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냄새와 토담,
조선 시대 시골 마을의 정취를 거닐다
부북면 퇴로리 고가마을, 체험과 숙박으로 만나는 살아있는 문화유산

밀양 부북면 퇴로리. 그곳에 들어서면 마치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듯한 착각을 하게 됩니다. 진흙을 발라 낮게 조성한 토담 사이로 난 골목, 빛바랜 아청색 기와, 그 위에 떨어지는 햇살의 각도.
이 모든 것들이 한데 어우러져 만드는 분위기는, 우리가 잊고 있던 어린 시절의 시골집을 생생하게 되살아나게 합니다. 퇴로고가마을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조선 시대 시골 마을의 전형을 온전히 간직한 살아있는 박물관입니다.
여주이씨 종택과 여러 채의 고택
퇴로리 고가마을의 중심에는 조선 시대에 건립된 여주이씨 종택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앞서 소개한 '퇴로리 이씨고가'와 같은 건물이면서도, 마을 전체의 맥락 속에서 보면 또 다른 의미를 갖게 됩니다. 종택뿐만 아니라, 주변의 여러 고택들이 모여 하나의 마을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에요.
이들 건물이 함께 만드는 토담 사이의 골목길을 거닐다 보면, 단순히 건축을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시대를 통째로 경험하게 됩니다.
봄이면 마당에 심어진 나무들이 꽃을 피우고, 가을이면 감나무에 감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운치를 경험할 수 있어요. 이는 단순한 계절의 변화가 아니라, 한 가문이 수백 년간 이곳에서 살아오면서 만들어낸 생활의 리듬을 보는 것입니다. 배우 강부자가 주연한 영화 '오구'의 촬영지로도 알려져 있어, 영화팬들도 자주 찾는 곳입니다.
체험과 숙박, 문화유산과의 만남
퇴로고가마을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유산을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살아있는' 문화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전통 문화관에서는 떡 만들기, 고구마 캐기, 치즈 만들기, 아기소 우유 주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어요. 이들은 관광객이 단순히 사진을 찍고 가는 것을 넘어, 실제로 우리 조상들이 어떻게 살았는가를 체감할 수 있게 해줍니다.
고택 펜션 숙박도 가능해, 하룻밤을 시골집에서 지내며 어린 시절 시골 여행의 추억을 되살릴 수 있습니다. 체험 행사와 펜션 숙박은 선착순으로 이루어지므로, 반드시 사전에 인터넷이나 전화로 예약해야 합니다.
토담의 냄새, 기와의 색깔, 감나무 그림자. 퇴로고가마을은 우리가 잊고 있던 시골 여행의 참맛을 일깨우는 곳입니다. 여기서 하루를 지낸다는 것은, 우리 근대의 할머니·할아버지와 만나는 일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