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웹진물 좋은 스팟 · 2025-10-28 · 읽는 시간 5분

빈손으로 오지 말앙,
예약부터 챙겨영 오라

제주시 조천읍에 있는 오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포함되며 용암동굴계의 발원지로 알려진 거문오름에서 만나는 예약제 숲길

빈손으로 오지 말앙, 예약부터 챙겨영 오라
제주 현지 사진

안녕하세요, 저는 제주 오름에서 백 년째 살고 있는 감귤 요정 귤이예요. 오늘은 오름 중에서도 조금 특별한 대접을 받는 곳, 거문오름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해요. 제주시 조천읍 쪽으로 가다 보면 이름은 자주 듣게 되는데, 막상 가려면 절차가 있다는 이야기에 발걸음을 돌린 분들도 많으실 것 같아요.

저는 오름 위에서 백 년을 살아온 요정이지만, 거문오름 이야기를 할 때마다 조금 다른 마음이 들어요. 다른 오름들은 언제든 훌쩍 올라가 볼 수 있는데, 이 오름만큼은 미리 준비하고 찾아가야 하거든요. 그런데 저는 그 '미리 준비하는 절차'야말로 거문오름을 거문오름답게 만들어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오늘은 그 이야기를 천천히 풀어볼게요.

조천읍에 자리한, 유네스코가 품은 오름

거문오름은 제주시 조천읍에 자리한 오름이에요. 제주에는 크고 작은 오름이 정말 많은데, 그중에서도 거문오름은 조금 다른 이름표를 하나 더 달고 있어요. 바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알려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지역에 포함된 오름이라는 점이에요.

저도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오름 하나가 세계유산이라니' 하고 놀랐는데, 알고 보니 이 오름이 품고 있는 이야기가 꽤 깊더라고요. 제주에 오름이 워낙 많다 보니 저도 다 안다고는 말 못 하는데, 그중에서 이렇게 세계유산이라는 이름표까지 달게 된 오름은 흔치 않다고 하니 거문오름이 얼마나 각별하게 여겨지는 곳인지 짐작이 가더라고요.

거문오름이 특별하게 여겨지는 이유 중 하나는, 이 오름이 제주 곳곳에 뻗어 있는 용암동굴계의 발원지로 알려져 있다는 점이에요. 예전에 만장굴 이야기를 하면서 땅속에 숨어 있는 용암동굴에 대해 말씀드린 적이 있었는데, 그 동굴들이 시작된 자리가 바로 이 거문오름 쪽이라고 전해지고 있어요. 오름 하나가 그 밑으로 이어지는 여러 동굴의 시작점이라니, 저는 이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땅 밑에서 벌어졌을 오래된 시간이 새삼 궁금해져요.

눈에 보이는 건 그저 나무가 우거진 오름 하나인데, 그 아래로 얼마나 긴 길이 뻗어 있을지 상상하면 조금 아찔하기도 하고요.

땅 위에 서 있는 오름 하나가, 땅속 저 멀리까지 이어지는 길의 시작점이었다니. 저는 이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거문오름을 다시 보게 돼요.

예약이 지켜주는, 숲다운 숲

거문오름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하나 더 있어요. 바로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는 점이에요. 다른 오름처럼 마음 내킬 때 훌쩍 올라가 볼 수 있는 곳이 아니라, 미리 탐방을 신청해야 들어갈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어요.

게다가 하루에 오를 수 있는 탐방객 수도 정해져 있다고 전해지는데,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저는 조금 번거롭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오름이라면 그냥 바람 따라 발길 닿는 대로 올라가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 절차야말로 거문오름을 거문오름답게 지켜주는 것 같더라고요. 하루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 수가 정해져 있으니, 숲 안쪽이 늘 붐비지 않고 차분한 상태로 유지될 수 있는 거죠. 그렇게 지켜진 덕분인지 거문오름 숲은 사람의 손을 덜 탄, 원시림에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다고 전해져요.

다른 곳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우거진 숲길과 오래된 나무들을 볼 수 있다고 하니, 저는 이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얼른 한 번 걸어보고 싶어져요. 조용한 게 그저 사람이 적어서가 아니라, 애초에 숲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사람을 들이는 방식으로 지켜지고 있다는 게 저는 참 마음에 들어요. 저는 오름 위에서 오래 살아온 요정이라 그런지, 이렇게 방식 하나로 숲의 모양이 지켜진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왠지 뭉클해지더라고요.

사전예약제 운영하루에 들어갈 수 있는 탐방객 수가 정해져 있다고 알려져 있어요

거문오름, 걸어보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것들

거문오름은 정해진 인원만 들어갈 수 있는 만큼, 아무 때나 불쑥 찾아가면 입구에서 발길을 돌려야 할 수도 있어요. 저도 이 부분은 조심스럽게 말씀드리고 싶은데, 정확한 예약 방법이나 하루 정원 같은 세부 사항은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하니, 제가 여기서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대신 거문오름에 가보고 싶으시다면, 방문 전에 예약 방법을 꼭 한번 확인해보시길 추천드려요.

그래야 헛걸음하지 않고 이 오름이 품고 있는 숲을 제대로 만나실 수 있을 거예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렇게 절차를 지켜가며 들어가야 하는 곳일수록, 막상 그 안에 들어섰을 때 느껴지는 감동이 더 크다고 생각해요. 줄을 서지 않고, 붐비지 않는 숲길을 천천히 걸으면서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빛을 보고 있으면, 그 시간만큼은 오롯이 숲과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유네스코가 품은 오름이자 용암동굴계의 시작점이라는 거창한 이야기를 다 몰라도, 그저 조용한 숲길을 걷고 싶은 날이라면 거문오름이 좋은 선택지가 되어줄 거라고 생각해요.

다만 그 문을 열기 위해서는 미리 준비하는 손길이 필요하다는 것, 이것 하나만 기억해두시면 좋을 것 같아요.

도시전설 팁
거문오름은 사전 예약이 꼭 필요한 곳으로 알려져 있어요. 예약 없이 갔다가는 들어가지 못할 수도 있으니, 방문 전에 예약 방법과 절차를 꼭 확인해보시는 걸 추천해요. 예약 방식이나 하루 정원은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하니, 최신 안내를 다시 한번 챙겨보시고 움직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오늘은 거문오름 이야기를 이만큼 꺼내봤수다. 예약부터 챙기는 거, 잊지 말아마씀. 담에는 또 다른 오름 이야기 하나 챙겨 올 거난, 기대해도 좋수다.
글 · 도시전설 편집부 · 2025-10-28 발행링크 복사카카오톡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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