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온이 태어난 집,
거창 동계종택의 겹지붕 이야기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에서 추위와 비를 견디며 지어진 조선 후기 양반가

경상남도 거창군 위천면에는 조선 중기의 문신 정온이 태어난 집, 동계종택이 자리하고 있어요. 후손들이 1820년에 다시 지어 지금의 모습을 갖췄고, 사당에는 정온의 신위가 모셔져 있대요. 사방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에 자리한 집이라, 건축 방식에도 이 지역만의 특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답니다.
위천면 산골에 자리한 정온의 생가
동계종택의 주소는 경상남도 거창군 위천면 강동1길 13이에요. 위천면은 사방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지형에 속해 있어서, 같은 남쪽 지방이라도 다른 곳보다 겨울 추위가 매서운 편이라고 해요. 이런 지리적인 조건은 뒤에서 살펴볼 집의 건축 방식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쳤어요.
먼저 이 집이 어떤 사연을 담고 있는지부터 하나씩 짚어볼게요.
동계종택은 조선 중기의 문신 정온이 태어난 집이라고 해요. 정온이 세상을 떠난 뒤 오랜 시간이 지나 후손들이 1820년에 집을 다시 지었고, 그 결과가 지금 우리가 볼 수 있는 동계종택의 모습이라고 해요. 종택이라는 이름은 한 집안의 뿌리가 되는 큰 집, 즉 종가의 자리를 가리키는 말이에요.
사당에는 정온의 신위가 모셔져 있어서, 후손들에게는 지금도 조상을 기리는 공간으로 이어지고 있답니다.
이렇게 한 인물이 태어난 자리에 후손들이 다시 집을 짓고 사당을 갖춘 경우는, 조선시대 양반가에서 조상을 기리던 방식을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어요. 동계종택은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어서, 개인 소유의 고택이면서도 공공의 문화유산으로 함께 관리되고 있는 셈이에요. 다음으로는 이 집이 어떤 구조로 지어졌는지, 다른 지역 고택과는 어떻게 다른지 살펴볼게요.
추위와 비를 함께 견딘 겹집과 눈썹지붕
위천면은 사방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라서 남쪽 지방임에도 겨울 추위가 심한 편이라고 해요. 이런 기후에 대응하기 위해 동계종택은 북방식인 겹집 형태로 지어졌어요. 겹집은 방과 방 사이의 공간을 줄여 집 안의 온기를 오래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구조로, 추운 지방의 전통 가옥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방식이라고 해요.
남쪽 지방에서는 흔치 않은 이런 구조가 동계종택에 쓰였다는 점이 이 집의 첫 번째 특징이에요.
여기에 더해 위천면은 호서지방, 그러니까 충청 지역과도 가까워 비가 잦은 편이었다고 해요. 비를 피하기 위해 사랑채의 누마루는 겹지붕 형태로 지어졌는데, 이런 구조를 눈썹지붕이라고 부른다고 해요. 지붕 하나로는 빗물을 충분히 막기 어려웠던 자연 조건을, 지붕을 겹쳐 짓는 방식으로 해결한 셈이에요.
이런 눈썹지붕 구조는 고건축학적으로도 특이한 사례로 꼽힌다고 하니, 방문한다면 사랑채 지붕을 유심히 살펴보는 것도 좋겠어요.
산이 사방을 두르고, 지붕이 두 겹으로 하늘을 막아선 집
사랑채는 건물이 꺾이는 부분을 누마루로 꾸미고, 그 위에 눈썹지붕을 얹은 점이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이에요. 추위를 막는 겹집 구조와 비를 막는 겹지붕 구조가 한 집 안에 함께 담겨 있다는 것은, 이 지역의 기후가 그대로 건축에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어요. 같은 조선시대 고택이라도 지역의 기후와 지형에 따라 이렇게 다른 해법을 찾았다는 점이 동계종택을 둘러보는 재미 중 하나예요.
남쪽과 북쪽 건축양식이 함께 있는 집
동계종택의 안채와 사랑채는 앞서 말한 것처럼 북부지방 가옥의 특징인 겹집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북부지방 양식만 있는 것은 아니에요. 기단은 낮게, 툇마루는 높게 설치한 점은 오히려 남부지방 고유의 특징이라고 해요.
한 집 안에 서로 다른 지역의 건축 방식이 함께 녹아 있는 셈이에요.
이렇게 북쪽과 남쪽의 특징이 한 집에 함께 나타나는 경우는 흔치 않아서, 동계종택은 학술적으로도 가치가 크다고 알려져 있어요. 조선 후기 양반주택을 연구하는 데 좋은 자료로 쓰인다고 하니, 건축이나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에요. 겹집이라는 큰 틀은 유지하면서도 기단과 툇마루에서는 남쪽 지방의 방식을 따른 점을 비교해보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어요.
고택을 둘러볼 때는 안채와 사랑채를 오가며 지붕과 기단, 툇마루의 높이를 하나씩 비교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한옥에 익숙하지 않은 분이라도, 눈썹지붕처럼 눈에 띄는 구조물부터 찾아보면 이 집이 왜 특별한지 조금 더 쉽게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사당까지 함께 둘러보면 정온의 신위가 모셔진 공간도 확인할 수 있답니다.
방문 전에 확인해두면 좋은 것들
동계종택은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어서 일반적으로 관람이 가능해요. 다만 소유주 등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관람이 제한될 수 있다고 하니, 이 점은 꼭 염두에 두는 게 좋아요. 방문 계획을 세우기 전에 거창군청 문화예술과로 미리 연락해보면 그날의 관람 가능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요.
이용시간에 대해서는 정확한 시간이 따로 안내되어 있지 않고, 자세한 사항은 전화로 문의하도록 되어 있어요. 정확한 시간을 모른 채 찾아갔다가 헛걸음하지 않으려면, 출발 전에 문의처로 한 번 확인하고 가는 것을 추천해요. 휴무일은 연중무휴로 안내되어 있어서 날짜 걱정 없이 찾아갈 수 있다는 점은 다행이에요.
주차는 가능하다고 안내되어 있어서 차로 이동하기에도 무리가 없어요. 위천면은 거창군 안에서도 산으로 둘러싸인 지역인 만큼, 내비게이션으로 강동1길 13을 검색해 여유 있게 출발하는 것을 권해요. 고택 한 채를 천천히 둘러보는 데 생각보다 시간이 걸릴 수 있으니, 일정을 너무 빠듯하게 잡지 않는 것도 좋은 팁이에요.
정온이 태어나고 후손들이 지켜온 집, 눈썹지붕 아래서 잠시 걸음을 멈춰보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