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웹진›화축관 문루에서 천안삼거리 호숫가로, 영남루의 발걸음
Spot Light천안 웹진 · 천안 인사이드 · 2026-09-28 · 읽는 시간 4분

화축관 문루에서 천안삼거리 호숫가로,
영남루의 발걸음

노대하가 세운 문루가 두 번의 이전을 거쳐 지금 자리에 이르렀어요

화축관 문루에서 천안삼거리 호숫가로, 영남루의 발걸음
천안 현지 사진

천안시 동남구 충절로에 자리한 영남루는 원래 있던 자리에서 두 번이나 옮겨진 끝에, 지금은 천안삼거리공원 호숫가에 서 있는 누각이에요. 조선 선조 35년인 1602년, 당시 천안 군수였던 노대하가 세운 화축관의 문루로 추정되는 건물이라고 해요. 임금이 온양온천으로 행차할 때 잠시 머물던 행궁인 화축관은 지금은 사라졌지만, 그 문루였던 영남루만 지금까지 남아 자리를 지키고 있어요.

누각 하나에 꽤 오랜 이야기가 담겨 있는 셈이니, 천천히 따라가보면 좋을 것 같아요.

화축관의 문루, 영남루가 세워진 사연

영남루(천안)
영남루(천안)

영남루는 조선 선조 35년, 그러니까 1602년에 세워진 건물이에요. 당시 천안 군수를 지내던 노대하가 화축관이라는 행궁을 지으면서 그 문루로 함께 세운 것으로 추정된다고 해요. 행궁은 임금이 지방에 나갔을 때 잠시 머물기 위해 마련한 임시 거처를 가리키는 말인데, 화축관은 임금이 온양온천으로 행차할 때 쓰이던 곳이었다고 전해져요.

온양온천은 조선시대 임금들이 즐겨 찾았던 것으로 널리 알려진 온천이에요. 한양에서 온양으로 내려가는 길목에 자리한 천안에 임금이 머물 행궁을 마련해둔 것도, 이런 지리적인 위치와 관련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해볼 수 있어요. 화축관이 지어진 뒤로 천안은 임금의 행차 때마다 거쳐가는 자리로서 나름의 역할을 했을 거예요.

지금은 화축관 건물 자체는 남아 있지 않고, 그 문루였던 영남루만 남아 옛 행궁의 흔적을 짐작하게 해줘요. 건물 하나가 통째로 사라지고 문루만 남은 경우라, 영남루를 볼 때마다 한때 이 자리에 임금이 머물던 행궁이 있었다는 사실을 함께 떠올려보면 좋을 것 같아요.

임금의 발걸음이 머물던 행궁은 사라지고, 그 문 앞을 지키던 누각만 남았어요.

정면 3칸, 측면 2칸 팔작지붕의 짜임새

영남루(천안)
영남루(천안)

영남루는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팔작지붕 건물이에요. 팔작지붕은 지붕의 네 면이 모두 경사지면서도 양 옆면 위쪽에 삼각형 모양의 박공이 남는 형태로, 조선시대 목조 건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붕 양식 가운데 하나예요.

누각을 받치고 있는 것은 12개의 돌기둥이에요. 나무 기둥이 아니라 돌기둥으로 누각 전체를 받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는 부분이라, 영남루를 둘러볼 때 기둥 쪽을 한번 살펴보는 것도 좋은 관람 포인트가 될 것 같아요.

건물 앞면 중앙에는 층계를 두어 오르내릴 수 있게 했고, 사면에는 난간을 둘러 누각 위에서도 안전하게 주변을 둘러볼 수 있도록 만들어졌어요. 누각이라는 건물 특성상 사방이 트여 있는 구조인데, 난간이 있어 오르는 부담이 크지 않을 것 같아요.

12누각을 받치는 돌기둥 수

우암 송시열이 남긴 기문

영남루(천안)
영남루(천안)

영남루 안에는 우암 송시열이 지은 기문이 남아 있어요. 기문은 건물을 짓거나 고친 내력, 그 의미 등을 적어 걸어두는 글을 말하는데, 조선시대 이름난 누각이나 정자에는 당대 문인이 지은 기문이 걸리는 경우가 많았어요.

우암 송시열은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성리학자이자 정치가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에요. 그가 영남루를 위해 기문을 남겼다는 사실은, 이 건물이 세워질 당시부터 지역에서 나름의 의미를 지닌 공간으로 여겨졌다는 것을 짐작하게 해줘요.

지금 영남루를 찾아가면 건물 안에 걸린 기문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데, 옛 글씨를 천천히 읽어보는 것도 영남루를 둘러보는 재미있는 방법이 될 수 있어요. 한자로 쓰인 옛 기문이라 뜻을 다 헤아리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누각의 내력을 담은 글이 남아 있다는 사실 자체가 흥미로운 부분이에요.

체크리스트
1602년 화축관의 문루로 건립
1919년 중앙초등학교 부지로 이전
1959년 천안삼거리공원 호숫가로 재이전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 구조

중앙초등학교를 거쳐 천안삼거리공원까지

영남루(천안)
영남루(천안)

영남루는 원래 화축관 앞에 있었지만, 1919년에 중앙초등학교 부지로 한 차례 옮겨졌어요. 학교 부지 안에 자리하게 되면서 한동안은 지금과는 다른 풍경 속에 있었을 거예요.

그러다 1959년에 다시 지금의 자리인 천안삼거리공원 호숫가로 옮겨져 오늘에 이르고 있어요. 두 번의 이전을 거친 셈인데, 옛 건물이 원래 자리를 벗어나 다른 곳으로 이전되면서도 헐리지 않고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일이에요.

천안삼거리공원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천안삼거리라는 옛 지명과 연결된 공원이에요. 천안삼거리는 예로부터 여러 갈래 길이 만나는 자리로 널리 알려진 곳이라, 이 일대를 거닐다 보면 천안이라는 지역이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오가던 길목이었다는 걸 자연스럽게 느껴볼 수 있어요. 영남루는 지금 그 공원의 호숫가에 자리해, 물가 풍경과 함께 어우러져 있어요.

Cityzine 팁
영남루는 상시 개방이고 연중무휴라 날짜를 딱히 가리지 않고 찾아가도 좋아요. 자세한 안내가 필요하면 천안시 관광안내소(041-569-0041)로 문의해보세요.
천안삼거리공원 호숫가에서 영남루를 만나면, 잠시 걸음을 멈추고 그 오랜 이전의 역사를 떠올려보세요 🙂
글 · Cityzine 편집부 · 2026-09-28 발행링크 복사공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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