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 벌교 홍교,
무지개처럼 흐르는 시간의 다리
조선시대 300년을 견디어낸 화강석 아치다리, 지금도 주민들이 사용 중

보성군 벌교읍 벌교리에 자리한 홍교는 조선시대에 축조된 화강석 석교입니다. 길이 약 27미터, 높이 3미터의 이 다리는 무지개처럼 반원형의 홍예를 3칸 연결하여 만들어졌어요. 순천의 선암사 승선교와 함께 우리나라 전통 아치다리 중에서도 그 구조 형식이 가장 뚜렷하게 남아 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현재도 주민들이 실제로 사용 중인 살아 있는 문화유산이에요.
뗏목다리에서 시작된 벌교의 이름
'벌교'라는 지명의 유래를 아시나요? 예전에 이곳에는 뗏목으로 만든 다리가 있었어요. 숙종 44년인 1718년에 당시 낙안현의 주민들에 의해 처음 건설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다리는 영조 4년인 1728년에 일어난 대홍수로 인해 완전히 유실되고 말았어요.
이를 본 선암사 주지 호암화상은 이듬해인 영조 5년(1729)에 돌로 튼튼한 다리를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초안선사가 화주(모금을 담당하는 사람)로서 주민들의 성금을 모았고, 습성대사가 공사 감독으로서 정성스럽게 공사를 진두지휘했죠. 이렇게 시작된 공사는 무려 6년에 걸쳐 영조 10년인 1734년에야 완공을 보게 되었습니다.
세월 속에서도 변하지 않은 자태
완공된 이후 벌교 홍교는 약 250년을 그 자리에서 묵묵히 사람들을 이어주었습니다. 그러나 세월은 돌도 깎아내는 법이에요. 1981년부터 1984년까지 4년에 걸친 대규모 보수공사가 진행되었습니다.
특히 호예의 밑부분과 석교 외벽에 있던 시멘트를 모두 제거하고 화강암으로 교체하여 원형을 되찾았어요.
흥미로운 사실은 원래 이 다리의 규모였습니다. 현재 남아 있는 3칸의 홍교 외에도 초기에는 폭 4미터, 길이 80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규모였다고 추정되고 있어요. 현재 남아 있는 부분만 해도 여전히 존재하는 홍교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주민들과 함께 맞이하는 회갑잔치
벌교 홍교의 특별함은 그것이 단순한 역사 유물이 아니라는 점에 있습니다. 지금도 주민들이 실제로 다리를 건너다니고 있거든요. 더욱 감동적인 것은, 주민들이 60년마다 이 다리를 위해 회갑잔치를 해준다는 것입니다.
돌로 만든 건축물을 마치 오랜 이웃처럼 대하는 주민들의 정성이 벌교 홍교를 더욱 살아 있는 문화유산으로 만들어주고 있어요.
조선시대의 건축 기술과 주민들의 사랑이 담긴 다리를 건너며 역사를 느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