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웹진›미녀가 누워있는 형상, 거창 미녀봉의 전설
Spot Light거창 웹진 · 거창 인사이드 · 2026-10-07 · 읽는 시간 5분

미녀가 누워있는 형상,
거창 미녀봉의 전설

여인의 긴 머리를 닮은 산세와 전설 두 편을 따라가 봐요

미녀가 누워있는 형상, 거창 미녀봉의 전설
거창 현지 사진

경상남도 거창군 가조면 기리2길에 자리한 미녀봉은 이름 그대로 산의 능선이 여인의 몸매를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에요. 미녀산이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도 불리는 이 산에는 서로 다른 두 가지 전설까지 전해지고 있어서, 산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 들어요. 산세를 눈으로 짚어보는 재미와 전설을 하나씩 따라가보는 재미, 두 가지를 함께 누릴 수 있는 곳이니 어떤 이야기들이 숨어 있는지 차례로 짚어볼게요.

산줄기가 그려낸 여인의 실루엣

미녀봉
미녀봉

미녀봉은 미녀가 머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누워 있는 형상처럼 보인다고 해서 미녀산이라는 이름을 함께 얻었어요. 산을 이루는 봉우리들이 차례로 이어지면서 여자의 긴 머리카락이 흘러내리는 선을 만들어내고, 그 아래로는 또렷한 얼굴의 윤곽선까지 드러난다고 하니 흔히 볼 수 없는 산세인 셈이에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산줄기는 볼록하게 솟아오른 가슴과 배의 모양까지 뚜렷하게 보여준다고 해요.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마치 사람이 편안히 누워 있는 자세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는 점이, 미녀봉이 오랫동안 미녀산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온 이유예요.

체크리스트
긴 머리처럼 흐르는 능선
또렷한 얼굴 윤곽선
볼록한 가슴과 배의 굴곡

이름만 듣고 산의 생김새를 짐작하기보다는, 실제로 산을 마주하고 능선을 하나씩 따라가며 머리와 얼굴, 가슴과 배로 이어지는 선을 눈으로 확인해보는 것이 미녀봉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에요. 어느 능선이 어느 부분을 가리키는지 미리 알고 가면 눈에 훨씬 잘 들어올 거예요. 같은 산이라도 어느 방향에서 보느냐에 따라 조금씩 다른 인상으로 다가올 수 있으니, 천천히 둘러보면서 자신만의 그림을 그려보는 것도 좋아요.

하늘의 벌로 산이 된 장군과 옥황상제의 딸

미녀봉에 전해지는 첫 번째 전설은 아주 먼 옛날 이곳이 바다였던 시절의 이야기예요. 어느 장군이 탄 나룻배가 바다 위를 표류하게 되었고, 이를 본 옥황상제가 자신의 딸을 지상으로 내려보내 장군을 구하게 했다고 전해져요. 바다였다는 설명 덕분에, 지금의 산줄기를 보면서도 한때는 이 일대가 물에 잠겨 있었을 모습을 함께 떠올려보게 돼요.

산 하나에 두 개의 이야기가 나란히 누워 있어요

그렇게 구조된 장군과 옥황상제의 딸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다고 해요. 하지만 딸이 인간과 사랑에 빠진 것을 알게 된 옥황상제는 크게 노하였고, 두 사람에게 영원히 산의 모습으로 형상화되어 누워 있으라는 벌을 내렸다고 전해져요.

결국 장군과 옥황상제의 딸은 그 벌로 인해 지금의 미녀봉이 되었다는 것이 이 전설의 결말이에요. 바다였던 자리가 산으로 바뀌고, 서로 사랑했던 두 사람이 영원히 산의 형상으로 남았다는 이야기를 떠올리며 산을 바라보면 능선 하나하나가 다르게 느껴질 거예요.

어머니의 병을 고치려던 처녀와 산신의 전설

미녀봉에는 또 하나의 전설이 함께 전해지는데, 이번에는 한 처녀의 이야기예요. 예쁜 처녀가 병을 앓고 있는 어머니를 고치기 위해 미녀산에만 있는 약초를 구하러 산을 올랐다고 해요. 약초가 다른 곳이 아닌 미녀산에만 있었다는 설정에서, 이 산이 오래전부터 특별한 산으로 여겨졌음을 짐작해볼 수 있어요.

약초를 찾아 산을 헤매던 처녀는 안타깝게도 뱀에 물려 목숨을 잃고 말았다고 전해져요. 어머니를 살리겠다는 마음으로 산을 올랐던 처녀의 죽음을 가련히 여긴 산신이, 처녀의 모습을 그대로 본떠 만든 산이 바로 미녀봉이라는 이야기예요.

두 전설 모두 결말은 산이 되는 것으로 맞닿아 있지만, 하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벌이고 다른 하나는 땅에서 있었던 효심과 안타까움이 담긴 이야기라는 점이 서로 달라요. 어느 전설을 먼저 떠올리며 산을 보느냐에 따라 미녀봉이 조금씩 다르게 다가올 수 있어요.

가조면 기리2길에서 오도산자연휴양림, 합천호까지

미녀봉은 경상남도 거창군 가조면 기리2길에 자리하고 있어요. 거창군은 경상남도 안에서도 산이 많은 고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어서, 미녀봉처럼 산줄기 하나하나의 생김새가 또렷하게 드러나는 산을 만나기 좋은 지역이기도 해요.

미녀봉 인근에는 오도산자연휴양림과 합천호가 있어서, 미녀봉만 보고 돌아오기보다는 두 곳을 함께 묶어 하루 일정을 짜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산을 보고 전설을 따라가본 다음, 가까운 자연휴양림이나 합천호 주변의 풍경까지 함께 둘러보면 하루가 한층 풍성해질 거예요.

다만 미녀봉은 주차가 불가능한 곳으로 안내되어 있어서, 자동차로 이동한다면 이 점을 미리 고려해 두는 것이 좋아요. 정확한 접근 방법이나 주차와 관련한 안내는 방문 전에 거창군청 관광과로 한 번 확인해보는 것을 추천해요.

Cityzine 팁
미녀봉은 상시 개방되어 있고 연중무휴로 운영되고 있어서 따로 개방 시간을 확인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다만 주차는 불가능한 곳이니 자동차로 이동한다면 이 점을 꼭 염두에 두시고, 접근 방법이나 그밖에 궁금한 점은 거창군청 관광과(055-940-3420)로 문의해보세요.
산 하나를 보면서 전설 두 편을 함께 만나는 하루, 미녀봉에서 보내보세요 🙂
#미녀봉#거창 가조면#관광지#전설#합천호
글 · Cityzine 편집부 · 2026-10-07 발행링크 복사공유하기

함께 읽으면 좋은 이야기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