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 웹진›까마귀가 쪼아 낸 약수, 영천사 오탁수 이야기
Spot Light김제 웹진 · 김제 인사이드 · 2026-09-27 · 읽는 시간 6분

까마귀가 쪼아 낸 약수,
영천사 오탁수 이야기

봉황산 남쪽 기슭 오탁수 계곡에 자리한 태고종 사찰, 영천사를 소개해요

까마귀가 쪼아 낸 약수, 영천사 오탁수 이야기
김제 현지 사진

김제 봉황산 남쪽 기슭, 오탁수 계곡에 자리한 영천사는 태고종에 속한 절이에요. 이 계곡은 예로부터 영험한 약수가 솟아난다고 해서 오탁수골이라 불려 왔는데, 그 전설을 품은 채 지금의 절이 들어서 있어요. 전설과 근대의 창건 역사, 그리고 산신각과 종각 같은 전각들의 이야기가 함께 남아 있는 곳이라 천천히 둘러보면 이야기가 하나씩 이어져요.

지역을 오가는 길에 잠깐 들러 계곡의 공기를 느껴보기에도 좋은 곳이에요.

오탁수골, 까마귀가 쪼아 낸 약수 이야기

영천사(김제)
영천사(김제)

오탁수 계곡이라는 이름은 이 자리에 얽힌 전설에서 나왔어요.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약 200여 년 전 봉황산 기슭에 까마귀 떼가 날아들어 부리로 바위를 쪼았는데, 그 자리에서 신기하게도 약수가 솟아올랐다고 해요. 새들이 남긴 자리에서 물길이 열렸다는 이야기이다 보니, 흔한 우물의 전설과는 결이 조금 다르게 느껴져요.

이런 이야기 덕분에 오탁수 계곡은 단순한 산길이 아니라, 전설이 함께 걷는 길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이 이야기가 퍼지면서 오탁수골이라는 지명 자체가 약수에서 비롯되었다고 해요. 지명에 물 이야기가 그대로 남아 있다는 건, 그만큼 이 약수가 마을 사람들의 삶과 가깝게 이어져 있었다는 뜻이겠지요. 오래도록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온 이야기이니, 정확한 유래를 하나하나 따지기보다는 마을의 구전으로 편하게 받아들이며 걸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계곡을 지나며 이 전설을 떠올려보면 산책의 느낌이 사뭇 달라질 거예요.

까마귀가 다녀간 자리에 물길이 열리고, 그 물길을 따라 사람들의 발길도 이어졌어요.

약수 이야기가 마을에 퍼지자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고 해요. 특히 5월 단오와 8월 추석 무렵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이 몰렸다고 전해지니, 명절이면 봉황산 자락을 오르던 옛 풍경을 짐작해볼 수 있어요. 서상월이라는 불교 신자가 이 약수터 위에 식당을 열었던 것도 이 무렵의 일이었다고 해요.

약수 하나를 중심으로 사람과 이야기가 계속 모여들었던 자리였다는 걸 알 수 있어요.

1920년대 창건에서 1960년대 중창까지

영천사(김제)
영천사(김제)

지금의 영천사가 절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건 1920년경이에요. 정읍 화엄사에 계시는 경산스님이 이 약수터 위에 절을 세우면서, 오탁수골의 이야기가 절과 함께하는 공간으로 이어지게 됐어요. 약수터라는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발길이 절이 들어서는 자리로 이어진 셈이니, 입지 자체에 이야기가 담겨 있는 거예요.

약수터 옆에서 식당을 열었던 서상월 신자의 이야기와 이어 놓고 보면, 이 자리가 절이 세워지기 전부터도 이미 사람이 모이는 장소였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영천사라는 이름으로 자리를 잡은 뒤에도 오탁수골의 약수 이야기는 계속 함께 전해졌을 것 같아요. 창건 이야기를 알고 나면 절 마당에 서 있는 시간이 조금 더 특별하게 느껴질 거예요.

체크리스트
오탁수 계곡의 약수 전설
1920년경 경산스님 창건
1960년경 선우스님 중창
위쪽 30m에 있는 문수사

이후 1960년경에는 선우스님이 대웅전을 개축하고 산신각과 종각을 새로 지었어요. 요사채도 2동을 새로 마련하면서 지금과 같은 사찰의 규모를 갖추게 됐다고 해요. 창건부터 중창까지 시간을 두고 하나씩 건물이 채워진 셈이니, 절 마당을 거닐 때 각 전각이 언제쯤 자리를 잡았을지 떠올려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전각마다 쌓인 시간이 다른 만큼, 천천히 걸으며 하나씩 눈에 담아보시길 추천해요.

문수사와 함께 둘러보는 봉황산 자락

영천사(김제)
영천사(김제)

영천사에서 위쪽으로 30m쯤 올라가면 문수사가 자리하고 있어요. 두 절이 이렇게 가까이 있다 보니, 영천사를 찾은 김에 문수사까지 함께 둘러보는 코스로 계획을 짜기에 좋아요. 짧은 거리를 오가는 동안 봉황산 자락의 계곡 풍경도 함께 눈에 담을 수 있어요.

주소는 전북특별자치도 김제시 황산5길 106-28로, 봉황산 남쪽 기슭 오탁수 계곡을 따라 들어가는 길목에 자리하고 있어요.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길이다 보니, 초행이라면 내비게이션에 정확한 주소를 입력하고 천천히 올라가는 편이 헤매지 않는 방법이에요. 산길인 만큼 도로 폭이나 노면 상태가 계절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두면 좋아요.

산길을 따라 걷는 여정이니 편한 신발을 챙기면 좋고, 계절에 따라 계곡의 수량이나 등산로 상태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면 좋아요. 주차는 가능하다고 하니 차로 이동해도 크게 무리는 없을 것 같아요. 다만 정확한 주차 공간의 규모까지는 정보에 나와 있지 않으니, 여러 명이 함께 갈 계획이라면 미리 전화로 확인해보시는 걸 추천해요.

김제평야 자락에서 만나는 산사

김제는 너른 평야로 이름난 고장이에요. 만경강과 동진강 사이에 펼쳐진 김제평야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평야 지대로 꼽히고, 해마다 지평선을 주제로 한 축제가 열릴 만큼 평야의 풍경이 지역을 상징해요. 들녘을 가로지르며 이동하다 보면 산이 그리 흔하지 않은 지형이라는 걸 자연스럽게 느끼게 돼요.

그런 평야의 이미지 때문에 김제에 산이 있다는 사실이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그런 평야 지대 한쪽에 봉황산 같은 산자락이 있고, 그 골짜기를 따라 영천사 같은 절이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워요. 들녘의 풍경과는 결이 다른 계곡과 산사의 분위기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셈이니, 평야만 떠올리셨다면 이 산자락의 존재가 새롭게 다가올 수 있어요.

평야 지역을 여행하다가 잠시 산길로 들어서고 싶을 때, 영천사와 오탁수 계곡은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어요. 계절마다 계곡의 표정이 달라질 테니, 방문 시기에 따라 다른 풍경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일정을 짜보시면 좋겠어요. 김제의 다른 들녘 풍경과 함께 코스를 짜보시는 것도 추천해요.

Cityzine 팁
영천사는 상시 개방되어 있고 주차도 가능해요. 계곡 상태나 법회 일정처럼 그날그날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은 방문 전 전화(063-546-4371)로 확인해보시면 더 안심하고 다녀오실 수 있어요.
까마귀가 열어준 물길 따라, 봉황산 자락의 이야기를 천천히 걸어보세요 🙂
#영천사#봉황산#관광지#오탁수#태고종
글 · Cityzine 편집부 · 2026-09-27 발행링크 복사공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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