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외양포 포진지,
마을 전체가 품은 근대 군사유적
가덕도 남단 포구에 남은 러일전쟁의 흔적을 따라가봤어요

부산 강서구 가덕도 남쪽 끝자락에는 외양포라는 작은 포구 마을이 있는데, 마을 전체가 그대로 근대 군사유적으로 남아있는 특별한 곳이에요. 제가 자료를 찾아보니 지금도 주민들이 실제로 살아가는 마을 골목 사이에 백 년도 더 된 옛 일본군 시설이 고스란히 섞여 있다고 해서, 그 사연을 하나씩 정리해봤어요. 조용한 어촌 마을처럼 보이지만 걸음을 옮길 때마다 오래된 이야기와 마주치게 되는 곳이랍니다.
러일전쟁과 함께 시작된 마을의 운명
외양포는 부산광역시 강서구 가덕도 남단에 자리한 포구예요. 1904년 2월 러일전쟁을 일으킨 일본군이 대한해협 일대의 군사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이곳을 군사기지로 설정하면서, 평화롭던 포구 마을의 운명이 완전히 바뀌게 됐다고 해요. 러일전쟁은 만주와 한반도를 둘러싼 패권을 두고 일본과 러시아가 맞붙었던 전쟁으로, 당시 대한해협은 두 나라 함대가 오가는 길목이었던 만큼 군사적으로 중요하게 여겨졌다고 해요.
이 과정에서 원래 외양포에 살던 민가 64호가 강제로 퇴거당했다고 해요. 대대로 포구를 터전 삼아 살아가던 주민들이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비워야 했던 셈이니, 마을 입장에서는 무척 갑작스럽고 아팠을 사건이었을 거예요. 이렇게 비워진 자리에 일본군의 군사시설이 하나둘 들어서면서, 외양포는 어촌 마을에서 군사기지로 완전히 탈바꿈하게 됐어요.
러일전쟁은 1904년부터 1905년까지 이어졌고, 결과적으로 일본이 승리하면서 이후 한반도에 대한 일본의 영향력이 한층 커지는 계기가 됐다고 알려져 있어요.
포병대대가 자리 잡은 해군기지
민가를 퇴거시킨 일본군은 이곳에 해군기지를 구축하기 위해 제3임시축성단이라는 부대를 파견해 공사를 진행했다고 해요. 공사가 마무리된 뒤에는 진해만 요새 포병대대 제2중대가 배치됐고, 곧이어 포병대대본부까지 옮겨오면서 부대 규모가 한층 커졌다고 하고요. 이렇게 외양포는 러시아 함대와의 해전을 대비하는 본격적인 군사기지로 자리 잡게 됐다고 해요.
작은 포구 마을 하나가 통째로 요새로 바뀌었다는 점에서, 당시 이 지역이 군사적으로 얼마나 중요하게 여겨졌는지 짐작해볼 수 있어요. 지금 걸어보면 평범한 시골 마을 같은 느낌이지만, 100여 년 전에는 함포와 병력이 오가던 최전선이었다고 생각하면 눈에 보이는 풍경이 조금 다르게 다가올 것 같아요.
지금도 남아있는 일본식 군사시설
외양포 마을에는 포대 사령부실을 비롯해 관사, 사무실, 막사, 창고 등 군사시설로 추측되는 일본식 건물이 다수 남아있다고 해요. 마을 곳곳에 흩어진 옛 건물들 사이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시절 흔적과 마주치게 되는 구조예요.
더 특이한 점은 이 건물들이 단순히 보존만 되고 있는 게 아니라, 지금도 주민들의 거주 용도로 실제 사용되고 있다는 거예요. 옛 군사시설 안에서 사람이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이 마을을 다른 근대유적지와는 다르게 느껴지게 만드는 부분이에요. 유리벽 너머로 지켜보는 유적이 아니라, 지금도 삶이 이어지고 있는 살아있는 마을인 셈이죠.
이런 이유로 외양포는 국내에서도 흔치 않은 사례로 꼽힐 만해요. 전쟁을 위해 만들어진 시설과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이 한 공간 안에 함께 놓여 있다 보니, 마을을 걷는 것만으로도 근대사의 한 장면을 마주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골목 담벼락이나 지붕의 형태 하나에도 그 시절 건축 방식이 묻어있어서, 천천히 걸으며 살펴볼수록 눈에 들어오는 것들이 많아지는 곳이에요.
포구 마을 전체가 백 년 전 모습을 그대로 품고 있는 곳이에요.
외양포를 둘러볼 때 참고할 점
외양포 포진지는 부산광역시 강서구 대항동, 가덕도 남단에 자리하고 있어요. 정확한 이용시간이나 요금, 휴무일 같은 세부 정보는 따로 확인되지 않아서,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해요.
지금도 주민들이 실제로 거주하고 있는 마을이라는 점을 기억하시고, 골목을 둘러보실 때는 조용히 예의를 지켜 걸어보시는 게 좋아요. 가덕도 자체가 등대와 해안 절경으로도 알려진 섬이니, 외양포와 함께 주변 풍경도 천천히 돌아보시면 더 알차게 다녀오실 수 있을 거예요.
가덕도는 부산에서 손꼽히는 큰 섬으로, 지금은 다리로 육지와 이어져 있어 예전보다 훨씬 수월하게 오갈 수 있게 됐다고 해요. 외양포 하나만 둘러보고 돌아오기보다는, 섬 곳곳의 해안 풍경까지 여유 있게 묶어서 다녀오시면 하루 코스로도 충분히 알차게 즐기실 수 있을 거예요.
골목 하나하나에 백 년 전 이야기가 남아있는 마을이에요. 가덕도에 가신다면 잠시 들러보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