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때부터 이어온 팔공산 북지장사 이야기
창건 설화부터 조선시대 중수까지, 오랜 흔적을 품은 절을 소개해요

대구 동구 도학동, 팔공산 자락의 맑은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북지장사라는 오래된 절을 만날 수 있어요. 지금은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의 말사이지만, 삼국유사에 공산 지장사로 기록될 만큼 유서 깊은 사찰이라고 해요. 통일신라시대 사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쌍탑 가람 배치를 갖추고 있고, 동화사와 함께 팔공산의 불교 역사를 오래도록 지켜온 절이라고 하니 천천히 그 이야기를 따라가볼게요.
창건 설화와 이름에 담긴 사연
북지장사의 창건 이야기는 485년, 신라 소지왕 7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전해져요. 승려 극달화상이 이 절을 세웠다는 연기설화가 오늘날까지 전해 내려오고 있어서, 절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등장하는 대목이에요. 정확한 창건 당시의 모습을 지금 그대로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팔공산 자락에 절이 자리하고 있었다는 사실만은 여러 기록을 통해 짐작해볼 수 있어요.
이렇게 신라시대까지 이어지는 창건 설화를 품고 있다는 점이 북지장사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부분이에요.
이름에 붙은 '북'자에도 흥미로운 사연이 있어요. 684년 신문왕 4년에 승려 양한이 지금의 달성군 최정산에 남지장사를 세웠는데, 대구를 기준으로 볼 때 동구 도학동 팔공산에 있는 이 지장사가 북쪽에 자리해 북지장사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이 전해지고 있어요. 남쪽의 남지장사와 짝을 이루는 이름이라고 생각하면 절의 위치를 조금 더 쉽게 그려볼 수 있을 거예요.
같은 팔공산 권역 안에 남과 북으로 나뉜 지장사가 각각 자리하고 있다는 점도 이 절을 찾아가기 전에 알아두면 흥미로운 이야기가 될 거예요.
절 이름의 유래를 알고 나면, 팔공산이라는 산 하나를 두고 서로 다른 방향에 자리한 절들이 어떻게 신라시대 불교 문화를 이어왔는지 자연스럽게 궁금해지실 거예요. 북지장사는 동화사와 더불어 삼국유사에 기록된 오래된 절이라, 팔공산 일대의 불교 역사를 살펴볼 때 빼놓을 수 없는 장소 중 하나로 꼽힌다고 해요. 지금도 동화사의 말사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두 절이 오랫동안 같은 산자락에서 나란히 역사를 쌓아왔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해요.
다음 이야기에서는 창건 이후 이 절이 어떤 시간을 거쳐왔는지 조금 더 살펴볼게요.
중창과 중수, 기록 속에 남은 흔적
창건 이후 한참 시간이 흐른 1192년, 고려 명종 22년에 보조국사 지눌이 이 절을 중창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요. 다만 중창 이후의 역사는 오늘날까지 거의 전해지지 않아서, 그 사이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는 정확히 알기 어렵다고 해요. 오래된 절을 살펴보다 보면 이렇게 기록이 끊긴 시기를 종종 마주치게 되는데, 북지장사 역시 그런 공백의 시간을 품고 있는 절이에요.
그래서 남아 있는 단서들을 하나씩 이어 맞춰보는 것이 이 절의 역사를 따라가는 재미이기도 해요.
다행히 대웅전 기와에 남은 명문 덕분에 조선시대의 흔적을 짐작할 수 있어요. 기와 중에는 1623년의 명이 있는 것과 강희 4년, 그러니까 1665년의 명이 있는 것이 함께 확인된다고 해요. 이를 통해 이 절이 1623년 인조 원년 무렵에 중창되고, 1665년에 다시 한 번 중수되었을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고 해요.
글자 하나 남은 기와가 수백 년 전 절의 상황을 지금까지 전해주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흥미롭게 느껴지는 대목이에요.
이후의 기록도 꾸준히 남아 있어요. 1799년 정조 23년에 편찬된 범우고에는 북지장사가 팔공산에 있다는 내용이 실려 있고, 1832년 순조 32년에 편찬된 경상도읍지에는 북지장사가 청련암, 도명암과 함께 동화사에 소속되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고 해요. 시대마다 조금씩 다른 문헌에 이름을 남기며 이어져 온 것을 보면, 이 절이 팔공산 안에서 꾸준히 제자리를 지켜왔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이렇게 기록을 하나씩 따라가다 보면, 절 하나의 역사가 곧 팔공산 불교 역사의 한 조각이라는 것이 실감 나실 거예요.
기록이 끊긴 자리마저, 남은 기와 한 장이 대신 말해주고 있어요.
경내에서 눈여겨볼 건물과 유물
지금 북지장사 경내에는 지장전을 비롯해 극락전, 그러니까 지금의 대웅전과 삼성각, 산신각, 천왕문 같은 당우들이 자리하고 있어요. 특히 지장전은 한때 대웅전이 불에 타 없어졌을 때 대웅전 역할을 대신하기도 했다고 하니, 이 절에서 꽤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건물이라고 할 수 있어요. 걸음을 옮기며 각 건물을 하나씩 살펴보면 시대마다 쌓여온 이야기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거예요.
건물 하나하나에 얽힌 사연을 미리 알고 둘러보면 같은 공간도 훨씬 다르게 다가올 거예요.
대웅전은 1623년 인조 원년에 세워진 건물로, 정면 1칸에 측면으로 퇴칸을 덧붙인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해요. 공포는 다포계 양식으로 안팎에 4출목을 둔 형태여서 조선시대 중기 건축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다고 전해져요. 내부는 정자를 짓는 가구수법과 비슷하게 짜여 있어서, 불전 건축으로는 흔치 않은 예로 꼽힌다고 해요.
건축에 익숙하지 않아도 이런 이야기를 알고 나면 대웅전 안팎을 조금 더 유심히 살펴보게 되실 거예요.
대웅전 동쪽에는 남쪽을 바라보고 나란히 서 있는 탑이 있는데, 고려시대의 탑으로 추정된다고 해요. 원래 이 탑 뒤편에는 법당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지금도 그 자리에는 여러 석재 유물이 흩어져 남아 있다고 해요. 지장전 앞에는 지장사유공인영세불망비라는 비석도 세워져 있는데, 이 비문에도 지장사가 신라시대의 오래된 절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하니 함께 눈여겨보시면 좋겠어요.
탑과 비석처럼 작은 유물 하나하나가 이 절의 오랜 시간을 조용히 증언해주고 있는 셈이에요.
찾아가는 길, 함께 둘러보면 좋은 코스
북지장사는 대구광역시 동구 도장길 243, 도학동에 자리하고 있어요. 팔공산 맑은 계곡변에 자리한 절이라고 공식적으로 소개되고 있어서, 계곡을 따라 걷는 길 자체가 이 절을 찾아가는 과정의 일부라고 할 수 있어요. 절까지 가는 길에는 사철 내내 푸른 솔숲이 이어져 있어서, 그 사이를 걷는 것만으로도 팔공산의 분위기를 느껴보실 수 있을 거예요.
팔공산은 대구를 대표하는 산으로 여러 사찰이 자리하고 있어서, 북지장사 역시 그 품 안에서 오래도록 자리를 지켜온 절 중 하나예요.
이 절은 대구 올레 팔공산 1코스의 종착지이기도 해요. 대구 동구 방짜유기박물관에서 출발해 도보로 코스를 걸으면 북지장사까지 이어지는 길을 즐기기에 알맞다고 하니, 시간을 넉넉히 잡고 걸어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솔숲에서 풍겨오는 향기가 지장보살님을 뵈러 가는 발걸음을 한결 가볍게 해준다고 하니, 천천히 걸으며 주변 풍경도 함께 살펴보세요.
박물관에서 절까지 이어지는 길을 하루 코스로 계획해보시면, 걷는 동안 팔공산 올레길의 다른 구간들도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오실 거예요.
절 안에는 연못도 하나 자리하고 있는데, 그 주변으로 오래된 버드나무가 서 있어서 세속의 번뇌를 잠시 내려놓고 가라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고 해요. 걷다가 지치면 이 연못가에 잠시 머물러 숨을 고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거예요. 도학동 일대는 팔공산의 여러 자리와 이어져 있으니, 북지장사를 둘러본 뒤 팔공산의 다른 곳들도 함께 계획해보시면 좋겠어요.
계절마다 다른 팔공산의 풍경을 떠올리며 걷다 보면, 이 절을 찾아가는 길 자체가 또 하나의 여정이 될 거예요.
팔공산 솔숲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오래된 절의 흔적을 만나보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