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의 거리에서 축제의 무대가 된 광주 충장로
읍성시대 남북대로부터 추억의 충장축제까지, 광주 충장로를 살펴봐요

광주 동구 서석로 37, 충장로1가에 자리한 충장로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를 대표하는 번화가로 꼽히는 거리예요. 흔히 서울의 명동에 비길 만한 곳으로 소개되곤 하는데, 도심이 커지면서 곳곳에 새로운 번화가가 생겨나도 충장로가 지역의 중심이라는 사실만큼은 변하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가 전해져요. 짧은 거리 하나에 읍성시대부터 일제강점기, 민주화운동, 지금의 축제까지 다양한 시간이 쌓여 있어서, 오늘은 그 결을 하나씩 따라가 볼게요.
읍성시대 대로에서 상가 거리로
충장로는 읍성시대에 남문과 북문을 잇던 광주의 대표적인 남북대로였어요. 성안에 자리하고 있어서 예전에는 따로 이름을 붙일 필요 없이 그냥 '시내'라고 불렸다고 하니, 이 거리가 얼마나 오래전부터 광주 도심의 중심축 역할을 해왔는지 짐작할 수 있어요.
지금과 같은 상가 거리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건 일제강점기 직후인 1911년부터예요. 일본인이 지금의 산업은행 건너편 자리에 '여목'이라는 상호로 일용 잡화점을 낸 것이 그 효시라고 전해져요. 이후 충장로 1가를 중심으로 일본인들의 상가가 하나둘 들어섰는데, 구 도청 자리에 일제 총독부가 있었던 점이 이들이 상권을 장악할 수 있었던 배경이 됐다고 해요.
'충장로'라는 이름은 임진왜란 때 의병장으로 활약한 김덕령 장군의 시호에서 따온 것이에요. 거리에 처음 세워진 가로등이 석유 등잔불이었다는 이야기도 함께 전해지고요. 이후 양장점과 양복점, 요식업과 서비스업이 일찍부터 한곳에 모이면서 많은 젊은이들을 끌어들였고, 당대 유행을 이끌던 이들로 북적였던 충장로는 자연스레 유행의 거리, 젊음의 거리로 불리게 됐다고 해요.
우다방, 거리가 품은 기억
충장로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 바로 '우다방'이에요. 충장로가 가장 번성했던 7~80년대, 그 시절 유행하던 다방에 빗대 우체국을 우다방이라고 부른 데서 붙은 이름이라고 해요. 1963년에 완공된 이 우체국은 당시로서는 드물게 냉난방을 갖춘 대형 건물이어서, 가난한 연인들이나 학생들에게는 둘도 없는 만남의 장소였다고 전해져요.
우다방은 단순한 만남의 장소를 넘어 광주의 역사와 함께해온 공간이기도 해요. 1980년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에는 시위 군중들의 예비 집결지이자 정보 교류처, 대피처 역할을 했다고 전해져요.
거리 하나에 도시의 오랜 기억이 겹겹이 쌓여 있다는 걸, 충장로를 걷다 보면 자연스레 느끼게 돼요.
지금도 우다방 자리는 자신의 주장을 알리고 싶은 시민들이나 각종 단체들이 행사나 집회를 여는 곳으로 쓰이고 있다고 해요. 충장로를 걷다가 사람들이 모여 있는 모습을 본다면, 이런 오랜 쓰임새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면 돼요.
매년 10월, 추억의 충장축제
충장로는 2004년부터 매년 10월마다 '추억의 충장축제'가 열리는 무대이기도 해요. 축제의 가장 큰 볼거리는 '충장 월드퍼레이드'인데, 지역별로 서로 다른 테마를 내세운 참가팀들이 쉴 새 없이 거리를 행진한다고 해요.
퍼레이드 구성도 다채로운데, 경연 퍼레이드와 영화 콘셉트 퍼레이드, 아시아 국가 퍼레이드 등 여러 형태가 이어진다고 해요. 테마별로 준비한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장로 거리 전체가 축제의 무대로 바뀌는 셈이에요.
축제 기간에는 70~80년대 충장로의 모습을 재현한 추억의 테마거리도 함께 조성돼요. 옛날 다방에서 차를 마시거나 흑백사진관에서 사진을 찍어보는 레트로 체험을 할 수 있는데, MZ세대를 비롯한 다양한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해요. 놀이성과 일탈을 통한 해방감, 공동체로서의 대동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이 축제가 지닌 특징이라고 하니, 10월에 광주를 찾는다면 일정을 한번 맞춰보는 것도 좋겠어요.
찾아가는 길과 둘러볼 때 참고할 점
충장로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서석로 37, 충장로1가에 자리하고 있어요. 구 도청 자리와도 가까운 도심 한복판이라, 원도심을 둘러보는 김에 함께 들르기 좋은 위치라고 할 수 있어요.
주차는 민영 주차장을 이용하면 가능하다고 해요. 유아차 대여나 신용카드 결제에 대해서는 따로 안내된 정보가 없으니, 궁금하면 방문하려는 가게에 직접 문의해보는 게 가장 정확해요.
충장로는 '관광지'로 분류되지만 실제로는 여러 상가가 모인 거리 전체를 가리키는 공간이에요. 그래서 영업시간과 휴무일도 상가별로 다르다고 하니, 들르고 싶은 가게가 있다면 미리 확인하고 움직이는 걸 추천해요. 거리 자체는 늘 열려 있는 공간이니, 상가 운영 시간과 상관없이 산책하듯 둘러보는 것도 충장로를 즐기는 방법이 될 수 있어요.
오랜 이야기를 품은 거리를 걷다 보면, 광주의 지난 시간도 함께 만나게 될 거예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