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정사,
달음산 자락에 다시 세워진 산사
폐사됐던 절터에서 다시 세워진 달음산 자락 사찰 이야기예요

기장군 일광면 달음산 자락에는 오래전 폐사됐던 절터에 다시 세워진 사찰이 하나 있어요. 바로 옥정사인데요, 제가 자료를 찾아보니 창건과 재건, 그리고 진신사리 봉안까지 여러 겹의 사연을 품고 있는 곳이더라고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하나씩 따라가볼게요.
헌종 1년 창건, 방치됐던 절터의 사연
옥정사(玉井寺)는 조선 헌종 1년, 그러니까 1835년에 처음 창건된 절이라고 해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절은 사라지고 절터만 남아 오랫동안 방치되는 시기를 겪었다고 하니, 지금 우리가 보는 옥정사는 처음 세워졌던 그 절이 그대로 이어져 내려온 게 아니라 한 번 끊어졌다가 다시 이어진 사찰인 셈이에요.
조선 후기에는 억불 정책의 영향으로 크고 작은 사찰이 위축되거나 명맥이 끊기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옥정사 역시 그런 시대의 흐름 속에서 한동안 자리를 비웠던 것으로 보여요. 이렇게 방치돼 있던 절터를 승려 박긍해(朴亘海)가 1907년에 다시 사찰로 되살렸다고 해요.
창건에서 재건까지 시간이 꽤 흘렀다는 점에서, 이 절터가 잊혀지지 않고 다시 사찰로 세워질 수 있었던 데에는 특별한 인연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돼요.
마을 친구의 희사로 시작된 재건
당시 박긍해는 마을 친구에게 희사(喜捨) 받은 옛 절터 부지에 작은 초가집과 토굴을 만들어, 참선하는 승려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했다고 해요. 화려한 전각을 먼저 세운 게 아니라 소박한 초가집과 토굴에서 시작했다는 점이 인상적인데, 수행을 위한 공간으로 조용히 문을 열었던 초창기 모습을 짐작해볼 수 있어요.
마을 친구가 절터를 내어주었다는 대목에서는, 이 재건이 한 사람의 발원만이 아니라 지역 주민의 도움이 함께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이후로도 증축과 개축이 이어지며 지금의 모습을 갖춰왔다고 하니, 여러 시기를 거치며 조금씩 규모를 키워온 사찰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해가 가장 먼저 닿는 산, 달음산
옥정사가 자리한 달음산은 동해 해돋이의 햇살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닿는 산으로 유명하다고 해요. 해맞이 명소로도 잘 알려진 산자락에 사찰이 자리하고 있으니, 이른 아침 산길을 오르며 마주하는 풍경이 남다를 것 같아요. 산 이름부터 해와 관련된 사연을 품고 있다는 점도 흥미로운 부분이에요.
일광면은 바다와 산이 함께 어우러진 기장군의 대표적인 지역으로, 일광해수욕장을 비롯한 해안 명소들과 달음산 산길이 서로 가까이 붙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바다를 먼저 보고 산자락의 사찰을 찾아가는 코스로 하루를 계획해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불국사의 말사라는 점도 눈여겨볼 만해요. 말사란 본사 아래에 속한 작은 절을 가리키는 불교 용어로, 큰 사찰의 신앙·행정 체계 안에서 함께 관리되는 사찰을 뜻한다고 해요. 경주 불국사와 이어진 계보를 가진 사찰이 부산 기장군 산자락에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이 새롭게 다가와요.
버려졌던 절터에서 다시 시작해, 진신사리까지 모시게 된 사찰이에요.
스리랑카에서 모셔온 진신사리
1994년에는 스리랑카에서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셔와 3층 석탑에 봉안했다고 해요. 진신사리는 부처님의 사리를 가리키는 말로, 이를 모신 탑이 있다는 건 그 사찰이 신도들에게 각별한 신앙의 중심지로 여겨진다는 뜻이기도 해요. 국내가 아닌 스리랑카에서 사리를 모셔왔다는 점도 특별한 사연으로 보여요.
창건 이후 오랜 방치기를 거치고, 다시 세워진 뒤에도 초가집에서 시작해 증축과 개축을 거듭하다가 결국 진신사리까지 모시게 됐다는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이 작은 사찰이 걸어온 길이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편백숲 둘레길과 함께 둘러보기
2020년에는 기장군이 옥정사 인근에 편백숲 둘레길을 조성했다고 해요. 산책길과 숲속 쉼터 등 힐링 공간을 함께 마련해두었다고 하니, 참배만 하고 돌아가기보다는 편백숲 사이를 천천히 걸으며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은 곳이 됐어요. 피톤치드 가득한 편백숲을 걷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정확한 관람 시간이나 이용요금, 휴무일 같은 세부 정보는 따로 확인되지 않아서, 방문 전에 다시 한번 확인해보시는 게 좋아요. 기장군 일광면 달음길에 자리하고 있어서, 일광 해수욕장이나 인근 관광지와 함께 묶어 다니기에도 무리 없는 위치예요.
버려졌던 절터에서 다시 일어선 이야기, 편백숲 둘레길과 함께 걸어보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