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평용연,
파평 윤씨를 낳은 신비한 못 이야기
금궤에 담긴 옥동자부터 개국공신까지, 1000년 앞을 내다본 설화의 무대

파주 파평면에 가면 이름 들으면 알 수 없을 만큼 작지만, 1000년 넘게 한 가족의 운명을 바꾼 연못이 있어요. 바로 파평용연입니다. 신라 말 고려 초의 역사 속으로 슬며시 발을 담그는 경험, 한번 해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금궤 속에서 나타난 옥동자
파평용연은 단순한 연못이 아니라 전설의 무대예요. 신라 진성왕 7년, 즉 서기 893년 음력 8월 15일이라는 아주 구체적인 날짜로 기록된 탄생 설화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어요. 그날 운무가 자욱한 용연에 갑자기 금궤가 떠올라 근처에 사는 윤온 할머니가 건져서 열어보니, 그 속에 옥동자가 들어있었다고 해요.
더 놀라운 건 그 아이의 생김새예요. 옥색 털로 온몸이 싸여 있었고, 양쪽 어깨에는 붉은 점이 있었으며, 겨드랑이에는 81개의 비늘 같은 무늬가, 발바닥에는 북두칠성 모양의 검은 점이 있었다고 기록돼 있어요. 신화 속의 인물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지 않나요?
이 아이가 바로 파평 윤씨의 시조인 윤신달입니다.
설화의 아이가 현실의 위인으로
용연에서 나타난 옥동자는 자라서 고려 태조 왕건을 보필한 인물이 되었어요. 삼한통일의 대업에 공을 세워 개국공신 2등에 올랐고, 나중에는 왕태자를 교육하는 삼중대광태사(三重大匡太師)라는 고위 벼슬까지 올랐다고 해요. 하나의 설화가 역사 속에 뿌리를 내리는 과정을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용연은 태곳적부터 지하수가 솟아나는 천연의 연못이라고 알려져 있어요. 전체 면적은 약 8,366제곱미터 정도로,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깊이가 있는 못이라고 해요. 1920년에 파평 윤씨 집안에서 용연비를 세웠고, 1972년에는 파평 윤씨 발상지비를 새로 건립해 지금까지 그 역사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자리 잡기 좋은 곳에서 가족의 시작을 생각해보기
파평용연을 방문하면 단순히 못을 보는 것을 넘어서, 한 가족의 시작점을 만나는 기분이 들어요. 천년 전 그 용연 물 위에 금궤가 떠올랐던 순간, 그 아이가 자라나 이 땅에 거대한 가문을 세우게 될 줄 어떻게 알았을까요? 역사와 설화가 만나는 이곳에서는 그런 상념에 빠지기 쉬워요.
주변으로는 율곡수목원, 율곡 이이 유적지, 황희선생 유적지 등이 가까이 있어서, 파주의 역사와 인물을 한데 묶어 둘러보기에 좋은 위치예요. 반나절 코스로 이 일대를 함께 보시면, 파주가 얼마나 깊은 역사를 품고 있는 곳인지 느껴지실 거예요.
천 년 전 한 연못이 낳은 가문의 이야기, 파평용연에서 직접 만나보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