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웹진나주 인사이드 · 2026-09-08 · 읽는 시간 2분

1600년 전 마라난타스님이 심은 차,
불회사에서 만나다

덕룡산 자락에서 전통을 지키는 사찰, 그리고 비로다의 이야기

1600년 전 마라난타스님이 심은 차, 불회사에서 만나다
나주 현지 사진

덕룡산 중턱에 자리한 불회사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호젓한 분위기예요. 화려함보다는 정갈함을 담은 이 절은 1600년 이상의 세월을 품고 있습니다. 불회사라는 이름처럼 '부처님의 회상'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이곳을 통해 불법승 삼보의 조화로운 모습을 느껴볼 수 있어요.

동진 태화 원년인 366년, 인도 승려 마라난타에 의해 창건된 이후로 여러 차례의 창건과 중건을 거치며 오늘까지 그 정신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세월의 흔적, 그리고 재생

대웅전과 동백숲
대웅전과 동백숲

불회사의 역사는 재난과 재생의 반복이었어요. 조선 태종 2년인 1402년 원진국사가 3창을 하고, 정조 22년인 1789년 큰 화재로 건물들이 대부분 불타버렸어요. 하지만 절은 멈추지 않았어요.

1800년 중건되면서 다시 일어섰고, 지금도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경내의 대웅전은 국가 보물로 지정되어 있으며, 명부전, 삼성각, 나한전, 요사채가 동백숲을 뒤에 두르고 가지런히 자리잡고 있어요. 단풍이 가장 늦게 드는 지역이라고도 불리는데, 가을이 되면 주변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색감이 펼쳐진답니다.

불회사에서 가장 특별한 것 중 하나는 대웅전에 안치된 삼존불 중 비로자나불이 종이로 만들어진 지불이라는 점이에요. 절의 입구에는 숙종 45년인 1719년 전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석장승 한 쌍이 서 있는데, 할아버지 장승의 툭 튀어 나온 눈과 찌푸린 표정, 그리고 할머니 장승의 다정한 웃음 표정이 남도 특유의 해학을 담고 있어요.

1600년 전부터 이어진, 비로다의 이야기

석장승의 해학적 표정
석장승의 해학적 표정

마라난타스님께서 불회사를 창건할 때 들여오신 것이 하나 더 있었어요. 바로 차씨입니다. 1600년 전 삼한에 처음 불교를 전한 그 스님께서 덕룡산에 비자나무 아래 차나무를 심으셨고, 그 차나무가 지금까지 옛 모습 그대로 자라고 있어요.

자연 그대로의 찻잎으로 만들어지는 이 차의 이름은 비로다(榧露茶)래요. 비자나무의 이슬을 받아 만든다는 뜻이에요. 아홉 번 덖는 전통적 제다법을 여전히 지키며, 선배 스님들로부터 면면히 이어져 오는 그 맛과 향을 지금도 경험할 수 있어요.

도시전설 팁
불회사의 정확한 방문 시간과 입장료, 차 시음 가능 여부 등은 방문 전에 미리 확인해보세요. 특히 단풍 시즌이나 특별한 법회가 있을 때는 사전 문의가 좋아요. 덕룡산의 숲길 산책도 함께 즐길 수 있으니 편한 복장으로 오시기를 추천합니다.
1600년을 이어온 차와 절의 만남, 불회사에서 역사의 숨결을 느껴봅니다. 나주 여행, 계속할게요!
#불회사#덕룡산#차 문화#사찰#나주 명소
글 · 도시전설 편집부 · 2026-09-08 발행링크 복사카카오톡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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