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덕산면,
월악산 자락의 관음보살을 뵙다
고산사 석조관음보살좌상에 담긴 자비의 얼굴
제천시 덕산면 월악로9길, 도로명에서부터 월악산이 가깝다는 걸 짐작하게 하는 자리에 고산사라는 절이 있다. 이 절에는 석조관음보살좌상이라는 이름의 불상이 모셔져 있다. 돌로 만들어졌고, 앉은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관음보살을 형상화했다는 걸 이름 하나로 알 수 있다.
이 불상이 정확히 언제 조성되었는지,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지, 어떤 세부 조각 양식을 갖추고 있는지는 이 글에서 단정하지 않는다. 이런 세부 사항은 현장 안내판이나 문화재청, 제천시 자료를 통해 확인하는 게 정확하다. 오늘은 관음보살이라는 존재가 불교 안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그리고 이 절이 자리한 월악산 자락의 풍경을 중심으로 이야기해보려 한다.
돌에 새겨진 얼굴 하나가 오랜 세월을 건너 지금 우리 앞에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마음을 숙연하게 만든다. 고산사로 향하는 길에서부터 이미 그런 마음가짐을 갖게 될 것 같다. 함께 월악산 자락을 걸어보자.
관음보살이라는 존재
관음보살, 정식 명칭으로는 관세음보살은 불교에서 자비와 구제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보살로 널리 알려져 있다. 중생의 고통을 살피고 구원한다는 의미를 지닌 이 보살은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불교 문화권에서 폭넓게 신앙의 대상이 되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사찰마다 관음보살상을 따로 모시는 전각을 두는 경우가 많을 만큼, 그 신앙의 뿌리가 깊다고 이야기된다.
석조로 만들어진 불상은 나무나 금동으로 만든 불상보다 오랜 세월을 견디는 경우가 많아,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옛 불상 가운데 상당수가 돌로 조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산사의 석조관음보살좌상 역시 그런 오랜 세월을 견뎌온 흔적을 품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좌상이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 앉은 자세로 조각된 불상이라는 점도 함께 짐작해볼 수 있다.
이 불상을 직접 마주하면, 조각된 표정 하나에서도 오랜 시간의 무게가 느껴질 것 같다. 정확한 조성 시기와 양식적 특징은 현장의 문화재 안내문을 통해 확인해보고, 그 앞에서 잠시 마음을 가다듬는 시간을 가져보길 권하고 싶다.
오랜 세월 야외에 노출된 석조 불상은 비바람에 표면이 마모되거나 이끼가 끼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흔적조차 불상이 지나온 시간을 보여주는 하나의 기록으로 여겨지곤 한다. 고산사의 석조관음보살좌상 역시 그런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품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관음보살상은 흔히 손에 정병이나 연꽃을 든 모습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정병은 중생의 고통을 씻어주는 감로수를 담은 병을 상징하고, 연꽃은 진흙 속에서도 맑게 피어나는 청정함을 상징한다고 전해진다. 고산사의 관음보살좌상이 어떤 지물을 들고 있는지 직접 확인해보는 것도 불상을 감상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월악산 자락, 덕산면이라는 동네
덕산면이라는 지명 뒤에 붙은 월악로라는 도로명은, 이 일대가 월악산과 가까운 자리에 있다는 걸 알려준다. 월악산은 충주와 제천, 단양에 걸쳐 있는 큰 산으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을 만큼 빼어난 산세로 이름이 난 곳으로 알려져 있다. 고산사가 이런 산자락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절이 품은 풍경이 예사롭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산이 깊은 곳에 자리한 절일수록, 계절의 변화를 더욱 진하게 품고 있는 경우가 많다. 봄에는 산벚꽃이, 여름에는 짙은 녹음이, 가을에는 붉게 물든 단풍이 절을 감싸고, 겨울에는 눈 덮인 산자락이 고요한 풍경을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고산사를 찾는다면 계절을 골라 방문해보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 될 것 같다.
제천은 앞서 강천사 이야기에서도 소개했듯, 산과 호수가 겹겹이 쌓인 고장으로 알려져 있다. 고산사 역시 그런 제천의 산세 안에서, 오랜 세월 자비의 얼굴을 지켜온 자리로 볼 수 있다. 월악산이라는 이름난 산자락에 이런 절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도 제천 여행의 숨은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오래된 불상은 학술적,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지방문화재나 국가문화재로 지정되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고산사의 석조관음보살좌상이 정확히 어떤 지정 등급을 갖고 있는지는 문화재청이나 제천시 자료를 통해 확인하는 게 정확하다. 다만 이렇게 오랜 세월 한 자리를 지켜온 불상이라면, 그 자체로 이미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월악산은 가을 단풍 명소로도 이름이 나 있는 산으로 알려져 있다. 붉게 물든 산자락을 배경으로 자리한 고산사를 가을에 찾는다면, 관음보살상의 고요한 표정과 산의 화려한 색채가 묘한 대비를 이루는 풍경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돌에 새겨진 자비로운 얼굴 하나가, 오랜 세월 이 산자락을 지켜온 셈이에요. 그 앞에 서면 절로 마음이 차분해져요.
찾아가는 마음가짐
월악산 자락의 산길은 계절과 날씨에 따라 이동 시간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겨울철에는 빙판길을 조심해야 하니, 방문 전 도로 상황을 미리 확인하고 움직이는 게 안전하다. 편안한 신발과 여유 있는 일정으로 고산사를 찾아가길 권한다.
문화재로 관리되는 불상 앞에서는 촬영이나 접근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 현장의 안내를 잘 살피고, 신앙의 대상이라는 점을 존중하는 태도로 관람하는 게 좋다. 고산사에서 만나는 석조관음보살좌상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그 오랜 시간을 가늠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권하고 싶다.
불상을 모신 전각은 대개 정면에서 합장하고 예를 갖추는 것이 방문객의 기본 예절로 여겨진다. 사진을 찍을 때도 다른 참배객의 예불을 방해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게 좋다고 이야기된다. 고산사를 찾는다면 이런 예절을 지키며 관음보살상을 마주해보길 권한다.
월악산 자락에는 고산사 외에도 크고 작은 사찰들이 흩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저마다 다른 위치와 풍경 속에서 저마다의 불상과 이야기를 품고 있다고 전해진다. 제천 여행을 산사 중심으로 계획해본다면 꽤 알찬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돌 하나에 새겨진 표정을 오래 들여다보는 경험은, 바쁜 일상에서는 좀처럼 하기 힘든 일이다. 고산사에서의 짧은 시간이 그런 낯선 여유를 선물해주는 순간이 되길 바란다.
오랜 세월을 건너온 얼굴 하나, 그 앞에 서보는 것만으로도 여행이 되죠. 고산사 다녀오셨다면 한테도 그 느낌을 들려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