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웹진부산 인사이드 · 2026-09-02 · 읽는 시간 5분

법륜사,
3.1운동의 불씨가 타올랐던 동래 포교당

학소대 자락에서 이어온 근대 포교의 역사를 따라가봤어요

법륜사, 3.1운동의 불씨가 타올랐던 동래 포교당
부산 현지 사진

부산 동래구 칠산동, 학이 둥지를 틀었다는 학소대 자락에 자리한 절이 있는데, 바로 법륜사예요. 삼국시대 거칠산국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 깊은 자리에서, 근대에는 야학운동과 3. 1운동의 중심지 역할까지 했다고 해서 제가 자료를 찾아보며 하나씩 정리해봤어요.

도심 한복판에서 오랜 역사와 근대의 기억을 함께 품고 있는 이 절의 이야기를 따라가봐요.

거칠산국의 흔적이 남은 학소대 자락

부산 법륜사
부산 법륜사

법륜사는 동래구 칠산동 학소대에 자리한 사찰이에요. 이곳은 『삼국사기』에 나오는 거칠산국이 있던 곳으로 추정되는 유서 깊은 곳이라고 하는데, 금동관과 무기 등이 출토된 복천동 고분군, 그리고 학이 집단으로 둥지를 틀고 살았다는 학소대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해요. 동래 중심지에 우뚝 솟은 학소대는 울창한 소나무로 둘러싸여 있어서, 그 옛날부터 학이 깃들 만한 명소였다는 걸 한눈에 짐작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해요.

거칠산국은 삼국시대 초기 부산 지역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는 소국인데, 그 흔적이 정확히 어디였는지는 오랜 시간 학계의 관심사였다고 해요. 법륜사가 자리한 학소대 일대가 그 유력한 후보지로 추정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자리가 얼마나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삶과 이어져 온 땅인지 짐작할 수 있어요.

범어사 포교당에서 시작된 절

부산 법륜사
부산 법륜사

법륜사는 범어사의 포교당으로 창건됐다고 해요. 포교당은 큰 본사가 도심이나 마을 가까이에 세운 작은 법당으로, 신도들이 좀 더 가까운 곳에서 불교를 접하고 신앙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마련한 공간을 가리키는 말이에요. 법륜사 역시 범어사가 동래 지역 포교를 위해 세운 거점으로 출발했다고 볼 수 있어요.

동래는 예로부터 부산 지역의 행정과 문화 중심지로 꼽혀온 곳이에요. 동래읍성을 비롯해 여러 역사 유적이 모여 있는 만큼, 법륜사가 자리한 칠산동 일대도 그런 동래의 오랜 역사적 위상과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어요. 범어사가 여러 포교당 가운데서도 동래에 자리를 마련한 데에는, 이런 지역적 위상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짐작해볼 수 있어요.

야학과 3.1운동의 중심지가 된 곳

법륜사는 종교 활동에 그치지 않고, 야학운동을 통한 문맹퇴치와 3. 1운동의 본거지로도 활동했다고 해요. 민중을 가르치고 깨우치는 민중교화와 민족정신 배양의 자리로 쓰였다는 기록은, 이 절이 단순한 신앙 공간을 넘어 근대 부산 사람들의 배움과 저항의 거점이었다는 것을 보여줘요.

어두운 시대에 등불처럼 지식을 나누던 야학과, 만세운동의 함성이 울려 퍼졌을 그 시절의 법륜사를 떠올려보면 마음이 숙연해져요.

여기서 말하는 야학은 낮에 일하느라 정규 교육을 받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밤에 따로 마련한 배움의 자리를 가리켜요. 일제강점기에는 이런 야학이 단순히 글을 가르치는 데 그치지 않고, 민족의식을 함께 나누는 공간으로도 쓰인 경우가 많았다고 알려져 있어요. 법륜사의 야학운동 역시 그런 시대적 흐름과 맞닿아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어요.

1919년 3월 1일 시작된 3.1운동은 일제강점기 조선 전역으로 퍼져나간 대규모 만세운동으로 널리 알려져 있어요. 사찰과 서당, 학교 같은 공간이 곳곳에서 만세운동을 준비하고 알리는 거점 역할을 했다고 전해지는데, 법륜사 역시 그런 흐름 속에서 동래 지역 만세운동의 중심지 가운데 하나로 자리했던 것으로 보여요.

야학의 불빛과 만세의 함성이 함께 머물렀던 곳 - 법륜사는 근대 부산의 배움과 저항을 함께 품고 있어요.

다섯 곳 중 유일하게 남은 포교당

범어사가 부산지역 포교를 위해 개설한 포교당은 모두 5개였다고 하는데, 이 가운데 4개는 세월이 흐르며 모두 사라지고 지금은 동래 포교당, 즉 법륜사만이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고 해요. 다섯 곳 중 홀로 남았다는 사실만으로도, 법륜사가 근대 영남지역 불심을 이끌어 온 본거지라 할 만큼 대중 포교의 중심에 있었다는 걸 짐작할 수 있어요.

5곳 중 1곳범어사 포교당 중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하는 곳

도심 속 아름다운 풍광

법륜사는 도심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지만, 학소대의 소나무 숲을 곁에 두고 있어 풍광이 아름답다고 해요. 인근에는 동래 복천동 고분군을 비롯한 관광지가 많아서, 법륜사 한 곳만 둘러보기보다는 주변 유적과 함께 묶어 동선을 짜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법륜사는 부산광역시 동래구 동래로 160, 칠산동에 자리하고 있어요. 이용시간이나 입장료, 정기 휴무일 같은 세부 정보는 따로 확인되지 않아서, 방문 전 사찰이나 동래구청 문화관광 안내로 최신 정보를 확인해보시는 게 좋아요.

학소대 소나무 숲을 곁에 두고 있는 만큼, 산책 삼아 천천히 걸으며 근대 부산의 배움과 저항의 자취를 함께 떠올려보시길 바라요.

도시전설 팁
방문 전 확인 필요 - 인근 복천동 고분군과 함께 둘러보는 동선을 짜면, 학소대 일대의 역사를 한 번에 훑어볼 수 있어서 좋아요.
야학의 불빛과 만세의 함성이 머물렀던 학소대 자락 절이에요. 칠산동을 지나신다면 잠시 들러보세요 🧭
글 · 도시전설 편집부 · 2026-09-02 발행링크 복사카카오톡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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