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율사가 세운 오랜 절,
설악산 신흥사를 걷다
신라 진덕여왕 때 창건되어 조선 인조 때 지금 자리로 옮겨진 이야기

강원특별자치도 속초시 설악산로 1137, 설악동에 자리한 신흥사는 설악산과 떼어놓고 이야기하기 어려운 절이에요. 주소에 붙은 '설악동'이라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설악산 자락 깊숙한 곳에 들어앉은 자리에 절이 있다고 해요. 신흥사에 대해 찾아보면 신라시대 창건 이야기부터 조선시대의 중창, 그리고 이름에 담긴 뜻까지 생각보다 켜켜이 쌓인 사연을 만날 수 있어요.
설악산을 찾을 계획이라면 신흥사 이야기를 미리 알아두고 가는 것도 좋은 준비가 될 거예요.
향성사에서 시작된 창건 이야기
신흥사는 신라 진덕여왕 때, 그러니까 652년에 자장율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는 절이에요. 처음 세워질 당시에는 지금의 신흥사가 아니라 '향성사'라는 이름으로 불렸다고 해요. 자장율사는 신라시대를 대표하는 고승 가운데 한 명으로 널리 알려져 있어서, 그가 세운 절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신흥사의 역사가 얼마나 오래됐는지 짐작할 수 있어요.
진덕여왕 때부터 이어져 온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신흥사를 걷는 발걸음이 조금 더 특별하게 느껴져요.
흥미로운 점은 향성사가 처음 세워진 자리가 지금 신흥사가 있는 곳과 다르다는 거예요. 공식 자료에 따르면 향성사는 원래 지금의 켄싱턴호텔 자리에 세워졌다고 해요. 같은 설악동 권역이라도 절이 처음 있던 자리와 지금 자리가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신흥사를 둘러볼 때 옛 터까지 함께 떠올려보는 재미가 생겨요.
오래된 절일수록 이렇게 자리를 옮긴 사연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신흥사도 그런 흐름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셈이에요.
설악동은 설악산 국립공원 입구 쪽에 형성된 마을로, 절과 산이 가까이 맞닿아 있는 지형이에요. 이런 지리적 조건 때문에 신흥사를 찾아가는 길은 자연스럽게 설악산으로 들어가는 길과 이어져요. 절 하나만 보고 돌아서기보다는 설악산 초입 풍경까지 함께 눈에 담을 수 있는 위치라고 이해하면 좋아요.
속초를 여행할 때 설악산과 신흥사를 한데 묶어 일정을 짜는 분들이 많은 이유도 이런 지리적 특징에서 찾을 수 있어요.
백발의 노인이 나타나 절 터를 알려주었다는 이야기가 신흥사에는 전해져요.
화재와 중창, 지금 자리를 찾기까지
향성사는 세워진 이후 몇 차례 화재를 겪으며 소실되는 아픔을 겪었다고 해요. 오래된 목조 건축물이 많던 시절, 화재는 절의 역사에서 되풀이되는 시련이었을 거예요. 결국 조선 인조 때에 이르러서야 지금의 자리에 다시 세워지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고 전해져요.
창건부터 중창까지 이어진 시간을 생각하면, 신흥사가 지금 이 자리를 지키기까지 얼마나 긴 시간이 걸렸는지 가늠해볼 수 있어요.
이때 중창을 이끈 건 영서, 혜원, 연옥이라는 세 스님이었다고 해요. 공식 설명에 따르면 이 세 스님이 같은 날 밤 똑같이 백발의 신인이 나타나는 꿈을 꾸었고, 그 신인이 절 터를 점지해 주었다는 일화가 전해 내려온다고 해요. 세 사람이 약속이라도 한 듯 같은 꿈을 꾸었다는 이야기는 신흥사를 특별하게 만드는 사연 가운데 하나예요.
이런 설화는 단순한 옛이야기를 넘어, 신흥사가 지금 자리에 세워진 이유를 설명해주는 열쇠이기도 해요.
스님들은 꿈에서 점지받은 자리를 따라 옛 터의 아래쪽에 다시 절을 세우고, 그 이름을 신흥사라고 지었다고 해요. 화재로 옮겨 다녀야 했던 절이 여러 사람의 정성과 이야기를 거쳐 지금 자리에 안착한 셈이에요. 이런 사연을 알고 나면 신흥사 경내를 걸을 때 그저 오래된 절이 아니라, 몇 번의 굴곡을 지나온 자리라는 걸 실감하게 돼요.
절 마당에 서서 이런 이야기를 떠올려보는 것만으로도 신흥사를 보는 눈이 조금 달라질 수 있어요.
이름에 담긴 뜻, 신흥사가 되기까지
처음 신흥사라는 이름을 지었을 때 한자는 지금과 달랐다고 해요. 원래는 신이 점지해 주어 흥하게 되었다는 뜻을 담아 '귀신 신'자를 쓰는 신흥사였다고 해요. 백발신인이 절 터를 점지해 주었다는 창건 일화를 떠올리면, 처음에 이 한자가 왜 쓰였는지 자연스럽게 이해가 돼요.
이름 하나에 창건 설화가 그대로 녹아 있었던 셈이에요.
그러다 1995년에 이르러 절 이름의 한자가 바뀌었다고 해요. 영동 지역 불교를 새롭게 부흥시키겠다는 염원을 담아, '귀신 신' 대신 '새 신'자를 쓰는 지금의 신흥사로 한자가 바뀌었다고 전해져요. 소리는 그대로지만 뜻은 신이 내려준 절에서 새롭게 일어서는 절로 바뀐 셈이에요.
시대가 바뀌면서 절 이름에 담긴 바람도 함께 바뀐 흥미로운 사례라고 할 수 있어요.
이름 하나에도 창건 설화와 근현대의 바람이 함께 담겨 있다는 점이 신흥사를 조금 더 특별하게 느끼게 해요. 한자를 바꾼다는 건 단순한 표기 변경이 아니라, 그 시대 사람들이 절에 걸었던 기대를 담는 일이기도 해요. 신흥사를 둘러볼 때 이런 이름의 변화까지 함께 떠올려보면 절을 이해하는 폭이 한층 넓어질 거예요.
경내 안내판이나 표지석을 유심히 살펴보면 이런 이야기의 흔적을 발견할 수도 있어요.
설악산과 함께 둘러보는 신흥사
신흥사는 불교의 전통과 문화를 느끼고 배울 수 있는 템플스테이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고 해요. 오래된 창건 설화와 중창 이야기를 지나온 절에서 하루를 머물며 그 시간의 흐름을 직접 느껴보고 싶은 분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어요. 템플스테이의 구체적인 프로그램이나 일정은 방문 전에 신흥사 문의처를 통해 확인해보는 게 정확해요.
절의 역사를 알고 참여하면 프로그램이 담긴 의미도 더 깊게 다가올 거예요.
신흥사는 상시 개방하고 연중무휴로 운영된다고 안내돼 있어서, 특별히 날짜를 고민하지 않고 방문 일정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이 반가워요. 주차도 가능하다고 하니 차로 이동하는 분들도 크게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을 거예요. 다만 세부적인 운영 상황은 계절이나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방문 전 문의처로 한 번 더 확인해보는 걸 권해요.
이런 기본 정보를 미리 챙겨두면 현장에서 당황할 일이 줄어들어요.
설악산은 강원도를 대표하는 산으로 잘 알려져 있고, 계절마다 다른 풍경으로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에요. 신흥사가 설악산 자락, 설악동에 자리한 만큼 절만 둘러보고 돌아서기보다는 설악산 초입까지 함께 걸어보는 일정을 짜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오래된 절의 이야기와 설악산의 풍경을 함께 담아가는 여정으로 계획해보면 좋겠어요.
속초 여행의 한 페이지로 신흥사를 넣어보는 것도 충분히 의미 있는 선택이 될 거예요.
자장율사의 창건 설화부터 이름에 담긴 뜻까지, 신흥사는 걸을수록 이야기가 쌓이는 절이에요. 설악산과 함께 천천히 둘러보고 오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