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고정,
고려 말 역사가 고여 있는 마산의 우물
원나라 둔진군이 파낸 우물, 근대까지 마을의 생활용수로 쓰인 자산동의 이야기

창원 마산합포구 자산동에 조용히 서 있는 몽고정이라는 우물이 있다는 걸 아시나요. 요즘 세대에는 낯설 수 있지만, 고려 말부터 근대까지 700년이 넘게 마을 사람들의 삶에 함께했던 공간이에요. 이름 자체가 흥미로워서, 그 뒤에 숨겨진 역사 한 편을 정리해봤어요.
고려 말, 원나라 세조의 일본 원정 기지에서 태어난 우물
몽고정의 시작은 생각보다 격동적이에요. 고려 말 충렬왕 7년(1281년경)에 원나라 세조가 일본 원정을 준비하면서, 현재의 자산동 일대에 '환주산'이라는 지역에 둔진을 설치했다고 해요. 몽고정은 바로 이곳의 몽고군(원나라 군대)이 군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파낸 우물로 추정되고 있어요.
일본 정벌이 2차에 걸쳐 실패로 돌아갔지만, 그때 남겨진 이 우물이 이후 수백 년 동안 마을의 생명줄이 되었다는 게 역사의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물 근처에서는 '몽고정 맷돌'이라고 불리는 지름 1. 4m 정도의 원방형 돌이 발견되었어요. 원래는 방아를 갈던 맷돌로 쓰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당시 군사 기지의 생활을 짐작해볼 수 있는 물건이에요.
이름 붙여진 것도 흥미로운데, 우물 곁에 '몽고정'이라 새긴 석비는 1932년에 마산 고적 보존회가 세운 것이라고 해요. 그 이전에는 이 우물을 '고려정'이라 불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요.
물맛이 좋아 근대까지 마을의 공동 생활용수로 쓰인 우물
지금은 나무 덮개가 덮여 있지만, 근대까지만 해도 몽고정은 단순한 역사 유적이 아니라 살아 있는 삶의 공간이었어요. 인근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공동 생활용수였고, 물맛이 좋기로도 유명해서 심지어 마산의 간장 공장에서까지 물을 길어다 사용했다고 해요. 한 우물이 마을 전체를 어우르던 시대의 모습을 상상해보면, 지금의 우리 생활과는 정말 다른 풍경이에요.
몽고정을 찾을 때는 무학초등학교 뒤쪽의 마산시립박물관 일대를 기준으로 생각하시면 돼요. 지명 자체가 이미 오래되었으니, 방문 전에 동네 주민이나 박물관에 한 번 물어보고 가시면 좀 더 수월할 것 같아요. 700년 전 원나라 군사 기지의 우물이 아직도 그 자리에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지 않나 싶어요.
오늘날의 몽고정을 만나러
현재 몽고정은 나무 덮개가 덮혀 있어서, 우물을 직접 들여다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바로 옆의 석비를 보면서 700년의 시간이 한 우물에 얼마나 진하게 묻어나 있는지 느낄 수 있어요. 역사를 좋아하시거나 마산의 근현대사에 관심 있으신 분이라면, 박물관과 함께 둘러보시는 것도 좋은 코스가 될 것 같아요.
마산합포구 자산동은 몽고정 외에도 마산시립박물관, 무학산 등 문화유산과 자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지역이에요. 반나절 일정으로 인근을 함께 둘러보면서 마산의 역사를 느껴보시는 여행을 추천드려요.
700년 세월이 우물에 고여 있는 곳이에요. 마산의 깊은 역사를 느껴보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