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용암,
쇠미산 자락의 작은 암자
금색 연꽃이라는 이름에 담긴 사연을 찾아가봤어요
부산 연제구 성지곡로, 쇠미산 자락에는 금용암이라는 작은 암자가 자리하고 있어요. 입구의 송림길을 따라 들어가면 마치 산속 깊이 숨어 있는 듯한 분위기를 만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름에 담긴 뜻부터 암자가 걸어온 시간까지 자료를 찾아 하나씩 정리해봤어요.
금색 연꽃이라는 이름, 금용암
금용(金蓉)이라는 이름은 금색 연꽃이라는 뜻을 담고 있어요. 불교 사상에서 연꽃과 금강석, 금은 대표적인 상징으로 여겨지는데, 이런 상징들을 따서 암자의 이름을 지었다고 전해져요. 작은 암자 하나의 이름에도 불교적 의미가 깊게 배어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금용암이라는 이름은 암자가 자리한 쇠미산의 별칭인 '금용산'에서 유래했다고도 해요. 산의 별칭과 암자의 이름이 서로 이어져 있는 셈인데, 이런 이름의 연결고리를 알고 나면 쇠미산과 금용암이 얼마나 밀접하게 얽혀 있는 공간인지 짐작할 수 있어요.
이인덕행 보살에서 시작된 이야기
금용암의 창건 이야기는 이인덕행이라는 보살로부터 시작돼요. 조선 후기 철종 임금 때의 인물로 전해지는 이인덕행 보살은, 1919년 10월 해인사에서 출가해 대봉이라는 법명을 받았다고 해요. 이후 쇠미산 기슭에 기와집으로 인법당 3칸을 짓고 이곳을 금용암이라 이름 붙였다고 전해져요.
작은 인법당 3칸에서 시작된 암자가 지금은 염화전과 삼성각, 요사인 원통료와 향적당까지 갖춘 공간으로 자라났어요. 처음의 소박한 규모를 생각하면, 지금의 금용암은 오랜 시간에 걸쳐 조금씩 살을 붙여온 결과라는 걸 알 수 있어요.
금색 연꽃이라는 이름처럼, 쇠미산 자락에 조용히 피어난 암자예요.
염화전과 삼성각, 전각 하나하나의 의미
금당인 염화전은 1992년에 지어졌는데,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 형태라고 해요. 안에는 석가여래 좌상을 중심으로 약사여래 좌상과 관음보살 좌상이 함께 자리하고 있고, 뒤편에는 1993년에 조성한 후불탱을 비롯해 지장탱과 신중탱이 걸려 있다고 해요. 전각 하나에 여러 해에 걸쳐 조성된 불상과 탱화가 함께 모여 있는 셈이에요.
삼성각 안에는 조금 특별한 그림이 하나 있는데, 바로 삼신할머니 탱화예요. 보통 삼성각에는 불상이 모셔지는 경우가 많지만, 이곳에는 불상이 아니라 여인 세 명을 그린 탱화가 자리하고 있다고 해요. 이 삼신할머니는 오래전부터 득남을 기원하는 이들에게 영험이 있다고 널리 알려져 있어서, 예로부터 많은 이들이 이 앞에서 기도를 올렸다고 전해져요.
담벽 아래 남은 사적비
절 담벽 아래 비탈길에는 대봉의 상반신이 새겨진 사적비가 자리하고 있다고 해요. 앞서 이야기한 이인덕행 보살, 즉 대봉의 흔적을 이렇게 돌에 새겨 지금까지 전해오고 있는 거예요. 암자를 세운 인물의 모습을 이렇게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남아 있다는 게 흥미로운 지점이에요.
송림길을 따라 걸어 들어가 마주하는 이 작은 암자는, 화려한 규모보다는 조용히 쌓아온 시간과 이야기로 채워진 공간이라는 인상을 줘요. 불국 수미산 산속에 홀로 묻힌 듯 자연과 동화돼 있다는 표현처럼, 실제로 걸어보면 주변의 소나무숲과 암자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풍경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요.
쇠미산과 함께 걷는 산책길
금용암은 쇠미산이라는 이름으로도, 별칭인 금용산으로도 불리는 산자락에 자리하고 있어요. 입구부터 이어지는 송림길은 소나무숲 사이로 난 오솔길이라, 절에 다다르기 전부터 이미 산책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고 해요. 도심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이런 조용한 숲길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찾아갈 이유가 충분해요.
연제구 성지곡로라는 주소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금용암은 성지곡수원지와도 멀지 않은 자리에 있어요. 산책과 등산을 함께 즐기고 싶은 분들이라면, 금용암을 들르는 코스에 주변 산길을 더해 하루 일정을 짜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숲이 우거진 산길을 걷다 만나는 작은 암자라, 방문객이 많지 않은 평일에 찾으면 한적하게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다고 해요.
찾아가신다면
금용암은 부산광역시 연제구 성지곡로 111(거제동)에 자리하고 있어요. 정확한 참배 가능 시간이나 이용 안내는 별도로 확인되지 않으니, 방문 전 미리 확인하고 가시는 걸 추천해요.
쇠미산 자락의 송림길을 따라 걷는 것 자체가 하나의 산책이 될 수 있으니, 시간 여유를 두고 천천히 걸어 올라가보시는 것도 좋아요. 삼신할머니 탱화 앞에서 소원을 빌어보거나, 담벽 아래 사적비를 살펴보며 암자에 얽힌 이야기를 떠올려보시면 더 뜻깊은 방문이 될 것 같아요.
쇠미산 자락, 금색 연꽃이라는 이름의 작은 암자. 조용한 시간이 필요할 때 걸어보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