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웹진경주 인사이드 · 2026-09-07 · 읽는 시간 4분

경주 선덕여왕릉,
신라 최초의 여왕이 잠든 낭산 정상

도리천에 묻어달라는 유언, 낭산 정상에서 이루어지다

경주 선덕여왕릉, 신라 최초의 여왕이 잠든 낭산 정상
경주 현지 사진

경주하면 불국사나 석굴암 같은 대찰이 먼저 떠오르는데, 낭산 정상까지 올라가본 분은 많지 않으실 거예요. 낭산은 경주의 수많은 왕릉과 문화유산이 모여 있는 곳인데, 그중에서도 선덕여왕릉은 특별한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어요. 신라 27대 여왕이 누구였는지, 그리고 왜 낭산 정상이 '부처의 나라'가 됐는지 함께 살펴봐요.

신라 최초의 여왕, 선덕여왕

경주 선덕여왕릉
경주 선덕여왕릉

선덕여왕(재위 632~647)은 신라 최초의 여왕이에요. 아들이 없던 진평왕의 딸로 태어났는데, 신라에는 '성골(聖骨)'이라는 특수한 왕족 의식이 있었어요. 성골은 신라 왕실에서 가장 귀한 혈통으로 여겨졌는데, 이 신분에 속한 사람이라면 여성이라도 왕위에 오를 수 있었다고 해요.

이것이 선덕여왕이 신라 최초의 여왕이 될 수 있었던 배경이었답니다.

재위 16년간 선덕여왕은 신라를 크게 발전시킨 왕으로 알려져 있어요. 첨성대, 분황사, 그리고 신라 최대의 불탑이었던 황룡사 9층 목탑을 세웠으니까요. 당시 신라는 아직 삼국통일을 이루지 못한 상황이었지만, 훗날 삼국통일을 주도할 김춘추(태종 무열왕)와 명장 김유신의 활약을 함께했던 시대예요.

선덕여왕은 이들과 함께 신라의 삼국통일 기초를 닦은 왕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도리천에 묻어달라는 유언

경주 선덕여왕릉 둘레의 자연석 보호석
경주 선덕여왕릉 둘레의 자연석 보호석

선덕여왕의 무덤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도리천(忉利天) 전설'이에요. 전해지는 말에 따르면 선덕여왕이 죽을 날을 미리 알고 신하들에게 '부처의 나라인 도리천에 묻어달라'고 유언했다고 해요. 도리천은 불교 설화에서 말하는 수미산(須彌山) 아래의 천상세계를 말하는 건데, 신하들은 그게 정확히 어디인지 몰라 여왕께 다시 물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여왕은 '낭산 기슭이다'라고 대답했고, 결국 낭산 기슭에서 장사를 지냈던 거죠.

흥미로운 건 이 유언이 이후 문무왕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거예요. 문무왕이 삼국통일을 이룬 후 낭산에 사천왕사(四天王寺)라는 절을 지었거든요. 사천왕은 불교에서 도리천의 호법신으로 알려진 신들인데, 이렇게 되니 선덕여왕의 무덤은 결국 도리천에 있는 셈이 된 거예요.

신하들이 비로소 낭산의 정상이 도리천이었다는 여왕의 뜻을 깨닫게 되었다는 전설이랍니다. 낭산이 종교적으로도 얼마나 특별한 장소였는지 잘 보여주는 이야기네요.

봉분과 주변 왕릉들

선덕여왕릉은 낭산의 정상에 자리하고 있어요. 높이 6. 8m, 지름 23.

6m의 원형 봉토분(봉분)으로, 자연석을 이용해 봉분 아래에 2단의 보호석을 쌓은 것 외에는 별다른 장식이 없다고 해요. 단순하면서도 격조 있는 무덤 형태라고 볼 수 있죠. 신라 최초의 여왕답게 많은 동료 왕들의 무덤이 주변에 함께 있어요.

신문왕릉, 효공왕릉, 신무왕릉, 효소왕릉 등 신라 역대 왕들의 무덤이 낭산 일대에 군집해 있답니다.

낭산 정상까지 올라가는 길은 쉽지 않을 수 있어요. 다만 정상에서 바라보는 경주의 풍경과 주변 왕릉들을 함께 둘러보며 신라 역사를 몸으로 느껴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할 수 있어요. 봄과 가을 날씨 좋은 날에 찾는다면 더욱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23.6m선덕여왕릉 봉분의 지름

낭산 일대의 문화유산

선덕여왕릉이 있는 낭산은 경주에서 역사와 문화가 가장 밀집해 있는 곳이라고 봐도 됩니다. 여왕릉 외에도 사천왕사(현재는 절터)를 비롯해 많은 신라 시대 유적이 남아 있거든요. 신라 왕실의 신앙과 정치 중심이 어디에 있었는지를 한눈에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에요.

선덕여왕릉 하나를 보기보다는, 낭산 일대 여러 왕릉과 유적을 함께 둘러보는 일정으로 계획하시면 훨씬 풍성한 경주 역사 여행이 될 것 같아요.

경주 시내에서 낭산까지의 거리도 그리 멀지 않아요. 불국사나 석굴암 여행과 함께 엮어낼 수도 있고, 별도의 반나절 코스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낭산 정상의 고즈넉함과 신라 왕들의 역사가 함께하는 경험, 이번 경주 여행에서 놓치지 마세요.

도시전설 팁
이용요금·이용시간·휴무일은 확인되지 않았어요. 방문 전 경주시 관광 안내로 최신 정보를 확인하시거나, 현지 안내소에 문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신라 최초의 여왕이 바라본 낭산에서, 1400년 전의 역사를 만나보세요. 도리천이라 믿고 묻은 그곳이 정말 부처의 나라가 되었으니까요. 🌄
글 · 도시전설 편집부 · 2026-09-07 발행링크 복사카카오톡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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