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암,
배산 자락에서 지역을 돌보는 절
토곡절에서 영주암으로, 이름에 담긴 사연을 따라가봤어요
부산 수영구 배산 자락에 자리한 영주암은 도심 한가운데 있으면서도 산사의 고요함을 품고 있는 절이에요. 대한불교조계종 본사 범어사의 말사로, 부산 중앙부에 위치한 덕분에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라고 해요. 이름부터 신선이 사는 산을 떠올리게 하는 영주암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자료를 찾아 하나씩 정리해봤어요.
토곡절에서 영주암으로, 이름이 바뀐 사연
영주암의 시작은 154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요. 창건 당시에는 토굴 형태의 작은 암자였고, 이름도 토곡절이었다고 전해져요. 지금의 번듯한 절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을 그 시절 풍경이 쉽게 그려지지는 않지만, 그만큼 오랜 시간에 걸쳐 조금씩 지금의 모습을 갖춰왔다는 뜻이기도 해요.
지금의 이름인 영주암으로 다시 태어난 건 1940년, 재창건을 거치면서예요. 주변 경관이 수려하고 수행하기에 적합한 자리라, 마치 중국 설화 속 신선이 머무르며 수행한다는 영주산(瀛州山)의 모습과 비슷하다 하여 영주암(瀛州庵)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해요. 신선이 머무는 산에 빗댈 만큼 경관이 좋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도심 속에서도 이런 자리가 남아 있다는 게 새삼 반갑게 느껴져요.
1972년 중창, 지금의 면모를 갖추다
영주암이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된 건 1972년, 정관스님과 범산스님이 중창을 이끌면서부터예요. 그 이전까지는 작은 인법당 1동만 있었을 뿐이라고 하니, 지금 절 안에 자리한 여러 전각들은 대부분 이 시기 이후에 하나씩 세워진 셈이에요. 작은 인법당 하나에서 시작해 지금의 규모로 커왔다는 걸 알고 나면, 절 마당을 걷는 발걸음이 조금 다르게 느껴질 것 같아요.
지금 영주암은 대웅전, 원통보전, 승방인 화쟁원, 삼성각 등 여러 전각으로 구성돼 있어요. 그중 대웅전은 2층 규모의 다포계 팔작지붕 건물인데, 아래층은 종무소와 공양간으로, 위층은 법당으로 쓰이고 있다고 해요. 한 건물 안에 신도들을 위한 실무 공간과 예불 공간이 층을 나눠 함께 자리하고 있는 구조인 셈이에요.
신선이 머무는 산처럼 수려한 자리 - 영주암이라는 이름에는 그런 바람이 담겨 있어요.
불교사회복지법인 불국토, 지역과 함께하는 절
영주암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사회복지 활동이에요. 이 절은 불교 대중화 사업과 사회복지사업에 특히 적극적인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불교사회복지법인인 '불국토'를 직접 설립해 다양한 복지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해요. 절이 수행의 공간을 넘어 지역사회를 돌보는 역할까지 맡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에요.
불국토가 운영하는 시설도 다양해요. 장애인들의 사회복귀를 돕는 컴넷하우스, 노인 요양원인 상락정배산실버빌을 비롯해 개금종합사회복지관, 양정청소년수련관, 양정재가노인복지센터 등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고 해요. 장애인, 노인, 청소년까지 세대와 상황을 가리지 않고 폭넓게 복지 활동을 펼치고 있는 셈이라, 절 하나가 감당하는 역할치고는 꽤 크다는 생각이 들어요.
경내에 어린이집과 유치원까지
영주암 경내에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그리고 앞서 소개한 노인 요양원인 상락정배산실버빌까지 함께 자리하고 있다고 해요. 절 안에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어르신들의 일상이 함께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면, 이곳이 단순한 종교시설이 아니라 세대를 아우르는 마을 같은 공간이라는 느낌이 들어요.
배산이라는 도심 속 산자락에 이렇게 다양한 시설이 모여 있다는 것도 흥미로운 지점이에요. 절을 찾는 신도들뿐 아니라,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는 부모나 실버빌에 가족을 둔 분들까지, 저마다 다른 이유로 영주암을 드나드는 사람들이 있을 거예요. 그 모든 발걸음이 모이는 자리라고 생각하면 배산 자락의 이 절이 더 특별하게 다가와요.
도심 속 접근성 좋은 절
영주암이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끄는 이유 중 하나는 위치예요. 부산의 중앙부에 자리한 배산 자락에 있다 보니, 시내 어디에서든 비교적 수월하게 찾아갈 수 있는 절로 꼽힌다고 해요. 산속 깊은 곳에 있는 절과 달리, 일상 속에서 잠시 짬을 내어 들르기 좋은 위치라는 점이 영주암만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어요.
범어사의 말사라는 점도 눈여겨볼 만해요. 부산을 대표하는 큰 절인 범어사와 이어져 있으면서도, 영주암은 훨씬 아담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갖고 있다고 해요. 큰 절에서 느끼는 웅장함 대신, 동네 가까이에서 조용히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공간을 찾는 분들에게 잘 어울리는 곳일 것 같아요.
찾아가신다면
영주암은 부산광역시 수영구 망미배산로76번나길에 자리하고 있어요. 정확한 참배 가능 시간이나 이용료 같은 세부 정보는 별도로 확인되지 않으니, 방문 전에 미리 확인하고 가시는 걸 추천해요.
부산 중앙부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은 편이라, 배산 자락을 오르내리는 산책 코스에 절 방문을 더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조용한 산사의 분위기를 느끼면서, 도심 한가운데서도 이런 공간이 지역과 어떻게 어우러져 있는지 함께 살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작은 토굴에서 시작해 지역을 돌보는 절이 된 영주암, 배산을 지나신다면 잠시 들러보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