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웹진부산 인사이드 · 2026-09-02 · 읽는 시간 5분

부산 복천동 고분군,
가야 사람들이 잠든 학소대 언덕

40여 기의 무덤에 담긴 가야의 이야기를 따라가봤어요

부산 복천동 고분군, 가야 사람들이 잠든 학소대 언덕
부산 현지 사진

부산 동래구 복천동 골목을 걷다 보면 야트막한 언덕 위로 넓게 펼쳐진 고분군을 만나게 되는데, 바로 부산 복천동 고분군이에요. 가야 시대 사람들이 잠들어 있는 무덤 40여 기가 모여 있는 곳이라고 해서 제가 자료를 찾아보며 하나씩 정리해봤어요. 오랜 시간 땅속에 묻혀 있다가 여러 차례의 발굴을 거쳐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무덤들이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는지 함께 따라가봐요.

학소대라 불리던 언덕, 가야 사람들의 무덤터

부산 복천동 고분군
부산 복천동 고분군

복천동 고분군은 부산 복천동 일대의 구릉 위에 자리하고 있는 가야 때 무덤들이에요. 여러 차례에 걸친 발굴 조사를 통해 지금까지 40여 기의 무덤이 확인됐지만, 대부분의 무덤은 여전히 땅 밑에 남아 있는 상태라고 해요. 이 구릉은 원래 학소대라는 이름으로 불렸다고 하는데, 그래서 지금도 복천동 고분군을 학소대 고분군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다고 해요.

가야는 1세기 무렵부터 6세기까지 낙동강 유역을 중심으로 여러 소국이 연맹을 이루며 존재했던 시기로 잘 알려져 있어요. 금관가야, 대가야처럼 이름이 널리 알려진 나라들도 있지만, 그 밖에도 작은 세력들이 저마다 자리를 잡고 있었다고 하는데, 복천동 고분군은 그 가운데 부산 지역 세력의 존재를 보여주는 실물 자료라고 할 수 있어요.

세 가지 무덤 형식이 함께 남은 곳

부산 복천동 고분군
부산 복천동 고분군

복천동 고분군에는 한 가지 방식이 아니라 여러 형식의 무덤이 함께 남아 있다는 점이 눈에 띄어요. 땅을 파서 넓은 방을 만들고 그 안에 나무로 짠 관을 넣은 덧널무덤이 있고, 땅속에 네모난 돌로 벽을 쌓은 뒤 천장을 덮어 만든 구덩이식 돌방무덤도 있어요. 여기에 더해 땅속에 시체를 바로 묻는 널무덤까지, 여러 가지 형식의 무덤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고 해요.

이렇게 다양한 무덤 형식이 한 구릉 안에 함께 남아 있다는 건, 오랜 시간에 걸쳐 여러 세대 동안 이 자리가 무덤터로 쓰였다는 뜻으로도 읽을 수 있어요. 시대와 신분에 따라 무덤을 만드는 방식이 조금씩 달라졌을 텐데, 그 변화의 흔적이 복천동 고분군 안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셈이죠. 그만큼 가야 시대 무덤 문화를 한자리에서 살펴보기에 좋은 유적이라고 할 수 있어요.

40여 기지금까지 확인된 복천동 고분군의 무덤 수

반세기 가까이 이어진 발굴 조사

복천동 고분군은 동아대학에 의해 10여 기가 최초로 발굴되면서 세상에 처음 알려졌다고 해요. 이후 부산대학이 1974년에 구릉 동쪽 사면에 있는 3기의 고분을 발굴했고요. 그 뒤로도 부산대학박물관과 부산시립박물관이 나서서 발굴조사를 이어간 끝에, 지금까지 100여 기가 넘는 고분이 확인됐다고 해요.

한 번의 조사로 끝난 게 아니라, 여러 기관이 시기를 달리해가며 오랜 시간 공을 들인 유적인 셈이에요.

가야는 낙동강 하류 일대를 중심으로 여러 소국이 자리했던 시기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복천동 고분군은 그중에서도 부산 지역 가야 세력의 실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적으로 꼽혀요. 도굴되지 않은 큰 무덤이 여럿 남아 있었던 덕분에,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과 신분, 대외 교류 흔적까지 폭넓게 살펴볼 수 있는 자료가 됐다고 해요.

도굴되지 않은 무덤에서 쏟아져 나온 유물들 - 복천동 고분군은 가야 사람들의 삶을 고스란히 전해주고 있어요.

도굴되지 않은 무덤에서 나온 유물들

복천동 고분군의 무덤 중에는 도굴되지 않은 큰 무덤이 많아서, 다양한 유물이 고스란히 출토됐다고 해요. 굽다리접시와 목항아리, 토제등잔을 비롯한 토기류가 대표적인데, 이 토기들은 낙동강 하류지역에서 만들어진 특징적인 형태를 보여준다고 해요. 이 밖에도 철제 갑옷과 투구류가 다양하게 출토돼서, 당시 무장 체계를 짐작하게 해주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어요.

여기서 말하는 굽다리접시는 흔히 고배라고도 불리는 그릇으로, 삼국시대 무덤에서 자주 발견되는 대표적인 토기 형태예요. 접시 아래에 높은 굽을 붙인 모양이 특징인데, 이런 형태의 토기가 여러 점 함께 출토됐다는 건 그만큼 이 지역에 정교한 토기 제작 기술이 자리 잡고 있었다는 뜻이기도 해요.

토기 하나, 갑옷 조각 하나에도 그 시대 사람들의 손길과 기술이 담겨 있다고 생각하면, 복천동 고분군을 둘러보는 마음가짐이 조금 달라질 것 같아요. 흙으로 빚은 그릇과 쇠로 만든 갑옷이 한자리에서 함께 발견됐다는 사실 자체가, 당시 이 지역이 농경과 함께 무력을 갖춘 세력의 근거지였음을 보여주는 단서이기도 해요.

복천동 고분군을 둘러볼 때 참고할 점

복천동 고분군은 부산광역시 동래구 복천로 66에 자리하고 있어요. 이용시간이나 입장료, 정기 휴무일 같은 세부 정보는 따로 확인되지 않아서, 방문 전에 지도 앱이나 동래구청 안내를 통해 최신 정보를 한 번 더 확인해보시는 게 좋아요.

고분군 특성상 넓은 구릉을 천천히 걸어야 하는 곳이라, 편한 신발을 챙겨 가시는 걸 추천해요. 가야 시대 사람들이 잠든 언덕을 거닐며, 흙 속에 오래 잠들어 있던 이야기를 하나씩 떠올려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도시전설 팁
방문 전 확인 필요 - 이용시간·입장료·정기휴무일이 공개돼 있지 않은 곳이라, 동래구청 문화관광 안내나 지도 앱에서 최신 정보를 확인하고 가시는 걸 추천해요.
가야 사람들이 잠든 학소대 언덕이에요. 복천동을 지나신다면 잠시 들러 그 이야기를 떠올려보세요 🧭
글 · 도시전설 편집부 · 2026-09-02 발행링크 복사카카오톡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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