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판의 바위에 새겨진 불상,
영주 신암리 마애여래삼존상
통일신라 초기의 부드러운 표현미

경상북도 영주시 이산면 신암리의 한 논 가운데에는 특별한 돌이 서 있어요. 길 옆 들판의 바위 4면에 모두 불상을 새겨 놓았는데, 지금은 삼존불 외에는 형체를 거의 알아볼 수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영주 신암리 마애여래삼존상인데, 비록 온전하지는 않지만 그 안에 담긴 역사의 무게는 매우 깊어요.
본존불의 특징
이 마애불의 본존불을 자세히 보면 몇 가지 흥미로운 특징이 눈에 띄어요. 먼저 민머리 위에 상투 모양의 머리묶음이 크게 솟아 있습니다. 얼굴은 갸름하고 원만해요.
양 어깨를 감싸고 있는 옷은 배에서부터 다리 위로 굵고 부드러운 곡선을 이루면서 늘어져 있어요.
오른손은 가슴 위로 들고 왼손은 무릎 위로 비스듬히 내리고 있는 모습인데, 이런 수인(손 모양)도 시대를 보여주는 중요한 요소예요. 얼굴의 형태와 옷주름의 표현을 보면 옛 양식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는데, 특히 영주의 다른 마애여래삼존상인 가흥동 마애여래삼존상 및 여래좌상과 매우 비슷합니다.
협시보살상의 모습
좌우에 있는 두 협시보살상도 특별한 특징을 가지고 있어요. 두 보살상 모두 체구에 비해 어깨가 매우 좁고, 몸의 굴곡이 표현되지 않았습니다. 전반적으로 장식성이 없는 단순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머리광배와 시대 판정
본존불과 좌우 협시보살은 모두 불꽃무늬가 새겨진 원형의 머리광배를 가지고 있어요. 이런 머리광배의 표현 방식도 시대를 판정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이 마애불은 규모는 작지만 전체적으로 양감이 풍부하면서도 부드러운 표현을 보이고 있는 작품이에요. 이런 특징들을 종합해보면 통일신라 초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부드러운 표현과 섬세한 기법이 바로 초기 신라 미술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는 거죠.
한 자리에서 지켜온 천 년
신암리 마애여래삼존상은 들판의 바위에 새겨져 천 년 이상을 한 자리에서 지켜왔어요. 그 긴 세월 동안 자연의 침식을 받으며 형태가 변해갔지만, 그 속에는 통일신라 초기 불교 미술의 아름다움이 여전히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들판 한가운데 서 있는 불상. 천 년을 지켜온 부드러운 선과 표현 속에서 통일신라의 미를 만나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