세요 🌉
#병영성홍교#강진군 병영면#관광지#홍교#조선시대
글 · Cityzine 편집부 · 2026-09-30 발행링크 복사공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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