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 용천사,
1,400년 역사를 품은 백제 사찰
용이 승천한 샘물과 세조 임금이 머물렀던 고찰

함평군 해보면 용천사길로 들어서면 오래된 사찰 하나가 반긴다고 해요. 용천사입니다. 이 사찰은 대한불교조계종 제18교구 본사인 백양사의 말사예요.
그런데 그 역사만 따져면 백제 무왕 1년인 600년에 행은이 창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니, 우리나라 불교사에서 꽤 오래된 사찰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죠. 1,400년을 이어온 시간의 무게가 이곳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용이 승천한 샘, 용천의 이야기
사찰의 이름 용천사는 흥미로운 유래가 있어요. 대웅전 층계 아래에 있는 용천이라는 샘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샘에 담긴 전설이 있대요.
황해로 통하는 이 샘에 용이 살다가 승천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거든요. 오랜 세월 이곳의 승려들과 신자들이 이 물을 마시고 이 전설을 되풀이해 온 것이겠지요.
조선 세조 임금이 찾은 고찰의 영광
용천사의 역사 속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은 조선시대인 것 같아요. 세조와 명종 때 중수하여 큰 절로 성장했다고 합니다. 특히 전성기에는 3천여 명의 승려가 이곳에 머물렀다고 하니, 당시 용천사가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진 사찰이었는지 상상이 됩니다.
[용천사대웅전현판단청기]라는 기록에 따르면 말이에요.
그 시대의 절은 단순한 신앙의 공간이 아니라 학문의 중심이자 문화의 보루였어요. 3천여 명의 승려들이 모여 있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경전이 보존되고 지혜가 축적되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당시 용천사의 위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습니다.
시간을 재던 석등과 해시계
용천사의 유물들은 이 사찰의 오랜 역사를 증언합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981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석등이에요. 높이 2.
38m로, 숙종 11년인 1685년에 제작된 것이라고 합니다. 돌로 만들어진 그 석등이 340년을 견디며 지금까지 경내의 밤을 밝혀오고 있으니, 정말 대단한 유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해시계라는 또 다른 유물도 있어요. 석등과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한국전쟁 때 잃어버렸다가 1980년 경내 흙더미 속에서 발굴되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높이 14㎝, 가로 세로 각 39㎝의 정사각형이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현재는 절반이 떨어져 나간 상태라고 해요.
그렇지만 여전히 낮 시간에 해당되는 묘시부터 유시까지는 읽을 수 있다고 하니, 그 정교한 제작 기술이 정말 대단합니다.
방문하기 전에
용천사는 함평군 해보면 용천사길 209에 위치하고 있어요. 다만 이용요금, 개방 시간, 휴무일 정보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절마다 개방 시간이 다를 수 있고, 특별한 법회나 행사가 있을 때는 방문에 제약이 있을 수 있으니, 미리 현지에 문의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1,400년의 시간을 품은 사찰에서 만나는 고요함,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우리 역사의 면면들. 용천사는 그런 만남을 제공하는 곳입니다. 함평을 찾으신다면, 용천사와 그 주변의 꽃무릇공원을 함께 둘러보는 것도 좋은 당일 코스가 될 것 같아요.
1,400년을 견뎌낸 백제의 사찰. 용천 샘물과 함께 고찰의 고요함을 만나보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