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웹진부산 인사이드 · 2026-09-02 · 읽는 시간 5분

수정동 산복도로에서 만나는 도심 속 사찰,
묘심사

대성사에서 묘심사까지, 130년 넘게 이어온 사연

수정동 산복도로에서 만나는 도심 속 사찰, 묘심사
부산 현지 사진

부산 동구 수정동, 부산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산복도로변에는 130년 넘는 시간을 품은 작은 사찰이 있어요. 바로 묘심사예요. 제가 찾아보니 이 절은 이름도, 자리도 여러 차례 바뀌는 굴곡을 겪으며 지금의 모습에 이르렀더라고요.

오늘은 그 사연을 하나씩 따라가볼게요.

대성사에서 시작된 130여 년의 역사

묘심사
묘심사

묘심사는 1888년, 지금의 서구 토성동에서 대성사라는 이름으로 창건됐어요. 일제강점기가 시작된 이후인 1912년부터는 임제종 포교당으로 기능했다고 해요. 절이 놓인 시대적 배경만 봐도, 근현대 부산의 역사와 함께 흘러온 곳이라는 걸 알 수 있어요.

당시에는 일본인이 사찰을 운영하기도 했는데, 해방 이후에는 기독교인에게 팔리는 일도 있었다고 해요. 하나의 사찰이 겪기엔 꽤나 파란만장한 시간이었을 것 같아요.

1888년이면 조선 말기에 해당하는 시기로, 이 무렵은 부산이 개항 이후 여러 변화를 겪던 시절이기도 해요. 그런 격동의 시절에 처음 세워진 절이 이름과 자리를 바꿔가면서도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가 깊게 다가와요.

성보를 옮겨 다시 세운 사찰

묘심사
묘심사

이런 상황 속에서 몇몇 신도가 성보들을 지금의 사찰 자리로 옮겼고, 1960년대 무렵 관음보살좌상과 지장보살좌상, 범종과 종각 등을 가지고 와서 묘심사로 다시 창건했다고 해요. 자리를 잃을 위기에서도 소중한 성보들을 지켜내 새로운 터에 다시 절을 세웠다는 이야기가 인상 깊어요.

절에서 범종은 예불 시각을 알리거나 여러 의식에 쓰이는 중요한 법구로 여겨진다고 해요. 종각과 함께 옮겨와 다시 자리 잡은 범종에는, 절의 명맥을 잇겠다는 신도들의 마음이 함께 담겨 있었을 것 같아요.

지금의 묘심사는 부산항이 한눈에 들어오는 동구 수정동 산복도로변에 자리한 도심 속 사찰이에요. 산복도로를 따라 걷다 문득 마주치게 되는 절이라, 관광지처럼 크게 알려지진 않았어도 그 자리를 오래 지켜온 무게감이 느껴지는 곳이에요.

1888년묘심사가 대성사라는 이름으로 처음 창건된 해

대웅전에 모신 불상과 그림들

경내에는 대웅전과 삼성각, 종각 등이 자리하고 있어요. 대웅전은 정면 5칸, 측면 3칸 규모의 익공식 팔작지붕 건물이에요. 대웅전 안에는 금동 석가여래좌상을 중심으로 관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좌우에서 협시하고 있고요.

팔작지붕은 지붕의 앞뒤는 물론 옆면까지 완만한 경사를 이루는 형태로, 한국 전통 건축에서 격식을 갖춘 건물에 주로 쓰이는 지붕 양식으로 알려져 있어요. 익공식은 기둥 위에 짜인 공포 양식의 하나로, 소박하면서도 안정적인 느낌을 주는 구조라고 해요.

관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은 석가여래를 좌우에서 보좌하는 협시보살로, 불교미술에서 함께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어요. 자비를 상징하는 관음보살과 지혜를 상징하는 대세지보살이 나란히 자리한 구도는 여러 사찰 대웅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배치라고 해요.

1946년에 제작된 지장시왕도와 신중도도 함께 모셔져 있어요. 해방 직후에 그려진 불화라는 점에서, 근현대 불교미술의 흐름을 짐작해볼 수 있는 자료이기도 해요.

체크리스트
대웅전 – 금동 석가여래좌상, 관음보살·대세지보살 협시
지장보살 입상 – 유리 보호각 안, 동자를 안은 모습
삼성각 – 칠성도·산신도, 근대 제작 추정 돌좌상

지장보살 입상과 삼성각

대웅전 옆으로는 유리 보호각을 둘러 씌운 지장보살 입상이 동자를 안고 서 있어요. 유리 보호각 안에 모셔져 있다는 점에서, 이 불상을 특별히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는 인상을 받게 돼요.

그 뒤편 계단 위로는 삼성각이 자리하고 있어요. 삼성각 안에는 칠성도와 산신도, 그리고 근대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높이 30cm 정도의 돌좌상이 모셔져 있다고 해요. 지장보살 입상 옆으로는 'ㄱ'자 형태의 현대식 요사채도 있어요.

산복도로를 걷다 들르기 좋은 곳

묘심사는 정확한 이용시간이나 요금, 휴무일 정보가 따로 확인되지 않는 곳이라, 방문 전 지도 앱이나 현지 안내를 통해 최신 정보를 한 번 더 확인해보시는 게 좋아요.

산복도로는 한국전쟁 이후 산비탈을 따라 피란민들이 모여 살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길로 널리 알려져 있어요. 부산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이런 산복도로는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 사이로 옛 삶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고 전해져요.

수정동 산복도로는 부산항을 내려다보며 걷기 좋은 길로도 잘 알려져 있어요. 묘심사를 들른 김에 산복도로를 따라 천천히 걸으며 부산항 풍경까지 함께 눈에 담아보시길 추천해요.

이런 길 위에 자리한 묘심사이기에, 화려하진 않아도 오랜 시간의 더께가 느껴지는 것 같아요. 부산항을 오가는 배들을 내려다보며, 이 절이 지나온 130여 년의 시간을 함께 떠올려보시길 추천해요.

도시전설 팁
이용시간과 요금 정보가 따로 공개돼 있지 않은 곳이라, 방문 전 최신 정보를 확인하고 가시는 걸 추천해요. 산복도로 특성상 경사가 있는 길이 많으니 편한 신발을 준비하시면 좋아요.
이름도 자리도 여러 번 바뀌었지만, 130여 년을 이어온 마음은 그대로인 곳이었어요. 수정동 산복도로를 지나신다면 잠시 들러보세요 🧭
글 · 도시전설 편집부 · 2026-09-02 발행링크 복사카카오톡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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