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웹진부산 인사이드 · 2026-09-02 · 읽는 시간 5분

부산 사상구 약수암,
백양산 자락에서 만난 작은 절

1890년 창건된 절이 지나온 시간을 따라가봤어요

부산 사상구 약수암, 백양산 자락에서 만난 작은 절
부산 현지 사진

부산 사상구를 지나다 보면 백양산 자락 곳곳에 자리한 절들을 만나게 되는데, 약수암도 그 중 하나예요. 대한불교법화종 소속의 사찰로, 크지 않은 규모지만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자리를 지켜온 곳이라고 해서 제가 자료를 찾아보며 하나씩 정리해봤어요. 창건 당시 이야기부터 오랜 세월 이 절을 지켜온 스님의 이야기, 그리고 시기별로 하나씩 늘어난 전각들까지 함께 따라가보려고 해요.

백양산 자락에 자리한 작은 절

약수암
약수암

약수암은 부산광역시 사상구 백양대로804번길에 자리하고 있는데, 주소에서도 알 수 있듯 백양산 자락에 들어선 사찰이에요. 소속은 대한불교법화종으로, 흔히 접하는 조계종 사찰과는 결이 조금 다른 종단의 절이라는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에요. 백양산은 부산 시민들에게 산책과 등산 코스로 익숙한 산인 만큼, 이 절도 오가는 등산객들의 발길과 자연스럽게 이어져 있는 곳이라고 볼 수 있어요.

절이 처음 세워진 건 1890년 무렵으로 전해지는데, 승려 경파가 조청정화·박보리화·서본성월이라는 세 보살과 함께 힘을 모아 창건했다고 해요. 스님 한 사람이 아니라 여러 보살이 함께 뜻을 모아 절을 세웠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여러 사람의 정성이 모여 만들어진 공간이었다는 걸 짐작할 수 있어요. 1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 자리를 지켜왔다고 생각하면, 지금 남아있는 전각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게 느껴져요.

55년을 지킨 청명 스님, 지금의 모습을 만들다

약수암
약수암

약수암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청명 스님이에요. 1950년대부터 이 절에 주석하며 무려 5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자리를 지켰고, 그 사이 여러 차례 불사를 이루며 지금 우리가 보는 약수암의 모습을 갖춰나갔다고 전해져요. 한 스님이 반백 년 넘게 한 절을 지켰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공간에 쏟인 정성의 크기를 짐작하게 돼요.

55년이라는 세월 동안 크고 작은 불사가 이어졌을 텐데, 지금 남아있는 대웅전과 삼성각이 모두 1950년대 초반에 지어졌다는 걸 보면, 청명 스님이 주석을 시작한 시기와 맞물려 절의 기틀이 다져졌다는 걸 알 수 있어요. 한 사람이 오랜 시간 한 자리를 지키며 절을 가꿔온 이야기는, 짧게 스쳐 지나가는 방문객에게도 왠지 모를 든든함을 전해주는 것 같아요.

55년청명 스님이 약수암에 주석하며 불사를 이룬 시간

같은 시절에 나란히 지어진 대웅전과 삼성각

약수암의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로, 지붕은 팔작지붕에 주심포 형식을 갖추고 있다고 해요. 팔작지붕은 지붕면이 앞뒤와 양옆 네 방향으로 각지게 이어지는 한옥의 대표적인 지붕 형태 중 하나로, 격식을 갖춘 전각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구조예요. 1950년대 초에 지어졌다고 전해지니, 청명 스님이 주석을 시작한 시기와 거의 맞물려 있는 셈이에요.

삼성각도 대웅전과 같은 1950년대 초반에 지어졌는데, 규모는 정면 3칸에 측면 1칸으로 대웅전보다는 조금 작은 편이에요. 지붕 형태나 짜임은 대웅전과 마찬가지로 팔작지붕에 주심포 형식을 따르고 있지만, 외벽에 그림이 따로 그려져 있지 않고 오른쪽 외벽에 창방이 하나 나 있는 정도로 비교적 단출한 편이라고 해요. 두 전각을 나란히 놓고 보면, 같은 시기에 지어졌으면서도 규모와 쓰임에 따라 살짝 다른 격을 갖췄다는 걸 알 수 있어 흥미로워요.

1999년, 팔각형으로 새로 지어진 약사전

약사전은 앞선 두 전각과 달리 비교적 최근인 1999년에 지어진 건물이에요. 시멘트로 지은 팔각형 건물인데, 외부에 단청까지 갖추고 있고 벽면 8면 곳곳에 산수·화훼·화조를 소재로 한 벽화가 그려져 있다고 해요. 여덟 개 면마다 다른 그림이 채워져 있다고 하니, 천천히 한 바퀴를 돌며 벽화를 하나씩 살펴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아요.

산수화는 자연의 풍경을, 화훼화는 꽃과 식물을, 화조화는 꽃과 새를 함께 그린 그림을 가리키는데, 이렇게 세 가지 소재가 고루 어우러진 벽화가 팔각 전각을 두르고 있다는 점에서 약사전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느껴져요. 오래된 목조 전각인 대웅전·삼성각과는 다른 재료, 다른 시대의 건축이 한 절 안에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는 것도 약수암을 둘러보는 또 다른 재미예요.

체크리스트
1950년대 초 지어진 대웅전 살펴보기
대웅전과 나란한 삼성각 비교해보기
1999년 지어진 팔각형 약사전 벽화 8면 둘러보기
백양산 산책로와 이어 걷기

약수암을 찾아가신다면

약수암은 부산광역시 사상구 백양대로804번길 42-57에 자리하고 있어요. 정확한 참배 가능 시간이나 이용료 같은 세부 정보는 따로 확인되지 않아서, 방문 전에 지도 앱이나 전화 문의로 한 번 더 확인해보시는 걸 추천해요.

백양산은 부산 시민들이 즐겨 찾는 등산 코스로 잘 알려진 산인 만큼, 등산로와 이어 약수암을 함께 들르는 코스로 계획해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100년 넘게 이 자리를 지켜온 절과 그 안에 담긴 세 개의 전각을 천천히 둘러보다 보면, 시대마다 다른 손길이 쌓여온 시간의 결이 느껴질 거예요.

도시전설 팁
약수암은 백양산 등산로와 가까운 자리에 있어 산행과 함께 들르기 좋아요. 참배 시간이나 이용료 같은 세부 정보는 확인되지 않으니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해요.
백양산 자락에서 13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약수암, 등산길에 잠시 들러보세요 🧭
글 · 도시전설 편집부 · 2026-09-02 발행링크 복사카카오톡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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