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채능선이 품은 천연 암벽 요새,
권금성
고려 시대 산성 터, 둘레길 3,500m를 걸으며 외설악과 동해를 함께 만나요

강원 속초시 설악동에는 고려 시대에 쌓았다고 전해지는 산성 터가 하나 남아 있어요. 설악산 권금성이라는 곳인데, 일명 설악산성이라고도 불려요. 둘레길이 약 3,500m에 달하는 이 산성터에 오르면 외설악의 절경과 동해의 끝없는 바다가 함께 펼쳐지는 장관을 만날 수 있어요.
화채능선이 감싼 천연 암벽 요새
권금성은 설악산의 주봉인 대청봉에서 북쪽으로 뻗은 화채능선 정상부에 자리하고 있어요. 산성은 이 능선의 북쪽 산 끝을 에워싸는 형태로 들어서 있는데, 사방이 천연의 암벽으로 둘러싸여 있어 자연 자체가 요새 역할을 해준 셈이에요. 그래서 이곳을 두고 천연의 암벽 요새지라고 설명하기도 해요.
능선을 따라 걷다 보면 사람이 손으로 쌓은 성벽보다 원래 지형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곳이에요.
성을 쌓을 때도 이런 지형을 최대한 활용했어요. 산성의 대부분은 원래 있던 자연암벽을 그대로 이용했고, 일부 구간만 돌을 깨서 쌓는 할석 방식으로 보강했다고 해요. 성 좌우로는 작은 계곡이 흐르는데, 물길이 있는 지형을 낀 구조라 성 안에서 물을 구하기도 비교적 수월했을 것으로 짐작돼요.
자연 지형과 사람의 손길이 함께 어우러진 구조라는 점이 권금성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어요.
다만 지금 남아 있는 모습은 온전한 성벽과는 거리가 멀어요. 현재 성벽은 거의 허물어졌고 터만 남아 있는 상태예요. 워낙 높은 위치에 있어 오르내리기가 쉽지 않다 보니, 조선 시대 이후로는 차츰 관리가 어려워지면서 지금처럼 흔적만 남게 됐다고 해요.
그래도 능선을 두른 지형 자체는 그대로 남아 있어서, 이곳이 왜 요새로 쓰였는지는 지금도 충분히 짐작해볼 수 있어요.
성벽은 무너져도, 능선을 두른 지형은 그대로 남아 있어요.
이름에 담긴 두 가지 이야기
권금성이라는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산성을 언제 쌓았는지를 보여주는 확실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요. 다만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는데, 신라시대에 권씨와 김씨라는 두 장사가 난을 피하기 위해 이 산성을 쌓았다는 전설이에요. 두 사람의 성씨를 따서 권금성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져요.
전설이다 보니 사실 여부를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이름의 유래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이야기로 오랫동안 전해져 왔어요.
이와는 별개로 낙산사기라는 기록에는 다른 이야기가 남아 있어요. 고려 말 몽고가 침입했을 때 인근 주민들이 이곳에 성을 쌓고 피란했다는 내용이에요. 이 기록을 통해 권금성이 적어도 고려 말기 이전부터 이미 존재해온 산성이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어요.
전설 속 이야기와는 별개로, 실제 문헌에 등장하는 기록이라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해요.
이렇게 신라시대 전설과 고려시대 기록이 함께 전해지다 보니, 권금성이 정확히 언제 처음 쌓였는지는 지금도 딱 잘라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에요. 하지만 두 이야기 모두 이곳이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몸을 피하던 요새 역할을 해왔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보여주고 있어요. 성벽 터를 걸으며 이런 배경을 떠올려보면 산행이 한층 더 특별하게 느껴질 것 같아요.
정확한 연대는 몰라도, 오랜 시간 그 자리를 지켜온 산성이라는 사실만큼은 분명해요.
성벽 대신 남은 풍경과 오르는 길
지금의 권금성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남아 있는 성벽이 아니라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에요. 이곳에 오르면 외설악의 절경과 동해의 끝없는 바다가 펼쳐지는 장관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고 해요. 산성이라는 역사적인 이야기와 탁 트인 전망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자리인 셈이에요.
산성 터를 둘러보는 것과 풍경을 감상하는 것, 두 가지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권금성만의 매력이에요.
권금성은 설악산 국립공원 안에 자리하고 있어서, 오르는 길이나 준비물에 대해서는 국립공원 관리사무소를 통해 확인해보는 게 가장 정확해요. 높은 능선에 자리한 곳인 만큼 계절과 날씨에 따라 산행 여건이 달라질 수 있으니, 방문 전에 미리 확인해두면 든든해요. 특히 오르는 길이 가파른 구간이 있을 수 있으니, 편한 신발과 여유 있는 일정으로 준비하면 좋아요.
차로 이동한다면 주차 공간도 이용할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하면 되겠어요.
설악동 일대는 설악산을 찾는 사람들이 오가는 지역이라, 권금성 하나만 보고 돌아오기보다는 주변 코스와 함께 일정을 짜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어요. 시간을 넉넉히 잡고 움직이면 산성 터와 주변 풍경을 여유 있게 둘러볼 수 있을 거예요. 무리해서 서두르기보다는 능선의 전망을 천천히 즐기는 편이 더 기억에 남을 거예요.
설악산 국립공원을 찾는 김에 권금성까지 함께 코스에 넣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설악동에서 시작하는 산행
권금성의 주소지인 설악동은 설악산 국립공원의 관문 역할을 하는 마을이에요. 강원특별자치도 속초시에 속해 있고, 설악산으로 향하는 여러 코스가 이 일대에서 시작되곤 해요. 권금성을 찾아가는 길에 자연스럽게 설악동의 분위기도 함께 느껴볼 수 있어요.
처음 설악산을 찾는 사람이라면 설악동에서부터 천천히 분위기를 익히며 움직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설악산은 사계절 내내 서로 다른 풍경을 보여주는 산으로 잘 알려져 있어요. 봄에는 신록이, 가을에는 단풍이 능선을 물들이고, 겨울에는 눈 덮인 봉우리가 장관을 이루는 것으로 유명해요. 권금성을 찾는 시기에 따라서도 눈에 담기는 풍경이 사뭇 달라질 거예요.
이런 계절의 변화를 곁에서 느낄 수 있다는 것도 설악산 자락에 자리한 권금성을 찾는 이유 중 하나예요.
다만 이런 계절별 특징은 설악산 전체에 해당하는 일반적인 이야기이고, 권금성 산행 당일의 기상이나 등산로 상태는 그날그날 다를 수 있어요. 그러니 출발 전에는 국립공원 관리사무소를 통해 최신 정보를 확인하고 움직이는 게 안전해요. 미리 확인하고 나서면 날씨나 상황 변화에도 여유 있게 대처할 수 있을 거예요.
여유를 갖고 준비해서 나선다면 권금성에서의 시간이 더 기억에 남을 거예요.
전설과 기록이 함께 남은 권금성, 능선 위에서 만나는 풍경까지 천천히 즐기고 오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