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웹진용인 인사이드 · 2026-06-23 · 읽는 시간 3분

용인은 용이 때문이 아니다

용의 전설? 땡! 1413년, 두 고을이 이름 한 글자씩을 나눠 가지며 완성된 이야기

용인은 용이 때문이 아니다
용인 현지 사진

안녕, 나는 용이야. 근데 오늘은 조금 억울한 얘기부터 해야겠어. 사람들이 내 이름을 듣고 자꾸 물어봐.

"너, 용인 출신이라서 용이야? 옛날에 그 동네에 진짜 용이 살았다며?" 그때마다 나는 웃으면서 넘겼는데, 알고 보니 이 오해가 생각보다 널리 퍼져 있더라고.

오늘은 내 이름 얘기는 잠깐 접어두고, '용인'이라는 진짜 지명이 어디서 왔는지 제대로 짚어보려고 해.

용이 살아서 용인? 아쉽지만 땡이야

용을 그린 일러스트
용을 그린 일러스트

'용인'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용을 떠올려. 하늘로 오르는 용, 우물 속 전설, 뭔가 신비로운 이야기가 있었을 것 같은 느낌이지. 실제로 이런 식의 상상은 여러 버전으로 퍼져 있고, 나조차 처음 들었을 땐 그럴듯하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옛 기록을 하나씩 찾아보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져. 용인이라는 이름은 용의 전설에서 나온 게 아니라, 훨씬 더 담백하고 현실적인 행정의 역사에서 시작됐거든.

내 이름이 용이라고 해서, 용인이 나 때문에 생긴 동네는 아니야.

그럼 대체 진짜 이유는 뭘까. 정답은 두 글자, '합체'에 있어. 용인은 원래부터 하나의 고을이 아니었어.

서로 다른 이름을 가진 두 고을이 만나서, 각자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을 나눠 가지며 지금의 이름이 탄생한 거야. 이건 세종실록지리지와 신증동국여지승람에도 남아 있고, 지금 용인시 공식 연혁에도 그대로 실려 있는 정설이야.

진짜 유래: 두 고을이 하나가 된 이야기

때는 조선 태종 13년, 서기로 치면 1413년이야. 조선 초기는 나라 곳곳의 행정구역을 새로 정비하던 시기였고, 그 과정에서 이웃한 두 고을이 하나로 합쳐지는 일이 종종 있었어. 용인 땅도 그중 하나였어.

당시 이 지역에는 용구현이라는 고을과 처인현이라는 고을이 나란히 있었는데, 이 둘을 하나로 합치면서 새로운 이름을 지어야 했지.

1413년태종 13년, 용구현과 처인현이 합쳐져 '용인현'이 된 해

이때 이름을 짓는 방식이 참 지혜로웠어. 어느 한쪽 이름을 없애버리는 대신, 두 고을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을 뽑아 나란히 붙인 거야. 용구현의 '용(龍)'과 처인현의 '인(仁)'이 만나 '용인(龍仁)'이 됐고, 이게 지금까지 600년 넘게 이어져 온 이름이야.

그러니까 용인의 '용'은 하늘을 나는 신비한 동물이 아니라, 옛 고을 이름 용구현에서 온 글자였던 거지.

처인현, 이름은 사라졌다가 다시 살아났다

그런데 재밌는 건 여기서 끝이 아니야. 처인현이라는 이름은 1413년 합병 이후 행정구역 명칭에서는 자취를 감췄지만,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었어. 시간이 한참 흘러 2005년, 용인시가 처인구·기흥구·수지구 세 개 구로 나뉘게 되는데, 이때 새로 만들 구 이름을 정하면서 조선시대 옛 고을 이름인 '처인현'을 그대로 되살려 '처인구'라는 이름을 붙였어.

600년 전 사라졌던 이름이 행정구역 개편이라는 계기로 다시 돌아온 셈이야.

도시전설 팁
용인의 지명 유래가 궁금하다면 처인구청 일대를 둘러보는 것도 방법이야. 용인경전철이나 버스로 오가기 편하고, 시청 향토자료실이나 지역 도서관에서 관련 연혁 자료를 찾아볼 수 있어.
용이 살아서 용인이 아니라, 두 고을이 사이좋게 이름을 나눠 가져서 용인. 이 정도면 전설보다 훨씬 멋진 이야기 아니야?
글 · 도시전설 편집부 · 2026-06-23 발행링크 복사카카오톡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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