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 웹진하남 인사이드 · 2026-09-01 · 읽는 시간 7분

하남 창우동 뒷산에 남은,
곱돌광산의 흔적을 따라서

이름 하나에 지질과 생활사가 함께 담긴 동네 약수터

하남 창우동 뒷산에 남은, 곱돌광산의 흔적을 따라서
하남 현지 사진

이번엔 하남시 창우동 산자락에서 조금 특별한 이름의 약수터를 하나 찾았어요. 바로 '곱돌광산약수터'인데, 이름만 놓고 보면 약수터인지 광산인지 헷갈릴 수 있어요. 사실 이 두 단어가 한 이름 안에 같이 들어있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주소를 보면 '경기도 하남시 창우동 산 27-7번지 외 필지'라고 되어 있는데, 지번 앞에 '산'이 붙어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곳이 마을 안이 아니라 산기슭 어딘가에 자리하고 있다는 걸 짐작할 수 있어요. 도로명 주소가 아니라 산지 지번으로 표기되는 곳은 대개 등산로나 임도를 따라 들어가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곱돌이라는 이름에 담긴 뜻

'곱돌'은 손으로 만졌을 때 유난히 매끈매끈한 돌, 그러니까 활석이나 납석 계열의 돌을 가리키는 우리말로 알려져 있어요. 예로부터 이런 돌은 다루기가 부드러워서 화로나 그릇, 도장 같은 생활용품을 깎아 만드는 재료로 쓰였다고 전해집니다. 그러니 '곱돌광산'이라는 이름은 실제로 이 일대에서 곱돌을 캐내던 광산이 있었을 가능성을 짐작하게 해줘요.

지금은 광산의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있지 않더라도, 지명 하나에 그 시절의 생활사가 고스란히 압축돼 있는 셈이죠.

광산이 있던 자리에 약수터가 들어선 것도 흥미로운 지점이에요. 채굴이 끝난 자리에서 물줄기가 나오면, 동네 사람들이 그 물을 식수나 약수로 쓰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쉼터가 되는 경우가 국내 여러 지역에서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곱돌광산약수터도 비슷한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이 되지 않았을까 짐작해봅니다.

이렇게 부드럽고 열에 강한 돌은 화로나 약탕기, 바둑돌처럼 열을 다루거나 오래 쓰는 생활용품 재료로 특히 인기가 있었다고 알려져 있어요. 무겁고 단단한 돌보다 가공이 쉬워서, 예전엔 마을마다 곱돌을 캐는 작은 광산이 하나쯤 있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창우동의 곱돌광산도 그런 크고 작은 광산들 중 하나였을 가능성이 있고, 지금은 채굴의 흔적보다 약수터라는 쉼터로 그 이름만 남아 있는 셈이에요.

동네 사람들의 아침 루틴이 되는 곳

이런 산기슭 약수터는 보통 동네 주민들의 아침 운동 코스로 자리 잡는 경우가 많아요. 이른 아침 물통을 하나씩 들고 올라가 약수를 받아 내려오는 어르신들의 모습은 전국 어디 약수터를 가더라도 낯설지 않은 풍경이죠. 창우동 곱돌광산약수터도 하남 시민들에게는 그런 일상의 한 장면일 가능성이 커요.

관광지로 유명세를 타는 곳은 아니지만, 오히려 그래서 조용히 산책하듯 다녀오기에는 더 적당한 곳이기도 합니다.

산길을 오르는 코스이다 보니 계절에 따라 느낌이 많이 달라질 거예요. 여름에는 나무 그늘이 더위를 식혀주는 피서 코스가 될 수 있고, 가을에는 단풍을 곁들인 산책로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산지 지번으로 표기된 곳은 정확한 진입로를 미리 확인하지 않으면 헤매기 쉬우니, 방문 전에 지도 앱으로 경로를 한 번 확인해두는 걸 추천해요.

체크리스트
물통 미리 챙기기 — 약수를 직접 받아갈 계획이라면 필수
편한 신발 — 산길을 걷는 코스라 운동화 추천
방문 전 지도 앱으로 진입로 확인
이른 아침 시간대가 동네 분위기를 느끼기 좋아요

찾아가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것들

창우동은 하남을 대표하는 산자락에 걸쳐 있는 동네로 알려져 있어서, 약수터 코스만 다녀오기보다는 가벼운 등산이나 산책을 겸해서 계획을 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물론 정확한 등산로 난이도나 소요 시간까지는 확인된 정보가 없으니, 처음 가시는 분이라면 무리해서 코스를 길게 잡기보다는 짧게 다녀와 보고 다음에 범위를 넓히는 편을 추천드려요.

약수를 직접 떠 오실 계획이라면 물통을 미리 챙기시고요, 산길을 걷는 코스인 만큼 편한 신발은 필수예요. 대중교통보다는 근처까지 차로 이동한 뒤 걸어 올라가는 편이 수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남이라는 도시, 산과 강을 함께 낀 동네

하남은 한강과 검단산 같은 산줄기를 함께 끼고 있는 도시로 알려져 있어요. 도심 안에서도 조금만 벗어나면 산책로나 등산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창우동처럼 산자락에 걸친 동네는 이런 하남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곳 중 하나예요. 평소엔 몰랐던 동네라도, 이렇게 이름 하나를 따라가다 보면 그 도시가 어떤 지형 위에 자리 잡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것 같아요.

전국을 돌아다니다 보면, 이렇게 이름에 옛 생업의 흔적이 남은 장소를 종종 만나요. 광산·방앗간·나루터처럼 지금은 사라진 시설의 이름이 마을이나 시설 이름에 그대로 남아있는 경우가 꽤 많거든요. 곱돌광산약수터도 그런 이름 중 하나인데, 이런 곳을 하나씩 찾아다니다 보면 그 동네가 예전엔 어떤 모습이었을지 상상해보는 재미가 쏠쏠해요.

약수터 여행, 계절별로 다르게 즐기는 법

봄에는 새순이 돋아나는 산길을 따라 가볍게 몸을 풀기 좋고, 여름에는 짙은 나무 그늘이 더위를 피하기 좋은 쉼터가 되어준다고 알려져 있어요. 가을에는 단풍이 물든 산길을 따라 약수터까지 오르는 길 자체가 하나의 산책 코스가 될 수 있고, 겨울에는 얼어붙은 계곡이나 눈 쌓인 산길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고 전해집니다. 다만 겨울철에는 빙판길이 있을 수 있으니 미끄럼 방지가 되는 신발을 챙기시는 게 안전할 것 같아요.

이렇게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곳이다 보니, 한 번 다녀오신 분들 중에는 계절을 바꿔가며 다시 찾는 경우도 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특히 사진 찍는 걸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같은 장소를 계절별로 기록해보는 것도 나름의 재미가 될 수 있어요. 같은 이름, 같은 장소인데도 계절마다 전혀 다른 사진이 남는다는 게 이런 산길 코스의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이름을 따라가는 여행의 재미

지도를 보다가 이렇게 특이한 이름을 발견하면 일단 유래부터 궁금해지는 습관이 있어요. 대부분은 특별한 뜻 없이 지어진 이름일 때도 있지만, 가끔은 곱돌광산약수터처럼 그 지역의 오래된 생업이나 지형을 그대로 담고 있는 이름을 만날 때가 있거든요. 이런 이름을 하나씩 알아가는 과정 자체가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 되는 것 같아요.

여러분도 다음 여행에서는 지도에 나온 이름 하나하나를 조금 더 눈여겨보시길 추천드려요. 무심코 지나쳤던 이름 속에 뜻밖의 이야기가 숨어있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거든요. 곱돌광산약수터처럼 작고 조용한 장소일수록, 그 이름을 알고 찾아가면 훨씬 더 특별하게 다가올 거예요.

하남 인사이드, 함께 보면 좋은 이야기

하남에는 이번에 소개해드린 곱돌광산약수터 말고도, 옛 지명의 흔적이 남은 광주향교나 미사대로의 신상권을 대표하는 갈비도락처럼 서로 다른 결의 이야기가 있어요. 산자락의 조용한 약수터, 유교 문화재, 신도시 맛집을 하루 코스로 묶어보면 하남이라는 도시를 꽤 여러 각도에서 둘러볼 수 있을 거예요. 시간 여유가 있으시다면 세 곳을 하나씩 이어서 다녀보시는 것도 추천드려요.

도시전설 팁
산지 지번으로 표기된 곳이라 내비게이션 검색이 안 될 수도 있어요. '곱돌광산약수터'로 검색이 안 되면 '하남시 창우동'까지만 찍고 근처에서 표지판을 따라가 보세요.
이름 하나에 광산의 기억과 동네 사람들의 아침이 함께 담긴 곳이었어요. 하남에서 조용한 산책이 필요하시면, 곱돌광산약수터를 기억해두세요 🧭
글 · 도시전설 편집부 · 2026-09-01 발행링크 복사카카오톡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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