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 용비산 동명불원,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불상이 있는 절
동명목재 강석진 회장이 지은 이국적인 사찰의 이야기를 살펴봤어요
부산 남구 동명로 57, 용당동 용비산에는 동명불원이라는 절이 자리하고 있어요. 제가 자료를 찾아보니 이 절은 동명목재 회장이었던 고 강석진씨가 국가의 번영과 부모의 왕생극락을 빌고, 동명의 산업 현장에서 일하는 동명 가족들의 행운을 기원하며 건립했다고 해요.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찰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지닌 이 절의 이야기를 하나씩 짚어볼게요.
부산 기업이 남긴 불교 문화유산
동명불원처럼 기업인이 사재를 들여 사찰을 건립한 사례는 우리나라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어요. 특히 부산은 근현대 산업이 크게 발달했던 도시인 만큼, 사업을 일군 기업인들이 지역 사회에 환원하는 방식으로 절이나 문화시설을 세운 경우가 여럿 전해지고 있어요. 동명목재의 강석진 회장이 세운 동명불원도 이런 흐름 속에서 이해할 수 있는 사례라고 할 수 있어요.
동명목재는 한때 국내 목재 산업을 대표하던 기업으로 알려져 있는데, 회장이 국가의 번영과 부모의 명복, 그리고 동명 가족이라 불린 임직원들의 행운까지 함께 기원하며 절을 지었다는 점에서, 단순한 개인 신앙을 넘어 회사와 지역 공동체를 아우르려는 뜻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보여요.
동남아시아 양식을 품은 특별한 사찰
우리나라 사찰 대부분은 한국 전통 양식을 따르는데, 동명불원은 동남아시아의 영향을 받아 용마루가 곧게 뻗어 있는 독특한 외관을 갖고 있다고 해요. 여기에 미얀마의 고탑에서 발굴된 부처님의 사리를 모셔 놓았다고 하니, 건축 양식뿐 아니라 봉안된 유물에서도 이국적인 색채가 뚜렷하게 느껴지는 절이에요.
이곳에 안치된 목조개금불상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불상으로 알려져 있어요. 범종 역시 한국 최대 규모라고 하는데, 흔히 무거운 종의 대명사로 꼽히는 에밀레종보다도 더 무겁다고 전해질 정도예요. 규모 면에서 여러 '최대' 기록을 함께 품고 있는 절이라고 할 수 있어요.
종에 새겨진 독특한 기법
동명불원의 범종인 동명불종은 종두, 그러니까 종의 꼭대기 부분에 사룡, 즉 네 마리의 용이 새겨져 있다고 해요. 이런 형태는 그동안 흔히 볼 수 없었던 독특한 기법으로 소개되고 있어서, 단순히 크기만 큰 종이 아니라 조형적으로도 눈여겨볼 만한 요소를 갖춘 종이라고 할 수 있어요.
에밀레종, 무거운 종의 대명사
동명불종의 무게를 설명할 때 곧잘 비교 대상으로 등장하는 에밀레종은 경주 성덕대왕신종의 별칭으로 잘 알려져 있어요. 아기를 시주로 바쳤다는 전설로 유명한 이 종은 오랫동안 우리나라에서 가장 무거운 종으로 꼽혀 왔는데, 동명불종이 이 종보다도 더 무겁다고 전해진다는 점은 그만큼 동명불원의 범종이 남다른 규모라는 걸 짐작하게 해줘요.
큰 범종을 조성하는 일은 단순히 쇠를 많이 쓴다고 되는 게 아니라, 소리의 울림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정교한 작업으로 알려져 있어요. 동명불종의 종두에 새겨졌다는 사룡 장식 역시, 크기뿐 아니라 조형적 완성도까지 함께 추구했던 결과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대웅전 안팎에 담긴 정성
대웅전 내부에는 석가세존을 중심으로 오른편에 미륵보살, 왼편에 제화갈라보살을 모신 삼존불이 봉안돼 있어요. 법당 가운데에는 기둥 없는 특수 공법을 사용했다고 하니, 넓은 공간을 시원하게 확보하기 위한 건축적 고민이 담겨 있는 셈이에요. 내부 천장 중앙에는 용머리를 조화시키고, 양쪽 벽에는 비천상을 새겨 장식했다고 해요.
대웅전 외에도 극락전, 나한전, 관음전이 갖춰져 있고, 칠성각·산신각·독성각은 2층으로 설계돼 있다고 해요. 이 2층 공간에는 불교 서적을 진열해두었다고 하니, 예배 공간이면서 동시에 자료를 살펴볼 수 있는 공간까지 함께 마련된 셈이에요. 전각 하나하나에 저마다 다른 역할이 촘촘히 나뉘어 있는 절이라는 인상을 받았어요.
찾아가신다면 참고할 점
동명불원은 부산 남구 용당동 용비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어요. 정확한 관람 시간이나 입장료, 휴무일 같은 세부 정보는 따로 확인되지 않아서, 방문 전에 지도 앱이나 현지 안내판으로 최신 정보를 한 번 더 확인해보시는 게 좋아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불상과 가장 무거운 축에 드는 범종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방문할 이유는 충분해 보여요. 동남아시아풍 지붕선과 한국 전통 사찰의 요소가 함께 어우러진 모습을 천천히 둘러보시면, 다른 절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색다른 인상을 받으실 수 있을 거예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불상을 품은 절, 용당동을 지나신다면 동명불원에 들러보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