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웹진›낙동강변에서 공민왕의 자취를 만나는 영호루
Spot Light안동 웹진 · 안동 인사이드 · 2026-10-10 · 읽는 시간 6분

낙동강변에서 공민왕의 자취를 만나는 영호루

홍건적의 난을 피해 머물던 공민왕이 자주 찾았던 안동의 누각이에요

낙동강변에서 공민왕의 자취를 만나는 영호루
안동 현지 사진

경상북도 안동시 강남로, 낙동강을 바로 옆에 둔 자리에 영호루가 서 있어요. 영호루는 우리나라 4대 누각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곳이라, 누각 하나만 보려고 일정을 잡아도 아깝지 않은 곳이에요. 강바람을 맞으며 천천히 둘러보면, 고려 때부터 조선과 근현대를 거쳐 지금까지 이어진 꽤 긴 이야기를 하나씩 만나볼 수 있어요.

안동을 둘러볼 계획이라면 일정 한 자리에 영호루를 넣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문헌에도 남지 않은 오랜 역사

영호루
영호루

영호루가 언제, 누구의 손으로 처음 세워졌는지를 알려주는 문헌은 지금까지 남아 있지 않아요. 다만 고려 초기인 1274년에 김방경 장군이 이 누각에 올라 시를 읊었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어서, 적어도 그보다 훨씬 이전부터 누각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을 거라고 짐작해볼 수 있어요. 창건 연대를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사실 자체가, 영호루가 그만큼 오래된 건물이라는 걸 거꾸로 보여주는 셈이에요.

수백 년 전 기록 한 줄이 지금까지 전해지는 걸 생각하면, 그 자체로도 의미가 깊은 자리예요.

영호루는 안동시 남쪽, 낙동강을 바로 옆에 둔 자리에 지어졌어요. 낙동강은 경상도 일대를 가로질러 흐르는 긴 강이라, 강을 따라가다 보면 오래된 누각이나 정자를 만나게 되는 지역들이 여러 곳 있는 편이에요. 영호루도 그런 강변 건축물의 흐름 속에서 수백 년 동안 자리를 지켜온 곳이라고 볼 수 있어요.

강과 마주한 자리에 지어진 건물인 만큼, 계절이나 날씨에 따라 보이는 풍경도 조금씩 달라질 수 있어요.

예로부터 누각은 경치를 감상하거나 귀한 손님을 맞이하고, 시인묵객들이 모여 시를 짓는 장소로 쓰이는 일이 많았어요. 영호루 역시 강과 어우러진 자리 덕분에 오래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머물렀던 곳으로 전해지고 있고, 고려 말에는 한 나라의 임금까지도 이 누각을 자주 찾았다고 해요. 그 임금이 바로 공민왕이에요.

다음 이야기에서는 공민왕과 영호루 사이의 인연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게요.

공민왕이 마음을 달래던 자리

영호루
영호루

1361년, 공민왕 10년에 홍건적이 고려를 침입하면서 공민왕은 안동까지 피난을 오게 되었어요. 낯선 곳에서 전쟁의 불안을 견뎌야 했던 피난길이었던 만큼, 공민왕은 적적한 마음을 달랠 곳이 필요했을 거예요. 그때 공민왕이 자주 찾았던 곳이 바로 남문 밖에 우뚝 서 있던 영호루였다고 전해져요.

임금이 전쟁 중에도 발걸음을 멈추고 찾았던 곳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영호루가 지닌 의미를 짐작해볼 수 있어요.

영호루를 찾을 때마다 공민왕은 누각 아래로 흐르는 강물에 배를 띄우기도 하고, 활쏘기를 하기도 했다고 해요. 전쟁으로 어수선한 시절이었지만, 영호루에서만큼은 잠시나마 마음을 놓을 수 있었던 모양이에요. 지금 영호루에 올라 강을 내려다보면, 그때 공민왕이 보았을 풍경을 어렴풋이 떠올려볼 수 있을 거예요.

배를 띄우고 활시위를 당기던 그 순간을 상상하면서 누각을 둘러보면 훨씬 생생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개경으로 돌아간 뒤인 1362년, 공민왕은 영호루라는 글자를 친필로 쓴 금자 현판을 안동으로 보냈어요. 임금이 머물렀던 곳을 기억하며 직접 글씨를 써서 보낸 현판이라니, 영호루와 공민왕 사이의 인연이 꽤 깊었다는 걸 짐작하게 해줘요. 지금도 누각 어딘가에서 그 인연의 흔적을 찾아보는 것도 흥미로운 방문 포인트가 될 수 있어요.

역사적 배경을 알고 나서 누각을 보면 처음 봤을 때와는 또 다르게 다가올 거예요.

강물 위에 배를 띄우고 활시위를 당기던 마음이 여전히 머물러 있는 자리

물난리를 견디고 다시 세운 누각

영호루
영호루

공민왕 이후로도 영호루는 편안할 날이 많지 않았어요. 낙동강이 크게 범람할 때마다 누각이 떠내려가는 일이 반복되었고, 그렇게 유실된 누각을 다시 세우는 중수 작업도 여러 차례 이어졌어요. 기록으로 남은 것만 해도 유실이 5차례, 중수가 7차례에 이른다고 하니, 영호루가 걸어온 길이 결코 순탄치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어요.

강 옆에 자리한 건물이기에 겪어야 했던 일이지만, 그만큼 꾸준히 다시 세워졌다는 점도 눈에 담아둘 만해요.

지금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영호루는 1970년에 새로 지어진 건물이에요. 정면 5칸, 측면 4칸 규모로 지어졌고, 누각 안으로 들어서면 오랜 시간 동안 여러 시인묵객들이 남긴 시가 걸려 있는 모습도 함께 볼 수 있어요. 수백 년 전 사람들이 남긴 글귀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영호루를 둘러보는 또 다른 재미가 될 거예요.

천천히 걸으며 걸려 있는 시들을 하나씩 읽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누각 정면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한글로 쓴 현판도 걸려 있어서, 공민왕의 한자 현판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어요. 원래 누각이 있던 자리는 지금의 자리가 아니라 강 건너편이었다고 하는데, 그 옛 자리를 알려주는 표석이 지금도 남아 있다고 해요. 시간이 된다면 표석까지 함께 찾아보면서 영호루가 거쳐온 자리를 눈으로 가늠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두 자리를 비교해보면 누각이 걸어온 긴 시간이 더 실감 나게 느껴질 거예요.

체크리스트
창건 연대는 알 수 없지만 1274년 김방경 장군의 기록이 남아있어요
1361~1362년 공민왕과의 인연이 깃든 곳이에요
물난리로 유실 5차례, 중수 7차례를 거쳤어요
지금 건물은 1970년에 다시 지어진 모습이에요

찾아가는 길과 함께 둘러보기

영호루는 경상북도 안동시 강남로 187-5, 정하동에 자리하고 있어요. 안동 시내에서 남쪽으로 이동하면 낙동강을 만나게 되는데, 그 강변을 따라가다 보면 영호루를 찾을 수 있어요. 처음 방문한다면 미리 지도에서 위치를 한 번 확인해두고 움직이는 게 수월해요.

강변을 따라 걷는 길이 이어져 있어서, 차에서 내려 잠시 걸어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에요.

낙동강은 안동 시내를 가로질러 흐르는 강이라, 강변을 따라 이동하면서 안동의 다른 명소들과 함께 둘러보는 동선을 짜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강이다 보니 계절마다 물빛이나 주변 풍경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어서, 언제 방문하느냐에 따라 또 다른 인상을 받게 될 수도 있어요. 사진을 좋아한다면 계절을 바꿔가며 다시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는 방법이 될 거예요.

강변 산책과 함께 역사 이야기를 곱씹어보는 코스로 묶어보는 것도 추천해요.

자가용으로 이동한다면 영호루 인근에 주차가 가능하다고 안내되어 있어서, 차로 움직이기에도 크게 어렵지 않아요. 다만 정확한 주차 공간이나 세부 위치는 방문 전에 한 번 더 확인해보고 움직이면 더 편하게 다녀올 수 있어요. 대중교통을 이용할 계획이라면 미리 경로를 검색해보고 움직이는 게 좋아요.

Cityzine 팁
영호루는 연중무휴로 상시 개방되어 있고 주차도 가능하다고 안내되어 있어요. 더 자세한 이용 안내가 필요하다면 안동시청 문화유산과(054-840-5236)로 문의해보면 확실하게 알 수 있어요.
강바람 맞으며 영호루에 올라보면, 공민왕이 느꼈을 그 마음이 조금은 전해질지도 몰라요 🌊
#영호루#안동 정하동#관광지#낙동강#공민왕
글 · Cityzine 편집부 · 2026-10-10 발행링크 복사공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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