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웹진서산 인사이드 · 2026-09-08 · 읽는 시간 4분

언론을 가진 두 충신의 죽음을 추모하다,
성암서원

직언의 죄로 목숨 잃은 유숙과 김홍욱을 기리는 300년의 서원

언론을 가진 두 충신의 죽음을 추모하다, 성암서원
서산 현지 사진

충청남도 서산시 읍내동, 성암1로에 자리한 성암서원은 처음엔 이름만 봐서는 그곳의 무게감을 짐작하기 어려워요. 하지만 이 서원은 시대를 달리하며 나라에 직언을 했다가 죽음을 맞이한 두 명의 충신을 추모하기 위해 세워진 곳입니다. 고려의 유숙과 조선의 김홍욱, 서로 다른 시대에 살았지만 공통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잃지 않다가 그 죄값으로 목숨을 잃었던 두 인물입니다.

고려 문신 유숙, 신돈의 손에 죽다

성암서원 내 건축물
성암서원 내 건축물

유숙은 1324년에 태어나 1368년에 사망한 고려 문신이에요. 홍건적의 난이 조국을 휩쓸던 시대, 그는 나라를 지키는 일에 직접 나서 공을 세웠습니다. 그 공으로 서령군에 봉해졌고 일등공신의 칭호까지 받았어요.

한 나라의 영웅이 되어야 할 인물이었습니다. 하지만 공민왕 14년, 1365년의 어느 날, 상황이 180도 뒤바뀌었어요.

당시 공민왕을 좌지우지하던 권신 신돈이 유숙의 충직함을 위협으로 느꼈던 것 같아요. 왕의 귀에만 들리는 직언과 그로 인한 명령 불이행, 그런 저항이 신돈의 눈에는 반역처럼 보였을 겁니다. 결국 유숙은 신돈에게 교살당했어요.

나라를 지킨 공신이 권신의 손에 죽는, 그런 역사적 비극이 벌어진 것입니다.

조선 문신 김홍욱, 직언으로 생을 마감하다

역사를 간직한 서원의 모습
역사를 간직한 서원의 모습

300년의 세월이 흘러 조선시대로 넘어갑니다. 김홍욱은 1602년에 태어났고, 조선 중기의 문신으로서 황해도 관찰사 등 여러 벼슬을 거쳤어요. 그 역시 유숙처럼 왕에게 직언을 하는 관리였습니다.

하지만 그 직언이 효종의 심기를 건드렸고, 결국 죽음으로 이어졌습니다. 역사에 남겨진 그의 마지막 말은 참으로 무겁습니다. '언론을 가지고 살인하여 망하지 않은 나라가 있었는가'라는 질문이었어요.

직언의 죄로 목숨을 잃으면서도 나라의 앞날을 걱정했던 겁니다.

두 충신을 기리다, 성암서원의 창건과 역사

유숙과 김홍욱, 시대는 달랐지만 죽음의 무게는 같았습니다. 그들을 추모하기 위해 숙종 45년인 1719년에 성암서원이 세워졌어요. 그리고 2년 뒤인 경종 1년(1721년)에는 나라에서 '성암서원'이라는 현판을 내려 사액서원(국가에서 인정한 서원)의 지위를 얻게 됩니다.

이는 단순한 지방의 추모시설이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인정한 역사적 공간이 되었다는 뜻이에요.

그러나 역사는 이 서원에 또 다른 시련을 가져다주었습니다. 고종 8년인 1871년, 흥선대원군이 전국의 서원을 철폐하는 명령을 내린 것이에요. '서원철폐령'이라 불리는 이 정책으로 성암서원도 사라져야 했습니다.

하지만 지역민들의 추모 의지는 꺾이지 않았어요. 1924년, 또 다른 변화의 한복판에서도 이 서원은 다시 세워졌습니다.

오늘의 성암서원, 300년의 제사를 이어오다

현재 성암서원의 배치는 그 정신을 담아내도록 설계되어 있어요. 대문 격인 외삼문을 들어서면 동재와 서재가 마주 보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이는 선비들이 학문을 하며 머물 수 있는 공간이에요.

그리고 그 뒤편에는 유숙과 김홍욱의 위패를 모신 사당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두 인물을 기리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정신을 본받고자 했던 사람들이 함께 모여 학문을 닦고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던 공간이었던 것입니다.

무엇보다 성암서원은 여전히 살아있는 추모 공간입니다. 해마다 2월과 8월에 정기적으로 제사를 지내고 있거든요. 300년이 가까워지는 세월 속에서도 두 충신의 죽음을 기억하고, 그들의 직언 정신을 되살펴보려는 의지가 계속되고 있다는 뜻이에요.

도시전설 팁
성암서원의 정확한 개방 시간, 입장료, 관광 예의사항은 방문 전에 서산시 관광 공식 자료나 최신 안내로 꼭 확인하세요. 2월과 8월의 제사 시간이나 특별 행사도 미리 문의하면 서원의 문화적 의미를 더욱 깊이 있게 만날 수 있습니다.
직언의 무게를 잃지 않았던 두 충신을 기리는 성암서원. 그곳을 지나며 '언론을 가지고 살인하여 망하지 않은 나라가 있었는가'라는 김홍욱의 질문이 오늘도 울려 퍼집니다.
#성암서원#서산관광지#유숙#김홍욱#조선서원
글 · 도시전설 편집부 · 2026-09-08 발행링크 복사카카오톡 공유
함께 둘러보면 좋은 지역전국 118개 지역 인덱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